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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법] 검찰도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검찰 인사 관련사건 지지부진…공정한 법의 잣대 들이대야

2018.04.30(Mon) 10:15:50

[비즈한국] 얼마 전 평소 친분이 있는 검찰출입기자와 차 한 잔 마시면서 수다를 떨었다. 오랜만에 만난 자리인지라 이런저런 서로 사는 애기를 하는 와중에, 그는 지난 1년간 몇 년 치 일을 다 한 것 갔다면서 굉장히 힘들었다고 하소연을 하였다. 대다수 선배들이 경험하지 못한 역사적인 현장에 있었던 것이 기자로서 커다란 자양분이 되지 않겠느냐고 위로를 했지만 그는 이제 거의 끝나간다면서 특유의 선한 웃음만 지었다. 

 

지금까지는 법의 잣대가 검찰내부에는 공정하게 적용되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검찰청과 검찰 깃발. 사진=임준선 기자


지난 1년간 검찰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굵직한 사건들만 한번 보자. 우선 전직 대통령 두 명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수많은 유력인사들을 구속한, 소위 적폐 수사가 당장 떠오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6일 1심 판결 선고가 있었고, 5월 3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되어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지난 1월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출범한 검찰 내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86일에 걸친 수사 결과를 지난 26일 발표했다. 조사단은 안태근 전 검사장 등 모두 7명을 기소했다. 지난 2월 안미현 검사의 수사 외압 폭로로 출범한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은 현재 활동 중이다. 염동열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은 지난 11일 청구됐고, 지난 27일에는 권성동 의원도 소환 조사했다. 

 

앞서 언급한 사건 중에 상당수는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 중에는 다수 국민들로부터 일을 잘했다고 칭찬받았던 사건들도 있고, 뭔가 수사가 미흡한 사건들도 있다. 개인적으로 특히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검찰 내부와 연루되었다고 의혹이 제기된 사건들의 처리 과정이다. 

 

예컨대 성추행 조사단은 3년 전 후배 여검사에게 성추행을 저지른 혐의로 전직 검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조사단은 사건을 다시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해 검사가 사건 직후 대검 감찰부 조사에서 처벌 의사를 명확히 밝히며 범행을 인정할 경우에 사건화하지 않겠다고 진술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친고죄 폐지 이후 발생한 사건임에도 가해자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 조사 녹음 파일이 사라진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 4월 13일 법무부 산하 성범죄대책위원회까지 나서 당시 감찰을 맡았던 검사들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촉구했지만 아직 별다른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징계시효 만료까지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안미현 검사는 지난해 4월 당시 최종원 춘천지검장이 김수남 전 검찰총장을 만난 직후 최흥집 강원랜드 전 사장을 불기속 기소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현직 의원들과 강원도 출신 전직 고검장 이름이 기재된 증거목록을 삭제하라는 압력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확보한 녹취파일에는 채용비리 핵심 브로커로 지목된 최 아무개 씨가 전직 고검장으로부터 사건과 관련해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언급돼 있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까지 김 전 검찰총장과 전직 고검장을 조사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검찰 개혁의 목소리가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지난 시절 검찰 내부인사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사건들을 엄정하게 처리하지 못한 것이 개혁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치권에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도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대검찰청에 과거 검찰권 남용 의혹이 제기된 사건들에 재조사를 권고했다. 이 중에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의혹,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 PD수첩 사건, 유우성 씨 간첩조작 사건 등 검찰 입장에서 민감한 사건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검찰 내부에도 공정한 법의 잣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법의 잣대가 검찰 자신에게는 공정하게 적용되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누군가 잘못이 있다면 검사장이든 누구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

김한규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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