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머니

[CEO 라이벌 열전] '필승카드' 신한카드 임영진 vs 국민카드 이동철

'일본통' 임영진, '미국통' 이동철…각 금융지주에서 신임 받는 '차기'들

2018.08.03(Fri) 11:57:17

[비즈한국] 흔히 금융지주사의 3대 핵심 계열사로 은행, 증권사, 신용카드사를 꼽는다. 카드사는 연매출 수조 원을 기록할 뿐만 아니라 계열 은행과의 연계서비스를 통해 금융지주사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2000년대 초반에는 카드부문이 별도 법인이 아닌 은행의 한 부서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2007년 신한금융지주가 LG카드(현 신한카드)를 인수하고, 2011년 KB국민카드가 KB국민은행에서 분사하는 등 현재는 NH농협금융을 제외한 대부분 금융지주사가 카드사를 별도 법인으로 두고 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왼쪽)과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사진=각 사


# ‘일본어 능통’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1960년생인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수원 수성고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 1986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그는 2008년 4월 신한은행 영업부장에 올랐고, 2009년 2월 영업추진부장, 2009년 12월 경기동부 영업본부장을 거쳐 2011년 1월 신한은행 부행장보(전무)로 승진해 임원이 됐다.

 

임 사장은 2013년 5월부터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겸했다. 당시 WM(자산관리)​부문장을 맡았던 위성호 신한은행 부행장(현 신한은행장)이 신한카드 부사장으로 이동하면서 임 사장이 그 역할을 물려받은 것. 2015년 5월에는 신한금융 경영지원장을 맡았고,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에도 오르면서 신한은행 부행장·신한금융 부사장·​신한금융투자 부사장, 세 자리를 겸했다. 그가 맡은 업무는 모두 WM 관련 부서였다.

 

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은 2016년부터 임 사장을 경영 전면에 배치했다. 임 사장은 2016년 홍보팀, 경영지원팀, 사회공헌팀, 시너지추진팀을 이끄는 신한금융 부사장에 선임됐다. 2017년 3월에는 한동우 전 회장이 물러나고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선임되는 대대적인 인사가 있었다. 당시 신한카드 사장이던 위성호 사장이 신한은행장으로 이동하면서 임 사장이 신한카드 사장에 선임됐다.

 

신한카드는 신한금융에서 신한은행 다음으로 매출이 높은 핵심 계열사다. 임 사장 개인으로도 대표이사를 맡은 것은 신한카드가 처음이다. 사진=신한카드


신한카드는 신한금융에서 신한은행 다음으로 매출이 높은 핵심 계열사다. 임 사장 개인으로도 대표이사를 맡은 것은 신한카드가 처음이다. 다만 2015년 1~3월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입원하면서 신한은행장 직무 대행을 맡은 적은 있다. 위성호 행장이 신한카드 사장을 거쳐 신한은행장에 오른 만큼 임 사장도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로 언급된다. 위 행장과 임 사장의 임기는 모두 2019년 3월까지다.

 

신한카드는 2017년 매출 5조 1972억 원, 영업이익 1조 1631억 원을 기록하며 2016년(매출 4조 6728억 원, 영업이익 9193억 원)에 비해 무난한 성장을 이뤘다. 다만 올해 상반기 잠정실적은 매출 2조 4457억 원, 영업이익 4066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 매출 2조 7034억 원, 영업이익 8278억 원보다 하락했다.

 

임 사장은 1993년부터 1998년까지 일본 신한은행 오사카지점과 후쿠오카지점에서 대리로 일했다. 또 2003~2008년에는 오사카지점장을 맡은 바 있어 일본 내 인맥이 강하고 일본어도 수준급으로 알려진다. 재일교포가 보유한 신한금융 지분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금융권에서는 17~20% 수준으로 추정한다. 향후 이사회에서 임 사장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올해 2월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선정한 ‘진상규명이 필요한 12건의 우선 조사 대상’에 ‘남산 3억 원 사건’이 포함돼 임 사장의 미래가 밝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남산 3억 원 사건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이 이백순 당시 신한은행장을 통해 비자금 3억 원을 정체불명의 사람에게 전달한 사건이다. 일부에서는 전달 받은 사람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으로 추측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은 2015년 3월 라 전 회장과 이 전 의원을 무혐의 처리했다.

 

임 사장은 소위 ‘라응찬 라인’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임 사장은 재일교포와의 네트워크가 좋아 라응찬 라인 논란에서 크게 부각되지는 않는다. 한동우 전 회장이나 조용병 회장도 임 사장을 중용해 임 사장이 라응찬 라인으로 인한 승진이 아닌 실력으로 자리에 올랐다는 평가 또한 적지 않다.

 

# ‘M&A 전문가’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제주도 출신인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은 1961년 태어나 제주 제일고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미국 툴레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 훗날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 사장은 1990년 국민은행에 입사, 2004년 2월 국민은행 뉴욕지점장, 2006년 7월 국민은행 전략기획부장을 거쳐 2010년 8월 KB금융지주 경영관리본부장으로 이동했다. 2012년부터는 KB금융 상무에 올라 전략기획부를 총괄했지만 2013년 중반 돌연 KB금융을 퇴사하고 팬아시아리컨설팅에 입사했다.

 

그를 다시 KB금융으로 불러들인 사람은 윤종규 KB금융 회장이다. 2015년 초 당시 신규 취임한 윤 회장은 이 사장을 KB생명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이 사장은 김세민 전 KB생명 부사장(현 KB캐피탈 미래전략실장), 이병용 전 KB생명 부사장(현 신영자산운용 사외이사)과 더불어 KB생명 3인의 부사장 중 한 명으로 경영관리를 맡았다.

 

2016년 1월 이 사장은 KB금융 전무로 이동해 전략기획부와 시너지추진부를 총괄했다. 같은 시기 KB국민카드 기타비상무이사에도 올랐다. 2017년에는 KB금융 전략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사장을 M&A 전문가로 평가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그를 영입한 것도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를 위해서라는 뒷말이 나온다. 사진=KB국민카드


이 사장은 2017년 말 KB금융 상시지배구조위원회에 의해 차기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 2018년 1월 공식 취임했다. 당시 KB금융은 “이 사장은 지주, 은행, 생명에서의 전략·재무·국내외영업 등 다양한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 사업구조 혁신과 글로벌 진출 등을 추진할 수 있는 실행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그룹의 주요 인수·합병(M&A)를 총괄하며 리더십을 발휘한 바 있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사장을 M&A 전문가로 평가한다. 윤 회장이 그를 영입한 것도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를 위해서라는 뒷말이 나온다. 현대증권 인수 후 현대증권 자회사였던 현대저축은행(현 유진저축은행) 매각도 이 사장이 이끌었다. KB금융 역시 “(이 사장은) 주요 M&A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경험을 바탕으로 악화된 카드업계의 수익성 감소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해외 시장 진출 및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경영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움직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2500억 원을 거둬 지난해 상반기 2002억 원에 비해 성장했다. 이자수익은 지난해 상반기 6551억 원에서 7158억 원으로, 수수료수익은 9169억 원에서 1조 393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7월 말 우대 수수료율 적용 대상이 확대되는 등 악재 속에서 신한카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무난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 사장은 올해 초 서울 종로구 KB국민카드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고객은 변화하지 않는 가치인 만큼 KB국민카드의 존재 이유는 바로 고객이라는 대명제를 기억하고 새로운 도전을 지속해 나간다면 어떠한 혼돈 속에서도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에서는 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를 논의하는 등 카드업계는 혼돈 속에 빠져 있다. 이 사장이 혼돈 속에서 정말로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2018년 연중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핫클릭]

· [핫 CEO] '라오스 비상사태' 수습 시험대, SK건설 조기행·안재현
· [CEO 뉴페이스] '컴백' 페르 릴례퀴스트 스카니아코리아 대표
· [CEO 뉴페이스] 김홍국 회장 '복심' 하림 박길연 대표
· [CEO 뉴페이스] 2년 만의 분가 살림, 이상호 11번가 대표
· [CEO 라이벌 열전] 'JB금융 가족' 전북은행 임용택 vs 광주은행 송종욱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