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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대선 테마주의 계절, '금사빠' 투자 주의보

근거도 없고 실체도 없는 테마주…반짝 급등에도 추종매매 자제해야

2022.02.16(Wed) 12:46:45

[비즈한국] 얼마 전 대선 테마주에 투자했던 A 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안랩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볼 뻔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상승세를 타며 지지율 조사에서 두 자릿수를 기록하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지율은 최근 다시 한 자릿수로 내려왔다. 그동안 안랩은 지난달 5일 주식시장에서 12만8500원까지 기록하기도 했지만 15일 기준 6만7400원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한 달여 만에 반 토막 가까이 난 것이다. A 씨는 지난달 안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 흐름을 타면서 조금 더 살걸하는 아쉬움을 들었지만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잠깐 샀다가 나올 건데, 뭐 어때?”​라며 접근하게 되는 것이 테마주다. 특히, 선거철만 되면 정치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커지는 것이 바로 정치 테마주다. 특정 정치인이나 정책이 주목받으면 주식시장에서는 어김없이 ‘OOO테마주’​라 불리며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다. 정치 테마주는 후보 인맥이나 공약 등을 소재로 단기간 주가가 크게 오르기 때문에 이슈를 예측해 주식을 사면 적지 않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는다.

 

 

NE능률은 윤호중 NE능률 최대 주주가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 후보와 같은 파평 윤 씨라는 이유로 윤석열 테마주로 묶였다. 또 모베이스전자, 신원종합개발, 깨끗한나라, 덕성 등도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된다. 이재명 테마주로는 일성건설, 이스타코 등이 거론되며, 오리엔트정공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오리엔트정공 계열사인 오리엔트시계 공장에서 소년공으로 일했다는 소식에 테마주로 묶였다.

 

이들 테마주들은 역시 별다른 근거없이 후보 개인과의 인맥 등으로 선거 전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5일 장중 2만2000원을 찍기도 했던 NE능률은 15일 기준 1만2600원을 기록했다. 이재명 테마주인 일성건설은 지난해 10월 13일 장중 7970원을 기록했지만, 15일 기준 3500원까지 내려왔다.

 

문제는 대선 테마주는 확인되지 않은 인맥뿐만 아니라 잘못된 정보임에도 오른다는 점이다. 크라운제과는 당초 윤영달 크라운해태홀딩스 회장이 윤 후보와 같은 성씨를 가졌다는 점에서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됐다. 하지만 윤 회장이 해남 윤 씨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테마주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선 테마주 움직임에서 벗어나진 못했다.

 

급기야 대선 후보 부인의 테마주도 나타났다. 윤석열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 씨와 관련한 종목도 주식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콘텐츠의 후원자로 알려진 노루홀딩스의 자회사 노루페인트도 대선 영향권에서 움직였다. 노루페인트는 지난해 12월 30일 장중 1만5450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15일 기준 9870원으로 마감했다.

 

이처럼 선거철 반짝했던 테마주들은 결국 원래 주가로 회귀한다. 전문가들은 "정치 테마주는 기업 가치의 변화 없이 투기세력이 몰려 가격이 급등락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무분별한 추종매매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정책보다 인맥이 강조된 테마주의 경우, 선거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급락한다. 대부분 후보와는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또 선거를 앞두고는 특정 주식을 매수한 뒤,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등을 통해 특정 주식이 수혜받을 것이라는 글도 올라오는데, 이를 보고 투자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9대 대선 테마주 224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투자자의 96.6%는 개인 투자자였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개미는 전체의 83%인 186개 종목에서 손실을 봤고, 평균 손실액은 계좌당 61만7000원이었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에서 에단 호크는 열차에서 우연히 만난 줄리 델피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 후 해가 뜨기 전까지 그들은 짧은 사랑을 나눈다. ‘너무 빨리 사랑에 빠지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지만, 과학적으로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단 0.2초에 불과하다고 한다. 물론, 진정으로 사랑을 이해하고 깨닫기까지는 몇 년의 시간이 걸린다. 증시에서는 테마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무분별한 사랑이 쏟아진다. 하지만 불같은 사랑은 쉽게 식는 법이다. 반짝 등락으로 끝나고 마는 ‘하루살이’​ 테마주에 투자해선 안 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안 들리겠지만 말이다. ​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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