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핫 CEO] '굴러온 돌'의 반란, 최호진 동아제약 대표

20년 '광고장이' 경력, 제약사 입사 6년 만에 대표이사 승진 "물건 아니라 가치 추구"

2018.08.31(Fri) 11:12:02

[비즈한국] 올해 3월 30일 동아제약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감사보고서(2017년 12월)를 공시하면서 기업개황자료의 대표자명을 잘못 기재했다. 최호진 현 대표이사(52)가 아닌 이원희 전 대표이사(64)로 기재한 것이다. 동아제약은 3일 후인 4월 2일에야 금융감독원에 기업개황자료를 정정 신고(보고)했다. 동아제약은 비상장사로 매년 감사보고서만 공개한다.

 

지난 2016년 11월 상무에서 대표이사로 승진한 최호진 동아제약 대표이사.  사진=동아제약

 

최 대표는 이 전 대표가 2016년 11월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자문 역할을 맡으면서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당시 동아제약 출신이 아닌 데다 홍보담당자였던 터라 ‘굴러온 돌이 박혔다’는 평이 있었는데, 동아제약이 대표자명을 잘못 기재한 걸 두고 제약업계에서는 “굴러온 돌이라 대표이사로 인정해주지 않는 게 아니냐”는 후문이 돌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감사보고서에 대표자명을 잘못 기재한 사례는 처음 본다”며 “최 대표 취임 후 두 번째 감사보고서인데도 대표자명을 이 전 대표이사로 기재했다는 건 너무했다. 내부에서도 능력을 인정해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1988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1990년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해 2년간 근무했다. 1992년에는 광고회사인 코래드에서 광고 경력을 쌓은 후 1999년 국내 1위 광고기획사인 제일기획으로 자리를 옮겼다. 11년간 제일기획에서 일한 최 대표는 2010년 동아제약으로 이직해 커뮤니케이션실장(2014년)과 마케팅실장(2015년)을 거친 후 대표로 선임됐다. 타사에서 20년간 근무했던 최 대표가 동아제약에 입사한 지 6년 만에 대표에 올라 ‘굴러온 돌이 박혔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이다. 

 

감사보고서 오기에 대해 동아쏘시오그룹 측에 문의하자 “단순 실수였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동아제약은 지난 3월 30일 2017년 감사보고서를 공시하면서 기업개황자료에 대표자명을 최호진 대표이사가 아닌 이원희 전 대표이사로 기재했다. 이에 4월 2일 금융감독원에 정정신고(보고)했다.  사진=동아제약 감사보고서 화면 캡처

 

동아제약 내부에서는 상무이사에서 대표이사로 승진한 최 대표를 두고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도 나왔다. 최 대표이사가 동아제약으로 자리를 옮긴 2010년 이후 동아제약의 간판 제품인 박카스, 판피린, 써큐란의 이미지가 성공적으로 구축됐다는 이유에서다. 

 

최 대표는 대표이사 취임 후에도 드링크소화제 베나치오, 구강청결제 가그린, 세안액 아이봉, 생리용품 템포, 숙취해소제 모닝케어 등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 동아제약의 간판 제품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제일기획에서 대우전자의 ‘탱크주의’, 삼성생명의 ​‘브라보 유어 라이프’를 탄생시키며 ‘​잘나가는 광고맨’​으로 통한 최 대표이사가 그에 걸맞은 성과를 보여줬다는 평가도 최근 나온다. 

 

최 대표 취임 후 동아제약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소폭 상승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동아제약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2016년에는 매출 3848억 9326만여 원, 영업이익 474억 6753만여 원이었는데, 2017년에는 매출 3917억 7623만여 원, 영업이익 492억 2202만여 원으로 늘었다. 제약업계에서는 최 대표가 취임한 지 1년 만의 성과라 아직 미미하며, 2년 차를 맞은 2018년에는 성과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대표는 취임 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표이사로 취임할 때) 밖에서 보는 것처럼 안에서도 파격으로 생각하는 듯했다”며 “젊은 동아제약과 변화에 대한 동아쏘시오그룹의 의지가 강했기에 (나를) 대표이사로 앉힌 것 같다. 강신호 명예회장이 만든 ‘사회 정의에 따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는 동아제약 사시처럼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가치 있는 일을 추구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