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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라그룹 오너 일가 가족묘 불법 조성 논란…실무자 실수(?)

정몽원 회장 아버지와 어머니, 누나 선영…당시 실무자 "그린벨트만 피하면 되는지 알고 묘지신고 간과" 실수 인정

2020.07.23(Thu) 14:55:58

[비즈한국]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의 가족 선영이 실무자의 실수로 불법 조성된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결과 확인됐다. 조성된 묘지는 총 3기(基)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이자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의 아버지인 고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과 그의 아내 김월계 씨, 장녀인 정형숙 씨가 묻혀 있다.

정몽원 회장은 아버지, 어머니, 누나의 가족 선영을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용담리 일대 임야에 조성했다. 임야에 선영을 안장할 때는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공간관리법),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에 의거해 묘지를 마련해야 하지만 정 회장은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2016년 7월 20일 고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 10주기 추모행사에서 묘소에 헌화하는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사진=한라그룹 홈페이지


가족 선영이 조성된 용담리 일대의 토지와 단독주택은 정몽원 회장이 소유하고 있다. 정 회장은 15필지의 토지와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구성된 단독주택을 2007년부터 10년에 걸쳐 총 40억 1500만 원을 들여 매입했다. 

정몽원 회장은 2003년 11월 어머니 김월계 씨가 세상을 떠났을 때 가족 선영을 마련했는데, 이때 정인영 명예회장의 묘지도 미리 조성했다. ​정 명예회장은 2006년 작고했다. ​정 명예회장 부부의 묘 옆으로는1974년에 세상을 떠난 큰딸 정형숙 씨의 묘지가 있다. 정몽원 회장이 가족 선영을 만들기 위해 누나의 묘를 용담리로 이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단독주택과 선영은 119m 떨어진 곳에 출입구가 설치돼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었다. 출입구 안쪽으로 나무들이 울창하게 조성되어 출입구에서는 내부의 묘지와 단독주택의 존재를 파악할 수 없었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소유한 양평군 단독주택. 주택 바로 옆에는 부모와 누나의 묘소가 있다. 사진=정동민 기자


공간관리법에 따르면 묘역을 설치할 때는 토지의 용도를 ‘묘지’로 변경해야 하며, 관할 지자체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정 회장의 가족 선영이 조성된 용담리 일대의 필지는 2003년부터 지금까지 ‘임야’로 되어 있다.

또 장사법 14조에 따르면 개인묘지를 설치한 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묘지 설치 후 30일 이내에 관할 시장 등에게 신고해야 한다. 신고하지 않았다면 이전명령 대상이 된다. 장사법 위반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가족묘의 면적이 100㎡(약 30평)를 넘어서도 안 된다. ​

고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 부부와 장녀가 묻힌 가족 묘지는 불법으로 조성됐다. 사진=카카오맵 캡처


고 정인영 명예회장 부부 묘역의 면적은 약 551.41㎡(약 166평), 장녀 정형숙 씨의 묘역 면적은 약 336.27㎡(약 101평)로 총면적이 법에 정해진 것보다 8배 이상 넓다. 묘역 설치 면적을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양평군청 주민복지과 관계자는 “한라그룹 회장 일가의 묘지와 관련해 군청에서 허가한 기록이 없다. 신고하지 않은 불법 묘지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소유 단독주택과 선영으로 가는 출입구. 외부에서는 내부의 단독주택과 선영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정동민 기자


비즈한국이 출입구 안쪽으로 들어가 단독주택과 선영을 확인하고자 했지만, 한라그룹 직원의 통제로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다.​

양평군청 주민복지과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현장을 방문해 묘지에 대해 조속히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현장을 확인해보고 문제가 있으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변했다.​ 다만, 실무자 정아무개 씨는 “​2003년 당시에 그린벨트만 피하면 되는지 알고 묘지신고는 간과했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한편 정몽원 회장은 ​정인영 명예회장의 기일인 7월 20일에 ​매년 한라그룹 임직원을 대동해 추모행사를 열어왔다. 올 7월 20일에도 고 정인영 명예회장의 14주기 추모행사가 열렸다. 작년에는 한라그룹 임직원 200여 명이 참석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행사가 축소되었다. 한라그룹은 홈페이지에 이 행사에 “가족 및 친인척, 한라그룹 원로 등 약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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