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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코스맥스 1분기 보고서에 반영된 사드 후폭풍

화장품·중국사업 의존도 높을수록 악영향…새 정부 출범 후 주가 회복세

2017.05.30(Tue) 20:27:29

[비즈한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논란은 중국 내 ‘K-뷰티 열풍’을 이끌던 화장품 업계에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올해 초 관련 기업들의 전년도 실적이 공개되자 ‘사드 공포는 없었다’며 안도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1분기 보고서를 보면 ‘사드 후폭풍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경각심을 갖기에 충분해 보인다.

 

최근 발표된 화장품 업체들의 1분기 보고서에는 사드의 영향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사진은 한산한 명동 거리 사진=고성준 기자

 

국내 1, 2위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외형만 보면 둘 다 성장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차이가 분명하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올해 1분기 매출은 각각 1조 5690억 원, 1조 600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5~6%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에서 사상 최고를 달성한 LG생활건강과 달리,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2013년 이후 두 업체가 꾸준히 높은 성장세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다. 

 

이러한 차이는 아모레퍼시픽의 높은 대중국 의존도 때문으로 분석된다. 분기보고서에 나타난 연결 대상 회사의 지역별 매출을 보면,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1분기 해외매출 중 중국 비중은 69%로 42%인 LG생활건강을 크게 웃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중국시장에서의 저조한 성과를 가리려는 듯 분기보고서에 ‘중국’ 대신 ‘아시아’로 지역별 매출을 표기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매출이 화장품 분야에 집중돼 있는 점도 사드 영향을 높이는 요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분야 매출이 전체의 90%, 생활용품 및 녹차 사업이 10%를 차지한다. 해외사업 역시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전체 매출 중 화장품 사업이 50%,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이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사드 후폭풍의 대안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유럽, 미국 시장 확장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과거 ‘순’과 ‘리리코스’로 프랑스 진출에 몇 차례 실패한 아모레퍼시픽은 프랑스 최대 백화점 체인인 갤러리 라파예트에 설화수 단독매장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연내 뉴욕에 이니스프리 플래그십 스토어도 개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 실적이 특히 좋았기 때문에 올해 1분기에 사드 여파가 크게 비치는 것 같다”며 “정치적인 결정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뾰족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 시장의 중요성은 여전히 크고, 추가 진출 여지가 많아 사업이 축소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파리 진출은 사드 영향에 대한 대비가 아니라 원래 계획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매출 의존도가 높은 코스맥스는 경쟁사인 한국콜마에 비해 1분기 당기순이익의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 사진=코스맥스 중국 법인 홈페이지

 

사드 리스크는 규모가 비슷한 화장품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업체의 실적 차이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비슷한 시기 출범한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는 대웅제약 출신의 CEO, 매출 규모, 20%대의 높은 성장률 등 닮은 부분이 많은 기업이다. 

 

비슷한 실적을 보여온 두 업체지만 올해 1분기 실적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는 올해 1분기 매출 2000억 원을 돌파하며 전분기 대비 각각 26%, 36% 증가한 좋은 실적을 유지했다. 하지만 한국콜마가 전년 대비 18% 증가한 206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반면 코스맥스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8% 감소한 94억 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을 보면 차이는 더 분명하다. 한국콜마는 올해 1분기 156억 원의 순이익을 거둔 데 비해 코스맥스는 지난해보다 79% 감소한 24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러한 결과는 두 업체가 집중하고 있는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콜마는 2015년 기준 매출의 97%가 국내 화장품 업체와의 거래에서 발생할 정도로 내수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코스맥스는 창업 초기부터 수출 우선 전략을 펼치며 현재 100여 개 국가의 화장품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은 코스맥스가 가장 먼저 진출한 해외 시장이자 매년 40%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유지해 온 ‘캐시카우’였다. 

 

한편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사드 리스크 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자 화장품 관련 주가는 상승세를 보인다. 지난 3월 6일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주가는 각각 주당 24만 3000원, 77만 4000원까지 떨어졌지만, 5월 30일 기준 34만 4000원, 99만 1000원으로 크게 올랐다. 한국콜마 역시 지난 3월 6만 7500원까지 내려간 주가는 5월 30일 기준 8만 5700원으로 회복됐다. 그러나 코스맥스의 주가는 분기 보고서 발표 이후 크게 떨어져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의 수치만으로 사드 보복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한 화장품 수출입 업체 관계자는 “사드 보복이 가시화된 지는 얼마 안 돼 지난해 실적에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며 “벌써 국제 박람회만 가도 분위기가 다르다. 큰 정치적 변화가 없다면 사드 영향력은 올해 제대로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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