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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붐 타고 기업가치 1조 원 전망…두산로보틱스, IPO 대어 '기대감'

연내 데뷔 목표로 상장절차 본격 돌입…북미·유럽 등 해외시장 성장 확대 과제

2023.03.16(Thu) 17:57:26

[비즈한국] 국내 협동로봇 시장 1위의 두산로보틱스가 연내 증시 데뷔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신사업인데, 올 들어 로봇주가 주식시장의 핵심 테마로 떠오르는 등 시장의 관심도가 높아져 상장 적기라는 평가다. 기업가치도 조 단위로 평가 받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출발한 두산로보틱스가 앞으로 유의미한 점유율 확대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국내 협동로봇 시장 선두두자 두산로보틱스가 연내 IPO에 나선다.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 분당 두산타워 전경. 사진=박은숙 기자


#두산그룹 핵심 신사업 ‘협동로봇’, 독립 시작한다

 

두산로보틱스가 최근 IPO 주관사 5곳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두 곳이고 KB증권, NH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도 공동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제안서를 받은 국내 주요 증권사가 사실상 모두 주관사단으로 선정됐다. 두산로보틱스는 연내 상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2월 말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는데 약 일주일 만인 3월 7일 증권사 대상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주관사 선정 작업을 완료했다.

 

2015년 설립된 두산로보틱스는 세계에서 협동로봇 최다 라인업을 보유한 기업이다. 두산그룹 특수목적법인(SPC)인 DIP홀딩스의 완전자회사로 시작해 현재는 사업형 지주사인 (주)두산이 지분 90.9%를 보유하고 있다. 두산이 그동안 기계 제어 기술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접목해 2018년 독자 기술로 제품을 양산하기 시작한 후 빠르게 국내 1위 사업자의 자리에 올랐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5위 규모지만 점유율은 5% 수준으로 아직까지는 영향력이 크지 않다.

  

서울 중구 두타몰에 마련된 두산로보틱스 로봇카페. 사진=강은경 기자


적자가 계속되고 있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실적면에서 선방하고 있다. 기존의 공장 머신 텐딩, 용접 분야에서 나아가 물류, 커피, 치킨 등 서비스 어플리케이션으로 사업 영역을 다양화한 전략이 통했다. 두산그룹 내부에서는 “로보틱스가 연구 개발 인력 확보에 매우 적극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사업 개시 후 꾸준히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데, 2021년 매출은 약 370억 원으로 2020년 202억 원보다 83% 증가했다. 2022년 매출은 450억 원으로, 올해는 700억 원 이상의 매출이 전망된다. 매년 최소 30%의 성장세가 이어졌다. 영업손실도 2020년 139억 원에서 2021년 71억 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로봇주 ‘붐’ 속에서 기업가치 1조 원 전망  

 

협동로봇은 ‘인간 노동자’와 같은 작업공간에서 일하도록 설계된 로봇이다. 자동차 공장처럼 산업계에서 주로 활용하던 로봇을 일상으로 가져온 개념으로, 공장 설비에 비해 조작이 쉽고 규모도 작다.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담거나 커피숍에서 커피를 내려주는 식이다.

 

인구가 감소하고 인건비는 상승하는 노동시장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 비교적 세밀한 작업에 활용 가능한 로봇의 수요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서 발표한 ‘ASTI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1년 1조 6230억 원 규모였던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은 올해 2조 3263억 원까지 증가해 규모가 43.5% 커졌다. 2025년에는 약 6조 9000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봇 산업은 노동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 영향으로 최근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며 “전통 산업용 로봇을 비롯해 차세대 산업용 로봇인 협동 로봇과 물류 로봇 및 F&B 로봇을 중심으로 수요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68회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2023’에서 예비 창업자들이 치킨 조리 로봇 시연을 보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이 같은 장밋빛 시장 전망에 국내에서는 현대(현대로보틱스), 한화(한화정밀기계) 같은 대기업과 더불어 레인보우로보틱스, 뉴로메카 등 다양한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도 로봇 사업 투자를 본격화하는 상황이다. 투자업계가 두산로보틱스를 ‘1조 원 대어’로 예측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 로봇 관련 주식 가운데 최초로 시가총액 1조 원을 넘어선 코스닥 상장사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가 590억 원을 투자한 소식이 알려진 후 주가가 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월 16일 기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시가총액은 2조 1400억 원을 기록했다. 

 

두산로보틱스의 상장은 올해 IPO 시장​에서 최대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최근 IPO 대형주 부진 등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하더라도 최소 1조 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한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난해 매출이 두산로보틱스의 30% 수준인 130억 원가량이니, 이를 고려하면 두산로보틱스는 상장할 때 최소 1조 원 이상으로 평가 받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유안타증권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해 두산로보틱스의 가치를 9800억 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2년 전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와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400억 원의 지분투자를 유치할 당시 평가 받았던 4000억 원 수준에 비하면 두 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상장 방식에도 관심이 쏠린다. 두산로보틱스 측은 1조 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희망하며 공모를 통해 2000억 원가량을 조달하고자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 추정 실적을 활용한 특례 상장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레인보우로보틱스도 2021년 성장성 추천 트랙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레인보우 대비 3배 높은 매출과 글로벌 시장의 점유율 및 해외 레퍼런스 등을 감안하면 공모가 1조 원은 상당히 보수적”이라고 밝혔다. 아직은 부정적인 IPO 시장의 투자 심리와 상장 후 안정적인 주가 관리를 위한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사진=두산로보틱스 제공


단숨에 두산그룹의 효자 자회사로 급부상한 두산로보틱스에게도 풀어야 할 과제는 있다. 선두주자들이 점유한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 두드러지는 성장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이다. 북미는 자동차에서 제조업까지 기존 수요층과 잠재고객의 원천으로 꼽힌다. 두산로보틱스는 해외 영업망 늘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북미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올 하반기 유럽 법인을 새로 설립할 계획이다.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해 2022년 대비 30% 이상 실적을 성장시킨다는 목표도 세웠다. 

 

두산로보틱스는 오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정관 정비 등 IPO 제반 작업에 나선다. 올해 1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지정감사를 받은 뒤, 4분기에 공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협동로봇 제조기업들은 적극적인 R&D, 신규 고객 발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활로를 넓혀 장기적인 사업 성공을 이끌어내려는 것”이라며 “두산로보틱스는 국내 1위이지만 글로벌에선 후발 주자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업계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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