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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프로포폴' 제보자 '공갈' 기소, 검찰 수사에 어떤 영향?

"돈 뜯어내려 했다" 법정서 인정…수사와 별개로 이 부회장에게 유리할 수 있어

2020.09.28(Mon) 17:47:49

[비즈한국]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프로포폴 불법투약 의혹을 언론에 폭로한 20대 남성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섰다. 혐의는 이 부회장에게 “돈을 주면 자료를 검찰에 넘기지 않겠다”며 거액을 뜯어내려 했다는 것. 28세 김 아무개 씨는 최후 변론에서 “범행을 한 점을 정말 반성하고 있다. 죄송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의 폭로와 함께 시작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돈을 뜯어내려 한 것과 별개의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 하지만 김 씨가 기소된 것이 이 부회장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을 언론에 폭로한 남성이 공갈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것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사진=임준선 기자

 

#권익위 신고에서 시작된 수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이 제기된 것은 지난 2월. 제보자 김 씨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부회장이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2017년 불법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했다고 폭로했다. 그 근거로 이 부회장이 해당 병원 간호사와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도 공개했다. 김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 앞서 국민권익위원회에 이 부회장 관련 의혹을 신고했다. 

 

하지만 김 씨는 이를 토대로 공범과 함께 이재용 부회장에게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 부회장을 찾아가 “프로포폴을 소지하고 있고 주사도 놔줄 수 있으니 돈을 달라”고 얘기하거나 “돈을 안 주면 증거를 만들어서라도 논란이 되게 하겠다”는 식의 협박을 여러 차례 이어갔다. 그가 공범과 함께 이 부회장 측에 요구한 돈은 4억여 원. 결국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지난 8월 김 씨를 공동공갈 혐의로 구속 기소했고, 지난 25일 열린 1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김 씨는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김 씨는 “피해자 측에게 협박성 이야기를 했지만 실제 그런 행동을 할 의도는 없었다, 단지 겁을 줘서 돈을 받으려는 마음에 범행했을 뿐이라는 점을 알아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김 씨와 함께 이 부회장에게 돈을 요구한 공범은 현재 도주 중이다.


#프로포폴 투약 의혹 수사의 향방은?

 

김 씨는 공동공갈 혐의로 처벌을 앞두고 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불법 프로포폴 투약 의혹은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다. 권익위는 김 씨의 신고를 받은 직후 각종 증거자료를 검토, 이를 대검찰청으로 이첩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 주체는 김 씨를 구속 기소한 곳과 같은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하지만 검찰 수사 단계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소환 등 구체적인 수사는 아직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 측은 의혹이 불거진 직후부터 “해당 병원에서 치료받은 적은 있지만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것은 아니다”라고 거듭 부인하고 있다.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지만, 당장 제보자가 처벌을 받는 것은 이 부회장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제보자가 공갈로 기소가 됐기 때문에 제보자가 권익위나 검찰에서 한 발언들이 ‘나쁜 목적’이 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검찰은 물론 법원에서도 제보자의 진술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검찰이 이 부회장을 기소하려면 김 씨 진술을 토대로 객관적인 자료나 오염되지 않은 제3의 인물 진술을 확보해야만 한다.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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