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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세 경영시대] 구본준 분사, LG그룹 4세 경영 완성 초읽기

장자승계 원칙 따라 3세대 차남 구본준 고문 별도 지주회사 설립해 독립

2020.12.01(Tue) 13:17:42

[비즈한국] 명실상부 3·4세 경영시대다. 건재한 2세대를 뒷배로 두고 이재용, 정의선 등 오너 3·4세가 경영 전면에 섰다. 대부분 계열사로 입사해 경영에 참여하며 승계 수업을 받는 형태다. 경영 전면에 나선 후계자부터 베일에 싸여 있는 후계자까지 구석구석 조명했다.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드디어 독립할 채비에 나섰다. 재계에서는 구 고문의 독립으로 LG그룹 4세 경영 체제가 완성될 것으로 본다. 

구 고문은 구광모 LG 회장의 숙부이자 고 구본무 회장 동생으로, 조카인 구 회장이 2018년 총수에 오른 뒤 한동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2년 만에 복귀해 독립 경영에 들어가는 셈이다. 구 고문은 이미 인력 구성을 마쳤으며 신성장 동력 투자, 인수합병 논의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준 LG그룹 고문이 (주)LG신설지주 대표이사를 맡으며 LG그룹으로부터 분가하게 됐다. 2017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그룹 현장소통 간담회 당시 구본준 고문.  사진=연합뉴스


(주)LG는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LG상사 등 4개 자회사의 출자 부문을 분할해 별도로 설립하는 지주회사, 가칭 (주)LG신설지주 아래 편입시키는 방안을 결의했다. (주)LG신설지주의 대표이사는 구본준 고문이 맡는다. 

이번에 신규 지주회사 아래에 놓이는 자회사는 LG상사, LG하우시스, LG MMA, 실리콘웍스 총 4개다. LG상사 자회사인 판토스는 손자회사로 편입된다. 분할 기일은 내년 5월 1일이며 LG그룹은 이때부터 계열 분리 전까지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주)LG와 구본준 고문의 (주)LG신설지주, 2개 지주회사가 공존하는 체제로 운영된다.

LG그룹은 “각 사업 부문의 특성에 적합한 전문화된 집중 관리 및 최적의 사업전략 추진을 통해 각 사업 부문의 성장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사업구조를 고도화해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분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27일 “LG신설지주 분할은 구광모 LG그룹 회장 숙부인 구본준 고문의 계열 분리를 위한 조치다. 분할기일 이후 구광모 회장과 구본준 고문 등 대주주들의 지분교환이 이뤄지면서 계열 분리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구본준 고문 분사, 자녀들에게도 눈길

이번 분할은 장남이 그룹 경영을 이어받는 LG가의 전통이 4세 경영까지 이어진 결과로 평가된다. 구 고문은 다른 형제들과 달리 희성그룹에 참여하지 않고 오랜 기간 LG그룹에서 중책을 맡았다. 이 때문에 그가 일부 계열사들을 분리해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여러 해 전부터 제기됐다. 

1951년생인 구본준 고문은 구광모 LG 회장의 숙부로, 서울대학교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시카고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구 고문은 LG전자의 전신인 금성반도체 부장으로 시작해 LG전자 상무, LG화학 전무, LG반도체 전무, LG반도체 대표이사 부사장을 역임한 ‘정통 LG맨’이다. 2007년에는 LG상사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2011년에는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2016년 말부터는 건강이 좋지 않은 구본무 전 회장을 대신해 그룹 현안을 챙겼다. 그룹 전략을 논의하는 사업보고회도 대신 주재했으나, 조카인 구광모 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면서 고문직으로 물러났다.

구 고문은 대략 1조 원으로 추정되는 지주사 지분 7.72%를 보유 중이다. 구광모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지분이다. 계열 분리 과정에서 지주사 (주)LG가 보유한 LG상사 지분과 거래가 가능한 양이다. LG는 LG상사 지분 24.69%와 LG하우시스 지분 33.53%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구 고문의 자녀인 구형모 씨에게도 이목이 쏠린다. 구 고문은 슬하에 아들 구형모 씨, 딸 구연제 씨를 두고 있는데, 추후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 자녀들이 계열사로 옮길 가능성도 점쳐진다. 올해 1987년생인 장남 구형모 씨는 일본 법인의 LG전자 책임(차장급)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코넬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2014년 LG전자에 대리로 입사해 2018년 일본 법인으로 발령이 났다.

#장자 승계 원칙으로 경영 승계 과정에 잡음 없어

LG그룹은 전통적으로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삼았다. 구인회 LG 창업주는 장남인 구자경 명예회장에게, 구자경 명예회장은 장남 구본무 회장에 경영권을 넘겼다. 구본무 회장은 1994년 사고로 장남을 잃은 뒤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 구광모 현 LG 회장을 양자로 들여 경영권을 승계했다. 원칙을 벗어난 적이 없어서 재계의 다른 기업과 달리 경영 승계 과정에 잡음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전통적으로 장자 승계를 원칙으로 삼았다. 구본무 회장은 장남을 사고로 잃은 뒤 조카 구광모 현 LG 회장(사진)을 양자로 들여 경영권을 승계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따라서 역대 회장의 동생들은 계열 분리를 통해 독자적인 사업영역을 구축했다. 구인회 창업주의 동생들은 LIG와 LS를, 구자경 명예회장의 동생들은 LF와 아워홈, 일양화학 등을, 구본무 회장 동생들은 희성과 LT 등을 소유하거나 대주주로 있었다. 범LG가로 분류되는 이 기업들 가운데 대기업 집단으로 성장한 곳은 GS그룹과 LS그룹, 둘이다. 

그간 구본준 고문이 보여준 경영 능력으로 인해 출범을 앞둔 (주)LG신설지주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이번 계열 분리 리스트에 오른 회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자산 5조 원 이상 준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에 든다. 구 고문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상사, 전자 등 그룹 핵심 사업에서 성과를 냈으며,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의 정동익 연구원은 “이번 분할이 LG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다. LG 존속법인은 분할회사의 회사 이름 변경 등으로 로열티 수수료 감소 등이 예상되지만 의미 있는 규모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분할 이후 LG 존속회사는 화학, 전자, 통신·서비스 등 3대 주력자원에 자원과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성장성과 안정성이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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