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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브릿지, 소방서 안전관리 강화 권고 받아

송파소방서 '안전 대책 강구' 공문 보냈으나…롯데 "옥외시설이라 의무 아냐"

2020.08.21(Fri) 17:17:26

[비즈한국]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가 소방당국의 안전관리 요청을 무시한 채 타워 최상단 구름다리(스카이브릿지)를 개장한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스카이브릿지 개방 전후로 시설물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관련 계획을 받지 못했다. 8월 12일 소방당국이 실시한 현장 점검에서는 스카이브릿지에 소방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사실과 피난 시 취약점 등이 발견됐다. 비즈한국이 현장을 살펴본 결과 타워 최상단에는 화재 위험 요소인 전기설비도 설치돼 있었다.

 

서울스카이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공지된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브릿지 투어 홍보물.

 

서울스카이를 운영하는 호텔롯데는 7월 24일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브릿지를 개장하고 체험상품(스카이브릿지 투어) 영업을 시작했다.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브릿지는 두 개로 갈라진 롯데월드타워 최상단 철제 구조물을 연결하는 지상 541m 높이의 구름다리다. 투어는 지상 500m, 117층에서 계단으로 스카이브릿지에 올라 다리를 체험하는 방식이다. 스카이브릿지에서는 사진 촬영, 시내 경관 감상, ‘팔 벌려 뛰기’ 체조, ‘소리 지르기’ 등 체험을 할 수 있다. 상품 이용료는 서울스카이 입장권과 사진 2매 촬영 및 인화권을 포함해 10만 원이다.​

 

송파소방서는 스카이브릿지 개장 하루 전인 7월 23일 호텔롯데와 서울스카이 공동소유자인 롯데물산에 ‘시설물 안전관리 대책 강구’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화재 등 재난 발생 시 인명구조‧대피 화재진압 등 재난 예방과 피해경감 계획을 수립(보완)하고, △스카이브릿지 투어 운영 시 충분한 안전요원을 배치해 안전교육을 하라는 내용이다. 이행결과는 같은 달 말일까지 송파소방서에 통보하라고 당부했다.

 

송파소방서는 8월 10일에 재차 공문을 롯데호텔과 롯데물산에 보냈다. 송파소방서는 공문에서 “국민의 생명보호와 화재 등 위급한상황에서 원활한 소방활동을 위한 것임을 감안해 조속히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 재난관리에 관한 특별법(초고층재난관리법)에 따라 지상 50층 이상이거나 200미터 이상인 초고층 건물의 관리주체는 재난예방 및 피해경감계획을 수립해 기초지방자치단체 재난안전대책본부장(구청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구청장은 그 내용이 적합한지 소방서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브릿지 참가자 모습. 사진=차형조 기자

 

그러나 호텔롯데는 소방당국의 요청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 재난 예방 및 피해경감 계획을 수립(보완)·보고하지 않은 채 7월 24일 스카이브릿지를 개장했다. 송파소방서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통보기한인 7월 31일을 한참 넘긴 8월 21일 현재까지도 재난 예방 및 피해경감 계획을 제출하지 않았다. 사실상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브릿지를 재난 예방 및 피해경감 계획 없이 개장해 운영한 셈이다.​

 

송파소방서는 8월 12일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브릿지​​ 현장 점검에 나섰다. 안전관리 실태를 확인한 결과, 소방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사실과 피난 시 취약요인 등이 발견됐다. 송파소방서는 △소화기 등의 분산 비치, △​자동 화재탐지 설비를 연동한 경종​ 설치, △​피난 동선 간 피난 유도선·유도등 설치가 요구된다는 점검 결과를 냈다.

 

이 밖에 △구조물 설치·유지 관리 상태에 대한 일일·주간·월간 점검, △피난계단 등 피난 동선 장애물 적치 금지 및 안전요원 배치, △안전관리 조직도 및 비상연락처 관련 보고체계 강화, △자체 대응매뉴얼 작성 및 유형별 행동요령 관계인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 송파소방서가 서울스카이를 운영하는 호텔롯데와 롯데물산 측에 보낸 공문. 왼쪽이 개장 하루 전인 7월 23일 보낸 것이고, 오른쪽이 개장 후인 8월 10일 보낸 것이다. 자료=서울정보소통광장


비즈한국이 8월 19일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브릿지 투어 현장을 확인한 결과, 송파소방서가 지적한 일부 안전관리 취약점은 개선되지 않았다. 롯데월드타워 최상단부에서 스카이브릿지를 오가는 경로에는 소화기나 경종, 피난 유도선, 유도등 등 소방시설이 보이지 않았다. 투어에는 안전요원 두 명과 사진 촬영을 담당하는 직원 두 명이 동행했는데, 이들이 계단을 오르내릴 때 추락 사고를 방지하는 안전 고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도 눈에 띄었다. 

 

화재 위험 요소인 전기설비도 발견됐다. 롯데월드타워 최상단에는 건물 유지·보수 장치(BMU, Building Maintenance Unit)와 타워의 수직, 수평 등 상태를 측정하는 위성측량장비(GNSS), 항공 유도등, 외부조명 등 전기 설비가 있었다. BMU는 약 4만 2000장의 타워 유리창 청소와 유리창 외벽의 파손을 보수하는 데 사용되는 유압식 장비다. 최상단부 북측과 남측, 건물이 브이(V)자로 합쳐지는 ‘노치(Notch)부’에 1대씩, 총 3대가 운영되고 있었다. 최상단이 철제구조물로 이뤄진 터라 전소되거나 불이 번질 위험은 적어 보였지만 해당 전기 시설이나 하층부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빠른 화재진압과 피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였다.​

 

롯데월드타워 최상단에 설치된 건물 유지·보수장치(BMU)와 그 옆을 지나는 스카이브릿지 투어 참가자 모습. 사진=차형조 기자

 

송파소방서 예방과 관계자는 “스카이브릿지가 법 규제를 받는 소방시설이 되려면 먼저 건축물로 인정받아야 한다. 지금까지 제도적 문제로 구청에서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브릿지를 건축물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소방당국은 대한민국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이 건물의 미진한 안전대책을 보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제사항이라면 기한을 주고 대책을 수립하지 않았을 때 과태료나 벌금을 부과하는 행정처분을 할 수 있지만,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라 계속 공문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롯데월드 측과는 최근 (안전대책 수립에 대해) 원만히 해결했다”고 밝혔다.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측은 “재난 예방 및 피해 경감 계획을 제출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 아니다. 송파소방서 측으로부터 7월 23일 첫 공문을 받은 뒤 같은 달 27일 안전 대책 수립과 관련한 미팅을 진행했다. 8월 5일 재난 예방 및 피해 경감 계획을 수립해서 송파소방서에 제출했다. 송파소방서가 제출 내용에 대한 보완 사항을 재요청했고 이 내용을 8월 19일 받았다. 재요청 공문에 대한 회신도 오늘(21일) 할 계획이다. 스카이브릿지는 옥외시설로 소방시설 의무 설치 구간이 아니지만 예방 차원에서 송파소방서 요청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획 제출 전 영업 활동을 시작한 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소방기본법 등 안전과 관련한 우리나라 법률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의 조건이다. 관련법이 국민의 안전에 관한 모든 사항을 포함할 수는 없기 때문에, 소방당국의 권고는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 교수는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브릿지 역시 우리나라 최초의 초고층 구름다리인 만큼 현행법이 안전에 대한 사항을 강제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런데도 소방서가 위험성을 발견하고 권장 사항을 내보낸 만큼 사업주는 소방당국의 권고를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요청사항일 경우 사업주가 권고 사항을 이행했을 때 관계 당국이나 지자체가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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