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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실리콘밸리] '리그 오브 레전드'가 전설이 된 비결

개발자 중심의 '개발'보다 사용자 중심의 '운영'에 초점 두며 10년간 꾸준히 인기

2019.11.04(Mon) 15:11:50

[비즈한국] 게임은 1년, 아니 한 분기를 버티기도 어렵다고 이야기합니다.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간 최정상을 지켜온 게임이 있습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캐릭터. 사진=리그 오브 레전드 페이스북

 

마크 메릴(Marc Merrill)과 브랜든 벡(Brandon Beck)은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동기였습니다. 마케팅 임원과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던 둘은 게임광이었습니다. 특히 블리자드가 만든 ‘워크래프트 3’의 게임 모드 ‘도타’에 푹 빠졌었죠. 둘은 2006년 9월 ‘​라이엇게임즈’​를 설립합니다.

 

이들은 개발자보다​ ‘​사용자​’​ 중심의 게임 회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개발자들이 ‘새 게임’을 빠르게 내놓는 데만 집착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존 게임을 꾸준히 즐기고 싶은 게이머가 더 많다고 믿었던 것이죠. 게임을 운영하되 적절히 바꿔주면서 질리지 않게 하면 된다고 믿었죠. 개발자는 게임 운영과 질적 개선보다는 웅대한 게임을 새로 만드는 걸 더 좋아하지만, 게이머가 원하는 건 그게 아니라 믿었습니다.​

 

2009년 10월 라이엇게임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출시했습니다. 게임 개발자가 아니었던 둘은 ‘도타 올스타즈’의 개발자인 구인수(Steve Feak) 등을 영입해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기본 아이디어는 도타에서 따오되, 훨씬 쉬운 게임을 만드는 게 목표였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무료 게임입니다. 추가 요소를 상점에서 사는데 이 중에서도 일부만 유료로 제공했습니다. 넥슨 등 아시아 게임 회사의 과금 방식을 계승한 거지요.​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 10주년 기념 발표를 정리한 영상.

 

리그 오브 레전드는 매년 ‘시즌’을 갱신합니다. 이 시즌 동안 큰 업데이트가 있습니다. 기본적인 지도, 게임 방식은 유지하되, 아이템·지도 요소 등 디테일을 바꾸지요. 그래픽 등도 꾸준히 혁신했습니다. 기존 게임은 ‘디아블로 1’, ‘디아블로 2’처럼 확실하게 시리즈를 넣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2’가 없습니다. 대신 끊임없이 조금씩 바뀝니다.

 

게이머는 같은 게임을 계속한다고 느낍니다. 익숙하지요. 하지만 아이템 효과부터 그래픽까지 거의 모든 부분이 끊임없이 조금씩 바뀝니다. 덕분에 질리지 않습니다. 시리즈가 바뀌면서 생기는 유저 이탈을 최소화합니다. 질려서 나가는 게이머도 줄고요.

 

‘이런 방식이 뭐가 대단하냐’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게이머에게 좋을지 몰라도, 개발자에게는 지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기발한 시스템이나 아이디어를 실현할 기회가 새로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죠. 그보다는 아이템과 챔피언 사이 힘의 균형(밸런스)을 맞추고, 크게 다르지 않은 아이템 수십 개를 만들고 테스트해야 합니다. 아이디어를 구현하기보다 지루한 운영 작업을 해야 하는 거지요. 생각보다 많은 게이머들이 이런 라이엇게임즈의 방식을 환영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10년째 한국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에 올라 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사용자 친화적인 과금 구조도 만들었습니다.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모두 무료입니다. 대신 ‘옷(스킨)’​, 즉 게임의 꾸밈 요소만 유료화했습니다. 유저 숫자에 비해 매출은 크지 않죠. 유저들은 유료 아이템마저도 저렴한 가격에 반해 꾸준히 구매하곤 합니다. 

 

스킨 판매 유도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도 매력입니다. 라이엇게임즈가 주관하는 세계 대회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 우승팀을 위해 특별 제작되는 스킨이 대표적입니다. 스킨 수익의 일부는 아이디어를 제공한 우승팀 선수에게 환원하지요. 이 밖에도 라이엇게임즈는 게임 속 캐릭터를 모아 ‘가상 아이돌 밴드’를 기획하고, 음악을 발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스킨과 게임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2018년 한국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세계 대회에서 상영된 가상 아이돌 밴드 'K/DA'의 공연.

 

리그 오브 레전드가 위력을 떨쳤던 가장 큰 이유는, 남들이 지루해하는 ‘운영’ 업무, 업데이트 및 보수 업무에 온 힘을 다한 겁니다. 지난 10년간 라이엇게임즈는 사실상 리그 오브 레전드 단 하나의 게임만 운영했습니다. 모든 여력을 하나에 집중했기에, 10년간 최고의 게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지루할 수 있지만, 사용자가 진심으로 바라는 일을 지속적으로 했기 때문이지요.

 

10년을 맞아, 라이엇 게임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캐릭터들을 따 ‘하스스톤’을 연상시키는 카드 게임을 발표하는 등 게임을 확장했습니다. 지금까지 ‘집중’을 통해 하나의 게임에서 최고의 능력을 보여줬다면, 이제부터 정말 위기가 시작될 수도 있는 셈입니다. 과연 라이엇게임즈가 앞으로도 집중력 있게 리그 오브 레전드를 운영할지. 앞으로 라이엇게임즈의 게임도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사용자 위주의 운영으로 유저에게 사랑을 받을지 지켜봄 직한 이유입니다. 반복 업무를 통해  유저의 사랑을 받게된 최고의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였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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