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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의 적은 메가"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출점 경쟁에 가맹점주들 속앓이

메가 1500개, 컴포즈 1000개 돌파…좁은 상권에 밀집, 점포당 매출 하락 불가피 "시한폭탄 같은 상황"

2021.10.19(Tue) 16:16:58

[비즈한국] 한 집 건너 한 집이 ‘커피집’일 정도로 커피 프랜차이즈의 숫자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경쟁이 치열하다.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더벤티, 빽다방 등 중소 커피 브랜드가 좁은 상권에서 생존 경쟁을 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의 한 상가 건물. 컴포즈커피, 메가커피, 더벤티 등의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가 영업 중이다. 사진=박해나 기자

 

#스타벅스 매장 수 따라잡는 메가커피, 공격적 점포 확장 중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7월 기준 국내 커피음료점 개수는 7만 9000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6만 7748개에서 1만 1252개가 늘었다. 최근에는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확장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1500원 수준으로 저렴한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등이 공격적으로 점포 확장에 나서는 상황이다. 

 

메가커피는 9월 1500호점을 돌파했다. 매장 수로만 따지면 이디야, 스타벅스의 뒤를 이은 업계 3위다. 현재 이디야는 3500여 개, 스타벅스는 16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컴포즈커피도 7월 가맹점 수 1000개를 돌파해 현재 전국 1167개 매장이 있다. 

 

특히 메가커피의 점포 확장 속도는 상당히 빠른 편이다. 2016년 1월 가맹사업을 시작한 지 5년 9개월 만에 스타벅스와 비슷한 점포 수를 확보했다. 1999년 국내 사업을 시작한 스타벅스가 22년 동안 확장한 점포 수를 6년도 채 되지 않아 상당 부분 따라잡은 것이다. 

 

통상 스타벅스는 월평균 10개 내외, 매년 120~130여 개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반면 메가커피는 지난해 7월 1000점을 개설한 후 14개월 만에 500호점을 확장했다. 월평균 35개 이상의 점포를 새로 여는 셈이다. 

 

메가커피는 6월 식자재 유통·수입 전문기업인 보라티알에 인수된 뒤 점포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라티알은 사모펀드와 함께 1400억 원에 메가커피를 인수했다. 김대영 메가커피 대표는 2023년 3000호점, 2024년에는 4000호점 오픈을 목표로 매장 출점에 집중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메가커피는 9월 1500호점을 개설했다. 10월 21일까지 1537호점 출점이 예정돼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과다 출점 우려, 가맹점 매출 유지 가능할까

 

업계에서는 저가 커피의 빠른 확장 속도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좁은 상권에 같은 브랜드의 가맹점이 여러 개 생기면 매장당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례로 메가커피 동탄KTX벨리점과 동탄퍼스트코리아점은 직선거리가 400m가량밖에 되지 않는다. 메가커피 가맹점주 사이에서는 ‘메가의 적은 메가’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올 정도다.

 

김종민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국장은 “저가 커피의 경우 매장 단위 매출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평균 가맹점 수를 150~200점으로 추산한다. 이보다 가맹점이 많아지면 과다 출점으로 본다”면서 “과다 출점으로 가맹점 단위당 매출이 줄면 가맹점주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하다가 수익성 악화를 겪은 카페베네의 사례를 떠올리기도 한다. 2008년 설립한 커피 프랜차이즈 카페베네는 2010년대 초반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당시 카페베네는 설립 5년 만에 1000호점을 돌파하는 등 공격적 점포 확장에 나섰다. 2020년까지 1만 개 매장 오픈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과도한 출점은 독이 되어 돌아왔다. 카페베네가 1000호점을 돌파한 2013년 무렵부터 가맹점주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카페베네가 공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하면서 기존 가맹점과 상권이 겹치는 지역에 신규 가맹점을 열어 가맹점 간에 매출 경쟁이 생겨났다. 또 인테리어 공사비 명목 등으로 본사가 가맹점에 폭리를 취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점포 확장이 눈에 띄게 줄었다. 

 

가맹점 확장에 열을 올리는 것과는 반대로 ‘바퀴베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맹점 관리가 소홀해 음료 품질 등에 대한 평가도 낮았다. 2013년부터 2017년 6월까지 커피 프랜차이즈 가운데 식품위생법 위반 적발 사례가 가장 많은 브랜드로 카페베네가 꼽혔다. 결국 카페베네는 2018년 1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현재는 기업회생절차를 조기 종결하고 브랜드 리뉴얼 작업 등을 거쳐 신규 가맹점 모집에 나선 상황이다.

 

여의도 인근의 컴포즈커피. 컴포즈커피는 현재 전국 1167개 매장을 출점했다. 사진=이종현 기자

 

업계 관계자는 “2010년대 초반 카페베네 붐이 일면서 점포 수를 공격적으로 늘렸다. 가맹점 경쟁이 치열해져 점포당 매출에 영향을 끼쳤다”며 “당시 카페베네는 음료 가격이 저렴한 편이 아니었음에도 타격이 컸다. 저가 커피의 경우 매출 피해가 더욱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가 커피 브랜드는 타 커피 프랜차이즈보다 넓은 상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음료 가격이 저렴한 만큼 ‘박리다매’ 전략을 구사해야 가맹점의 안정적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는 좁은 상권 내 여러 개의 저가 커피 브랜드가 입점해 매출을 나눠 먹기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동일 브랜드의 과밀화까지 더해지면 점포당 매출은 더욱 하락할 수 있다.  

 

비즈한국은 메가커피 및 컴포즈커피 측에 과다 출점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가맹점 보호 방안 등에 대해 취재를 요청했으나 “답변할 수 없다”, “일체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 등의 답변만을 받았다. 

 

김종민 사무국장은 “저가 커피 브랜드의 경우 코로나19 시기에 문을 연 가맹점이 많다 보니 현재 매출이 적게 나오는 것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직은 가맹점주들이 개인적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지만 시한폭탄과도 같은 상황이다. 과다 출점이 계속될 경우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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