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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과 천당' 오간 2020 증시, 7개 키워드로 정리해 보니

코로나가 바꾼 투자 지형…전문가들도 예측할 수 없었던 증시

2020.12.30(Wed) 18:32:40

[비즈한국] 2020년 12월 30일 오후 3시 30분. 올해 마지막 증권 시장의 문이 닫혔다. 코로나19가 증권가 구석구석 영향을 미친 한 해였다. 높은 변동성 탓에 시장은 출렁였고, 예상하지 못한 전개가 펼쳐졌다. 숨가쁘게 진행됐던 증권가를 7개의 키워드로 풀어봤다.

 

올 한 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증시 변동폭이 컸다. 하지만 풍부한 유동성이 주식시장에 몰리면서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로 한해를 마무리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 사진=최준필 기자

 

#지옥과 천당

 

올해 마지막 거래일 코스피 지수는 2873.47로 마감했다. 코스피 개장 이후 최고치다.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한 해 동안 증권가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코스피 지수는 1월 2일 2175.17로 무난하게 시작했다. 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충격에 증권가는 힘을 잃었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코스피 지수는 2월 28일 1987.01로 2000선이 무너졌다.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더니 3월 19일 종가 기준 1457.64까지 폭락했다. 10년 8개월 만의 최저점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과 기관이 물량을 내던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바닥을 찍은 후 개인을 중심으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시장은 반등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갈 길을 잃은 투자금이 증권가로 되돌아온 것도 증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의식이 자리 잡으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이 유동성을 풍부하게 공급한 것도 우리 증시의 상승 동력이 됐다. 그 결과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웠다. 그 상승세가 올 해 마지막 폐장일까지 이어졌고, 내년 코스피 지수가 3000선 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증권가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동학개미운동

 

개미들이 증시 상승의 중추 역할을 하면서 ‘동학개미운동’이란 신조어가 생겨났다.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 물량을 받아 추락하는 증시를 밀어올린 개미들의 매수세를 동학농민운동에 비유했다. 동학개미들의 거침없는 매수세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이들이 올해 매수한 금액은 12월 22일 기준 65조 4000억 원으로 이전 최고치의 6배 수준에 육박했다. 동학개미들의 매수세는 국내에만 그친 것이 아니다. 해외 주식 매입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서학개미’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공매도 금지

 

동학개미들의 공격적인 매수세는 공매도 금지 조치 때문이라는 평가가 있다. 3월 코로나19여파로 시장이 급락하자 금융위원회는 모든 종목 공매도를 6개월간 금지했다. 이후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면서 6개월 추가 연장으로 하방 압력을 완화했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해당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을 말한다. 그간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매도 세력의 물량 폭탄 때문에 개인투자자만 골탕 먹는다는 푸념이 돌았다. 공매도 금지 조치는 내년 3월 15일 끝난다. 공매도 금지가 풀린 이후에도 주가 흐름이 상승세를 유지할지 눈길이 쏠린다.

 

#영끌·빚투

 

동학개미들의 공격적인 투자 성향에 우려 섞인 키워드도 등장했다. ‘​영끌투자(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와​ ‘빚투(빚을 내어 투자)’​다. 레버리지(차입금)를 활용하면 상승장에서 더욱 많은 이익을 낼 수 있지만 하락장으로 돌아설 경우 발생하는 손실도 동일하게 확대된다. 현재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수준이 우려된다는 진단도 속속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2월 1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9조 41억 원으로, 19조 원을 돌파한 것은 집계 시작 이래 처음이다. 영끌, 빚투로 개인신용도가 악화되면서 증권가에서는 신용거래융자를 제한하는 추세다.

 

#서킷브레이커

 

시장이 크게 출렁이면서 코스피는 19년만에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3월 13일과 19일 코스피가 장중 한때 8% 이상 급락하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해 20분간 거래가 중단됐다.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2001년 미국 9.11 테러로 인한 증시 급락 이후 처음이었다. 서킷브레이커는 주식시장이 과열되면 3단계로 나눠 발동한다. 1단계와 2단계는 종합주가지수가 전일 대비 큰 폭(1단계 8%, 2단계 15% 이상)으로 하락하면 발동한다. 1, 2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면 모든 주식거래가 20분간 중단되며 재개 이후 10분간 단일 매매가로 거래된다. 20% 이상 하락할 경우 3단계가 발동되면 모든 주식거래가 종료된다.

 

#대주주 논란

 

한 회사의 주식을 3억 원치 가지고 있으면 대주주인가? 해당 주제로 증권가는 뜨거웠다. 정부가 대주주 요건을 기존 10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낮추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 발단이 됐다. 시장 반발이 거셌다. 정부는 ‘세수 확보를 위해 주식시장을 위축시키는 정책’이라는 비판과 마주해야 했다. ​대주주가 되면 주식을 매도할 때 차익에 따라 22~33%의 양도세를 내야한다. 반면 대주주가 아니면 양도세를 낼 필요가 없다. 시뮬레이션 결과 대주주 조건을 낮추면 세수가 20%가량 증가헸다. ​​

 

동학개미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대주주 요건 하향을 추진한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해임을 요구하는 청원을 올렸다. 해당 청원은 23만 명의 서명을 받을 만큼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결국 정부가 대주주 자격 요건을 기존 10억 원으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변동성이 큰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공모주 열풍이 돋보인 한 해였다.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의 회사가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지난 10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식 현장. 사진=비즈한국 DB

 

#공모주 열풍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공모주 열풍이 불었다. 촉매제는 6월 상장한 SK바이오팜이었다. 이른바 ‘따상(상장 시초가가 공모가 2배를 기록한 뒤 상한가)’​을 기록한 뒤 2거래일 내리 상한가로 직행했다. 학습효과가 있었다. 이후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역시 ‘따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공모주 열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공모금액은 5조 9268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 소장은 “올 한해 우리 증시는 코로나19로 실물 경기가 악화된 가운데 상승세로 전환하는 등 디커플링 현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우리 증시 상황은 전문가들이 해설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이같은 기조(디커플링)는 당분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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