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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팽나무 아래 수백만 송이 수국이 수국수국, 신안 도초도

섬 알리려 심은 팽나무·수국이 빚은 환상적 풍광…영화 '자산어보' 초가집 세트장도 관광명소로

2022.06.15(Wed) 12:41:09

[비즈한국] 해마다 여름이면 온통 수국으로 물드는 섬이 있다. 전라남도 신안의 아름다운 섬 도초도가 그곳이다. 이름처럼 풀과 나무가 푸르른 섬에 축구장 170개가 들어갈 만한 수국공원을 조성한 것이 지난 2019년. 여기에 다양한 종류의 수국 수십만 그루를 심어 놓으니 저마다 예쁜 색깔을 뽐내는 수국 수백만 송이가 장관을 이룬다. 

 

도초도에는 축구장 170개가 들어갈 만한 수국공원과 팽나무 숲길이 환상적인 풍광을 만들어낸다. 사진=신안군청 제공

 

#수국과 팽나무가 바꾼 섬

 

‘천사섬’ 신안에는 실제로 1000개가 넘는 섬이 있다. 그 중에는 홍도와 흑산도처럼 육지에서 멀지만 아름다운 풍광으로 유명한 섬도 있고, 증도나 암태도, 자은도처럼 육지와 다리로 연결되어 가기 편한 섬도 있다. 신안에서 제법 큰 섬에 속하는 도초도는 육지에서 그리 멀지 않지만 아직 다리로 이어지진 않았다. 거기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하는 시목해수욕장을 빼고는 알려진 관광지가 없어 신안의 섬들 중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편은 아니다. 

 

그랬던 도초도가 몇 해 전부터 신안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도약 중이다. 시작은 3년 전 문을 연 수국공원이었다. 지자체와 도민이 머리를 맞대고 섬을 바꿀 상징으로 수국을 선택한 것이다. 2005년에 폐교된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약 1만 2000여 제곱미터의 너른 부지에 산수국, 나무수국, 불두화 등 10여 종의 수국 14만여 주를 심었다. 그해 열린 첫 수국축제에는 2만여 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가면서 도초도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2005년에 폐교된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약 1만 2000여 제곱미터의 너른 부지에 산수국, 나무수국, 불두화 등 10여 종의 수국 14만여 주를 심었다. 사진=신안군청 제공

 

수국의 뒤를 이은 건 팽나무였다. 신안군의 보호수 가운데 80%를 차지하는 팽나무를 옮겨 심어 팽나무 숲길을 만들자는 계획이었다. 이렇게 ‘팽나무 십리길’을 만들고 ‘환상의 정원’이란 멋진 이름도 붙였다. 그런데 도초도 환상의 정원 팽나무들은 대부분 신안이 아닌 곳에서 왔다. 논밭 한가운데나 수로둑에 자리 잡아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팽나무들을 기증받은 것이다. 멀리 타향에서 이사 온 팽나무들을 저마다 고향을 알리는 이름표를 달고 있다. 

 

이렇게 이사 온 팽나무로 숲길을 만들고 그 아래에는 수국을 심었더니, 정말 환상적인 풍경이 연출되었다. 환상의 정원은 2021년 산림청이 주관하는 ‘녹색 도시 우수 사례 공모전’ 가로수 부분에서 상을 받았다. 배를 타고 도초항에 내린 관광객들은 수로를 따라 이어진 팽나무 십리길을 걷다가 수국공원에 이른다. 수국이 융단처럼 깔린 호젓한 길을 걷다 보면 수백만 송이 수국을 만나 되는 것이다. 

 

논밭 한가운데나 수로둑에 자리 잡아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팽나무들은 도초도에 와서 명물이 되었다. 멀리 타향에서 이사 온 팽나무들을 저마다 고향을 알리는 이름표를 달고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영화 ‘자산어보’ 속 바로 그곳 

 

도초도를 대표하는 관광자원이 수국과 팽나무만 있는 건 아니다. 2021년 개봉한 영화 ‘자산어보’의 촬영 세트장이 그대로 남아 영화 팬들을 맞이한다. 수묵화 같은 흑백 화면이 인상적인 ‘자산어보’는 조선 후기 정약용의 형 정약전이 흑산도 유배 시절 쓴 어류학서다. 영화는 흑산도로 유배 온 정약전이 백성들의 삶에 눈을 뜨고 유학책이 아니라 어류학서를 쓰게 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영화 ‘자산어보’의 초가집 세트장에서 바라본 풍경. 앞뒤가 뚫린 마루로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 그림처럼 보인다. 사진=구완회 제공

 

영화의 주무대는 정약전이 살던 초가집인데, 흑산도가 아니라 도초도에 세트장을 짓고 촬영했다. 앞뒤가 뚫린 마루로 멀리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환상적인 풍경이 그림처럼 보이는 장면이 입소문을 타면서 자선어보 세트장은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었다. 여전히 영화 속 모습 그대인 초가집 앞에는 영화 속 장면들이 흑백 사진으로 보인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마루에 걸터앉아 멀리 바다를 보는 경험은 놓치지 마시길. 

 

도초도까지 왔다면 시목해수욕장을 빼놓을 수 없다. 뒤로는 산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앞으로는 옥빛 바다 사이로 금빛 모래가 2.5km나 이어지는 풍경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한여름에도 한가롭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건 덤이다. 그림 같은 다도해 섬들이 천연 방파제가 되어준 덕분에 잔잔한 물에서 해수욕을 즐기기 알맞다. 바다바람을 막기 위해 조성한 해송 숲 사이 산책로도 좋다. 솔숲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야영장이 있는데, 오토캠핑도 가능하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시목해수욕장. 뒤로 산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앞으로는 옥빛 바다 사이로 금빛 모래가 2.5km나 이어진다. 한여름에도 한가롭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사진=신안군청 제공

 

<여행정보>


도초 수곡공원

△주소: 전남 신안군 도초면 지남리 일대

△문의: 061-240-4007(도초면사무소)

△이용시간: 상시, 연중무휴

 

환상의 정원

△주소: 전남 신안군 도초면 발매리 일대

△문의: 061-240-4007(도초면사무소)

△이용시간: 상시, 연중무휴

 

자산어보 촬영지

△주소: 전남 신안군 도초면 발매리 1356

△문의: 061-240-4007(도초면사무소)

△이용시간: 상시, 연중무휴

 

시목해수욕장

△주소: 전남 신안군 도초면 오류리 116-1

△문의: 061-240-4007(도초면사무소)

△이용시간: 상시, 연중무휴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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