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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영혼 탈탈 털렸다' 코스피, 유례없는 급등락 반복 왜?

단일 레버리지 상품 쏠림과 반기말 매물 폭탄이 변동성 키워

2026.06.28(Sun) 15:47:32

[비즈한국] 이번 주 코스피는 극심한 등락을 반복하며 투자 심리가 크게 흔들렸다. 하루 사이에 10% 안팎의 급락이 발생한 뒤 반등과 재차 하락이 이어지는 등 예측이 어려운 장세가 전개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례적 변동성의 원인으로 특정 주도주로의 자금 쏠림, 파생상품의 구조적 한계, 그리고 상반기 결산 주기를 맞은 기관과 외국인의 대규모 포지션 조정을 꼽았다.

 

지난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한때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으며, 전장보다 519.09포인트(5.81%) 내린 8411.21에 장을 마쳤다. 사진=임준선 기자

 

#사상 최초 일주일 새 서킷브레이커 두 차례 작동

 

이번 주 코스피 시장은 대혼돈이었다. 23일 화요일에는 매매가 전면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CB)가 발동되는 등 지수가 10% 가까이 주저앉았다. 24일과 25일 이틀간 3~5% 안팎으로 반등했으나, 26일 다시 5.81% 밀려나며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불과 사흘 간격으로 급락장이 연출되면서 국내 증시 개장 이래 처음으로 일주일 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두 번이나 켜졌다. 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사이드카 역시 올해 벌써 29회 발동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이던 2008년 연간 기록(26회)을 이미 추월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 또한 최고 95.09선까지 치솟으며 기록을 갈아치웠다.

 

#상반기 결산 앞두고 외국인·기관 재조정 돌입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가 급등락의 결정적 배경으로 먼저 기관과 외국인의 대규모 포지션 조정을​ 지목한다. 6월 말 반기 실적 정산을 앞두고 외국인과 기관이 대대적인 포지션 리밸런싱(재조정)에 돌입했다는 점이다. 대규모 펀드 자금을 집행하는 이들이 결산 시점에 맞춰 그간 단기 급등했던 대형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을 대거 쏟아내면서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실제로 지난 26일 하루에만 외국인은 4조 3000억 원 규모의 물량을 던졌고, 기관 역시 4조 1000억 원 상당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압박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펀드 입장에서는 반기말 기준 위험 한도와 국가별 비중을 의무적으로 맞춰야 하는데, 26일 거래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며 “최근 급등한 한국 반도체 비중을 조절하기 위해 장 시작 전 동시호가부터 바스켓 매도가 쏟아진 만큼, 구조적 이탈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포지션 재조정으로 보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레버리지 ETF가 ‘부메랑’으로

 

최근 증시에 대거 출시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종목의 주가를 2배로 따르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되레 증시의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이 상품들은 주가 상승기에는 현물과 선물을 추가 매수해 수익률을 극대화하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할 때는 보유 포지션을 강제로 청산하는 ‘숏 감마(Short Gamma)’라는 취약점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하락장 진입 시 손절성 투매 물량이 기계적으로 증폭되는 악순환이 발생했고, 결국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이 흔들리며 코스피 전체가 큰 충격을 받았다.

 

대외적인 거시경제 환경도 시장의 민감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향후 금리 향방과 주요 고용·물가 지표 발표를 앞두고 글로벌 자금의 경계감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이 결과에 따라 외국인 수급이 장중에도 급격하게 방향을 바꾸며 증시의 변동성을 한층 더 키우고 있다.

 

#반도체 기대감 여전…추격 매수는 금물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락을 펀더멘털의 붕괴가 아닌 수급 요인에 의한 단기 진통으로 해석하고 있다. 월말을 기점으로 기관의 포지션 조정이 일단락되면 증시는 차츰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공지능(AI) 열풍에 기반한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 업계 풍향계인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호실적을 증명한 만큼 7월에 발표되는 국내 대표 기업들의 실적에도 눈이 쏠려 있다. 7월 7일 잠정 실적을 공개하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4조 1000억 원 수준이며, 23일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는 63조 2000억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다만 하반기로 예상되는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과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축소 가능성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기계적 패시브 자금에 의한 장중 변동성이 수시로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추격 매수나 공포에 질린 뇌동매매를 지양하고, 실적 대비 저평가된 우량주를 중심으로 분할 매수 관점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김남희 기자

namhee@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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