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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테일 리스크' 지목…해외 경제기관들이 우려하는 네 가지는?

북한 도발 지정학적 위기·미중 무역 갈등·부동산 안정책·성장전략 부재

2017.09.02(Sat) 09:52:51

[비즈한국] 올 8월 수출이 반도체 수출 증가 덕분에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7.4% 증가한 471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소비를 보여주는 내구재 소매판매액도 7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1.5% 뛰면서 내수 역시 회복세를 보일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경제의 큰 축인 수출과 내수 모두 개선되면서 국내에서는 올해 정부가 내놓은 3% 성장 달성이 가능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 경제를 지켜보는 해외 경제 전문기관들의 눈은 심상치 않다. 이들은 한국을 둘러싼 경제적 불안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며 걱정의 눈을 보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는 8월에 실시한 ‘글로벌 펀드매니저 서베이’에서 북한을 주요 테일 리스크로 지목했다.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넘어 북태평양에 떨어진 8월 29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뉴스를 보고 있다. 사진=고성준 기자


해외 경제 전문기관들은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에 따른 지정학적 위기 △미국·중국 간의 무역 갈등 △정부의 부동산 안정책 △성장전략 부재 등을 들어 한국 경제가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는 8월에 실시한 ‘글로벌 펀드매니저 서베이’에서 북한을 주요 테일 리스크(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실제 발생할 경우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는 위험)로 지목한 응답자가 19%라고 밝혔다.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유럽중앙은행(ECB) 정책 실수(22%) 다음으로 가장 높은 것이었다. 특히 그동안 잇단 도발에도 7월 조사에서는 북한을 테일 리스크로 답한 응답자가 없었으나 8월 들어 응답자가 급증했다. 

 

영국 경제 연구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도 ‘8월 세계 주요 주제와 자산시장 시각’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 위험 요소로 중국 경제 급락, 미국 경제 둔화와 함께 북한 관련 위험을 들었다. 

 

북한 위험도에 대한 국제적인 우려 역시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구글 사용자들의 북한 검색이 급증세다. 구글에 따르면 북한 검색이 가장 많았던 2013년 4월 3차 핵실험 당시를 100으로 할 때 올해 8월 검색 빈도는 89까지 올랐다. 2014~2016년 검색 빈도가 6~9였음을 감안하면 북한 위험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커진 것이다. 

 

문제는 북한을 위험으로 보는 평가가 커지면서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해외 기관들의 눈도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는 국제 투자자들이 한국 등 신흥국 투자의 경우 북한 위험 확대 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사상 최대 규모의 헤지 포지션을 구축해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는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은 수년째 반복되어 왔지만 최근 상황은 과거와 다르다”면서 “군사적 대치 국면은 한국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최근 악화일로인 상황도 한국 경제의 악재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에 소극적이라는 이유를 들어 중국에 대한 무역 보복 카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일본 투자은행인 노무라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서 무역 마찰이 커질 경우 중국에 부품을 공급하는 한국 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중 80% 정도가 중간재여서 중국 수출이 감소할 경우 우리 수출은 심각한 악영향을 입게 된다. 노무라는 한국 등 아시아 경제가 올 2분기에 수출 호조 등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미·중 무역 마찰 등 대외 경제 불안 등으로 올 4분기에 둔화 가능성이 50%, 내년 1분기 66%라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2018년 한국 예산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예산안에)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이 없다”고 우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일자리위원회 위촉장 수여식에서 수여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며 ‘일자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정부가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해 내놓은 8·2 부동산 대책이 그동안 한국 경제 성장을 뒷받침해온 건설 경기를 급랭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투자은행인 JP모건은 7월을 고점이었던 부동산 시장 심리가 정부의 8·2 대책으로 인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광범위한 규제 적용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 심리가 제약되고 효과도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이러한 부동산 심리 악화가 건설 경기 자체까지 얼어붙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건설 선행지표인 건술 수주액의 경우 7월에 전년동월대비 30.8%나 급감했다. 건설업계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감안해 선제적으로 발주 자체를 줄인 때문이다. 

 

정부의 성장 전략 부재에 대한 걱정도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 주도 성장을 내세우고 최저임금 인상과 복지 확대 등을 추진 중이지만 해외 경제전문기관들이 보기에는 경제 성장을 이끌 명확한 청사진이 없는 것이다.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2018년 한국 예산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예산안에)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이 없다”고 우려했다. 모건스탠리는 소득 주도성장을 위해 추진 중인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이 생산성 확대로 이어져야만 경제 성장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를 위해 혁신에 중점을 둔 교육제도 및 새로운 노동 기술 교육 등을 통한 노동자의 부가가치 향상,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한 경쟁력 향상 등의 추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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