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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세 경영시대] 금값 상승 수혜 '영풍그룹' 계열분리에 영향 미칠까

지주사 영풍은 장씨 3세들, 핵심사 고려아연은 최씨 4세들 경영 참여…'LG-GS 분리' 따를 가능성 높아

2020.08.14(Fri) 11:42:25

[비즈한국] 국제 금값의 상승세로 비철금속 생산 업체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 관련주로 분류되는 고려아연은 2분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증권사에서 목표주가 상향 조정에 들어갔다. 하반기 전망도 좋다.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활동이 재개될 시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해 7월 10일 열린 경제계 주요 인사 초청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장형진 영풍 고문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영풍’과 주요 계열사인 ‘고려아연’이 금값 상승의 수혜를 보면서 계열 분리 여부와 오너 일가의 3세 경영 승계에 이목이 쏠린다. 현재 영풍은 전문경영인인 이강인 대표이사 사장이 2세와 3세 경영 사이의 간극을 채우고 있으며, 주요 계열사인 고려아연은 최창근 회장이 맡고 있다.

 

영풍그룹은 2020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28위로 국내 26개 계열회사와 해외 22개 계열회사를 거느린 대기업 집단이다. ‘영풍문고’가 잘 알려져 있지만 전자부품 제조와 비철금속 제련이 핵심이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두 집안이 공동으로 그룹을 경영하고 있다. 장 씨 가문이 ‘영풍’을 비롯한 전자계열을, 최 씨 가문이 ‘고려아연’을 포함한 비전자계열을 맡고 있다. 

 

#3세들 계열사 임원으로 근무…아직 2세 보유 지분율 높아

 

‘영풍’은 오너가인 장형진 고문이 2015년, 최창걸 명예회장이 2016년 차례로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면서 2015년 합류한 이강인 대표이사 사장이 회사를 책임지고 있다. 영풍 관계자는 “장형진 고문은 회사 업무에서 손을 뗐다. 명예회장이라는 표현도 맞지 않다. 회사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형진 고문은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동일인’으로 지정된 만큼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대외적으로 알려진다. 또 2018년 고문으로 직위가 변경된 이후인 지난해 7월에도 서린상사가 보유하던 영풍 주식을 매입했다. ​회사 측은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장 고문은 영풍 지분의 상당수를 보유하고 있다.

 

창업주 고 장형희 회장의 차남인 장형진 고문은 1946년생으로, 1993년 영풍 회장에 취임했다. 재임 중에는 정부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맞춰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한 작업을 해왔으며 2015년 3월 영풍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2018년에는 회장에서 고문으로 직위도 변경했다.

 

재계 관계자는 “장 회장이 물러날 때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 문제로 국정감사 출석을 요구받는 등 그룹에 이슈가 많았다. 지배구조 문제를 어느 정도 처리하고 사안에 책임을 진다는 의미로 회장직을 내려놨다는 게 당시 중론이었다”고 말했다. 

 

지주사 격인 (주)영풍이 자리한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542 영풍빌딩. 사진=박정훈 기자

 

3세들은 계열사 임원직을 맡아 경영 능력을 검증받고 있다. 현재 계열사에서 근무 중인 3세는 1976년생인 장세욱 시그네틱스 부사장과 1974년생인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대표, 1980년생인 장세환 서린상사 대표가 있다. 최씨 집안에는 1975년생 최윤범 고려아연 사장, 1971년생 최내현 코리아니켈 대표 등이 있다. 

 

고 장철진 전 영풍산업 회장의 장남 장세욱 시그네틱스 부사장은 1997년 영풍산업 이사, 2004년 영풍문고 전무를 거쳐 2014년부터 영풍그룹 반도체 패키징 계열사인 시그네틱스에서 근무하고 있다.

 

가장 유력한 그룹 후계자로 언급되는 건 장형진 고문의 장남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대표다. 장 대표는 16.89%로 영풍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미국 유학 후 2009년 영풍 전자계열사 시그네틱스로 입사했으며,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영풍전자에서 근무했다. 2016년부터는 코리아써키트 공동대표를 맡으며 비상근으로 이사회 출석만 하다가 올해 3월 서정호 전 대표가 사임하면서 홀로 회사를 맡고 있다. 

 

장세준 대표가 맡은 코리아써키트는 PCB(Printed Circuit Board, 인쇄회로기판) 제조업체로, SK하이닉스 등에 메모리 모듈용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를 납품하고 있다. 영풍그룹 내에서도 주요 계열사로 꼽힌다. 반도체 PCB의 고부가가치 확보로 수익성이 호전되면서 지난해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코리아써키트의 강세에 그룹 내 전자사업을 맡은 장 대표의 입지가 강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형진 고문의 차남인 장세환 서린상사 대표는 형인 장세준 대표, 영풍개발(15.53%), 장형진 고문(11.49%) 다음으로 많은 영풍 지분(11.15%)을 갖고 있다. 서린상사는 비철금속 수출입 업체로, 고려아연이 아연을 만들면 해외로 가져가 판매하는 역할을 한다. 장 대표는 2011년 2월 서린상사에 이사로 취임한 후 2012년 초 상무, 2014년 공동대표로 승진했다.

 

이외에도 장형진 고문의 부인 김혜경 씨가 영풍의 지분 0.05%를, 장형진 고문의 막내딸 장혜선 씨가 0.52%를 보유하고 있다. 고 최기호 창업주의 첫째 아들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0.27%, 최창영 코리아니켈 회장이 4.14%, 최창근 고려아연 회장이 3.62 %를 갖고 있다. 최씨 집안 3세와 4세들도 일부 지분을 보유 중이다. 최창걸 명예회장의 아들 최윤범 고려아연 부사장이 2.18%, 최창근 고려아연 회장​의 딸 최경아 씨가 0.14% 등을 갖고 있다.


#3세·4세 진출한 고려아연…계열 분리 가능성 점쳐

 

고려아연은 원활하게 3세 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영풍그룹 주력 계열사인 고려아연은 아연, 금, 은 등 비철금속을 생산하는 종합제련기업으로, 최창걸 명예회장과 아들 최윤범 사장, 이제중 부회장 3인 각자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최윤범 사장은 최창근 회장의 조카이자 최창걸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2007년 고려아연에 입사했다. 2012년부터 부사장으로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했고, 2014년부터는 호주 아연제련소인 SMC 사장을 지냈다. 지난해 3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최씨 일가 4세도 고려아연에 입사했다. 2019년 사업보고서에 공개된 임직원 현황에 따르면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장남 최주원 씨는 1982년생이며 상무이사로 본사 기획팀에서 근무 중이다. 최창근 회장의 아들 최민석 씨는 1983년생으로, 본사 원료팀에서 상무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최민석 씨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딸인 김지수 씨와 혼인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김지수 씨는 결혼 전 윤세인이라는 예명으로 연예계 활동을 한 바 있다.

 

고려아연의 지분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건 지주회사인 ‘영풍’이다. 발행주식의 26.91%를 보유하고 있다. 그다음 최대주주는 최윤범 사장으로 1.82%를 갖고 있으며,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이 1.76%, 최정운 씨가 1.65%, 최창영 코리아니켈 회장의 아들 최정일 씨 1.59%, 둘째 아들 최내현 코리아니켈 대표가 0.85% 순으로 보유 중이다.

 

영풍과 고려아연의 계열 분리 가능성은 지난해 말 장형진 고문이 본인이 보유하던 고려아연 지분을 처분하면서 다시금 언급되기 시작했다. 장 고문은 지난해 12월 20일과 31일 각각 9931주, 1만 1000주의 고려아연 주식을 장내 매도했다. 지분율은 4.51%에서 4.40%로 떨어졌다. 앞서의 재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상 규제 해소를 위해 계열 분리를 준비한다는 이야기는 꾸준히 나왔다. LG와 GS의 계열 분리 선례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11일 영풍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인터플렉스가 하청업체에 스마트폰용 인쇄회로기판 제조공정 중 동도금 공정을 위탁한 후 발주자가 발주를 중단하자 임의로 위탁을 취소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3억 50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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