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Story↑Up > 엔터

[라떼부장에 고함] '뜨거운 싱어즈'의 나문희처럼 행복해 지고 싶은 그대에게

세월을 관통하는 듯한 애틋함에서 오는 감동…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

2022.03.21(Mon) 17:54:29

[비즈한국] 프로그램 시작도 전에 40만 명이 유튜브에서 열광하며 미리 보게 된 JTBC의 예능 신작 ‘뜨거운 싱어즈’가 화제다. ‘뜨거운 싱어즈’는 원로배우 김영옥을 주축으로 15명의 연예인 멤버들이 합창단을 꾸려 무대에서 화음을 맞춰가는 과정을 그린 프로그램이다. 합창단의 멤버로 참여한 이들은 김영옥 (84), 나문희(81), 김광규(55), 장현성(52), 이종혁(48), 최대철(44), 이병준(58), 우현(58), 이서환(49), 윤유선(54), 우미화(48), 권인하(63), 서이숙(56), 박준면(46), 전현무(45) 등 평균 연령 56.3세의 ‘시니어 합창단’이다.

 

사진=JTBC ‘뜨거운씽어즈’​ 캡처

 

40만 명이 미리 확인한 화제의 동영상은 배우 나문희가 무대에 서서 부른 조덕배의 ‘나의 옛날이야기’의 선공개 영상이었다. ‘뜨거운 싱어즈’는 여타 예능처럼 합격, 불합격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첫 방송에서 출연하는 멤버들이 어느 정도의 노래 기량, 실력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멤버들이 미리 준비한 솔로곡으로 무대 위에 오르는 것을 준비했다. 이 프로그램의 첫 방송, 첫 무대가 배우 나문희였던 것.

 

“안녕하세요. 저 나문희예요. 노래를 하려고 무대에 선 거는 처음인가 봐요. 지금 많이 떨리고 걱정이 되는데 이걸 다 재미로 삼아서 행복하게 하겠습니다.” 무대 위 노래에 앞서 전한 나문희의 인사말이다. 큐사인이 떨어지고 잠시 정적이 흐르자 살짝 긴장한 듯한 그녀는 마이크를 한 손으로 잡았다가 뒷짐을 졌다가 다시 차렷 자세로 노래하는 자세를 고친다. 드디어 음악이 흐르자 손바닥을 편 상태에서 손을 위아래로 조금씩 흔들더니 극중에서 대사를 읊듯 차분하게 한 음절씩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사진=JTBC ‘뜨거운씽어즈’​ 캡처


 

“쓸쓸하던 그 골목을 당신은 기억하십니까. 지금도 난 기억합니다.” 가사에 마음을 담아 한 음 한 음 노래에 담겨진 이야기를 담백하게 꾹꾹 눌러 담는 나문희. 그녀가 부르는 노래의 첫 소절에 나도 무르게 눈물이 툭 떨어졌다. 알 수 없는, 이유 모를 감정이었다. 신기한 건 나뿐이 아닌 그 무대를 바라보고 있는 화면 속 합창단 멤버 전원 모두가 눈물을 여기저기 훔치기 시작한 것. 사전 동영상을 유튜브로 확인한 40만 명의 사람들도 엇비슷한 반응이었고, 본방을 확인한 많은 이들도 나문희의 이 노래에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는 반응 일색이다.

 

나문희가 선보인 ‘나의 옛날이야기’는 대단한 기교도 파워풀한 가창력의 무대도 아니었다. 심지어 박자도 약간 엇박으로 아슬하게 느껴졌던 순간까지 있는 그런 아마추어의 노래 무대. 그런데 그 무대에 왜 사람들은 ‘나도 모르겠는 눈물’을 흘리게 된 걸까. 무엇보다 그녀가 연기를 오래해 온 관록의 배우이기에 남다른 노래 표현력에 마음이 움직인 것이겠으나, 가장 큰 이유는 무대에 서기 전 “행복하게 하겠습니다”라고 수줍게 표현한 나문희의 마음이 노래에도 그대로 전해진 까닭이 아닐까 싶다.

 

사진=JTBC ‘뜨거운씽어즈’​ 캡처

 

무대에 서기 전 나문희는 제작진과의 사전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노래라는 건 내 분야가 아니다 보니까 늘 상당히 행복해 보였어. (출연 요청이 왔을 때), 행복해지고 싶어서 한다고 했어.” 너무나 순수하게, “행복해 지고 싶어서 한다고 했어”라는 나문희의 말이 참으로 신선하게 다가왔다. 나이 여든이 넘은 원로급 여배우가 “행복해 지고 싶어서” 노래 렛슨을 지독하게 받고, 노래가 말하는 가사의 의미 전달에 마음을 다했다는 것 자체에 마음이 뭉클해 졌달까.

 

세월이 관통하는 듯한 애틋함이 담백하게 담긴, 배우 나문희의 행복 가득한 노래를 들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과연, 우리의 삶 속에서 진짜 행복해 지고 싶어서 하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이 질문에 곧바로 대답할 수 있는 이들은 또 얼마나 될까.

 

행복은커녕 사는 것 자체가 버겁고 힘들다고? 당신과 다를 바 없이 나 역시 그렇다. 그렇다면 우선 ‘나는 어떤 때 행복해 지는 사람일까’부터 먼저 생각해 보면 어떨까. 일상 속에서 작게나마 행복해 지는 당신만의 행복한 순간을 집중해서 탐색해 봐라. 그것이 찾아진다면 당신도 배우 나문희처럼 “행복해 지고 싶어서” 무언가를 새롭게 도전하거나 배우면서, 혹은 당신만이 생각하는 행복한 삶의 리추얼로 행복을 적극적으로 향유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시작을 맞이할 수 있다. “행복해 지고 싶다”면 “행복해 지고 싶은” 내 마음이 원하는 걸 먼저 찾아보자. 그게 먼저다.

 

필자 김수연은?

영화전문지, 패션지, 라이프스타일지 등, 다양한 매거진에서 취재하고 인터뷰하며 글밥 먹고 살았다. 지금은 친환경 코스메틱&세제 브랜드 ‘베베스킨’ ‘뷰가닉’ ‘바즐’의 홍보 마케팅을 하며 생전 생각도 못했던 ‘에코 클린 라이프’ 마케팅을 하며 산다. ​

김수연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라떼부장에 고함] 소설가 김영하의 최선을 다 하지 않을 삶의 이유
· [라떼 부장에 고함] 배우 문소리처럼 후배에게 '쿨내' 나게 조언하기
· [라떼부장에 고함] 언니가 없었던 언니, 엄정화에게 배우는 '진짜 언니' 되는 법
· [라떼부장에 고함] '츤데레' 김구라처럼 Z세대와 시크하게 소통하는 법
· [라떼부장에 고함] 가수 비 '정지훈'처럼 정상에서 즐겁게 하강하는 법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