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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가 보험료 내고 시민이 보상 받는 '시민안전보험', 알고 계셨어요?

자연재해·화재·교통사고 때 보험금 지급…3년간 보상 195건 불과, 인지도 높일 방안 필요

2023.07.07(Fri) 10:28:23

[비즈한국] 지난 6월 28일 서울시는 ‘두 마리 토끼 한 번에 잡는다’며 지하철 발 빠짐 예방과 시민안전보험을 홍보한다고 밝혔다. 지하철 승차 시 발 빠짐 안전구역을 밟으라는 홍보 포스터에 시민안전보험 홍보 내용을 같이 넣은 것이다. 시민안전보험과 발 빠짐 사고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지난 6월부터 서울시는 지하철에 발 빠짐 사고와 시민안전보험을 함께 광고하고 있다. 사진=서울특별시


시민안전보험은 서울시가 지난 2020년부터 가입한 지자체 단위의 안전보험이다. 지자체가 민간 보험사에 보험료를 납부하고 주민이 혜택을 보는 구조다. 해당 지자체에 주소를 둔 모든 주민은 일상생활에서 사고를 당했을 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서울시는 올해 20억가량의 보험료를 납부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안전보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얼마 전부터 지하철에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2020년부터 가입했다. 시민들이 예상치 못한 사고나 재난 등을 당했을 때 도움을 줄 방법을 고민하다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올해 보장 항목에 사회재난 사망 등을 추가했는데, 사망뿐 아니라 후유장해, 스쿨존·실버존 교통사고 등도 보장 항목이다. 

 

서울시 인구 942만 명이 모두 시민안전보험에 가입된 셈이다. 가입 규모가 크고 보장범위가 넓지만, 이에 비해 ‘시민안전보험’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는 시민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민들이 지난 3년간 보험금을 받은 건수는 195건에 불가하다. 올해 5월까지는 30건 수준이다.

 

안전보험은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가입하고 있지만, 정작 혜택을 보는 시민은 적다. 매년 보장항목과 보험료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여전히 인지도가 낮아 지자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비즈한국이 전국 지자체의 시민안전보험 현황을 짚어봤다. 

 

#2015년 충남 논산시에서 처음 시작…전국 지자체 대부분 가입 

 

시민안전보험은 자연재해, 사회재난으로 인한 생명과 신체 피해를 보상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여겨진다. 지자체 자율적으로 가입하지만 시민안전보험 제도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시민안전보험은 지난 2015년 충청남도 논산시에서 처음 시작했다. 당시 시민안전보험을 처음 추진한 정재만 논산시청 주무관은 “당시 논산시가 전국 지역안전지수 평가에 취약하다는 평가가 계속 나왔다. 낙후지역 등 재난에 취약한 곳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포괄적으로 시민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보장 받을 수 있는 보험이라는 아이디어를 내 시작하게 됐다. 보험사에 제안해, 화재나 폭발 등 사고가 났을 때 어느 정도 피해가 나오는지 추산을 해 보험 단가를 결정했다. 처음에는 보험료 3000만 원 정도​로 시작했다. 최근에는 자전거 보험이나 농기계 보험 등도 항목에 추가되고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정재만 주무관이 시작한 시민안전보험은 전국 지자체로 확대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241개의 지자체가 시민안전보험에 가입했다. 용인시와 당진시를 제외하고 사실상 모든 지자체가 가입한 것.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용인시와 당진시 역시 2024년 가입을 목표로 근거 조례 등을 마련하는 중이다.

 

2023년 기준 시민안전보험 가입 지자체는 241​개다. 시·도 가입을 통해 혜택 받는 기초자치단체는 보험 가입으로 간주했다. 자료=행정안전부

 

시민안전보험의 보장항목은 36개로 자연재해, 화재, 대중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피해다. 물론 지자체마다 항목과 예산은 다르다. 지자체 특성에 맞게 농기계 사고 상해·후유장해, 야생동물피해 보상사망, 온열질환진단비 등이 포함된 경우도 있다. 

 

시민안전보험의 보장 항목은 주로 사망사고이지만 후유장해, 치료비, 진단비, 피해보상금 등으로 항목이 늘어나고 있다. 스쿨존 교통사고로 보상을 받기도 한다. 보상 금액은 10만~2000만 원 선으로 항목별로 다르지만, 개인 보험이나 정부에서 지급하는 재난지원금 등과 중복해 받을 수도 있다. 항목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22년 이태원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하자 올해 1월 행정안전부는 ‘사회재난 사망’을 특약으로 추가하도록 전국 지자체에 권고했다.

 

그러나 실효성 논란이 계속 이어졌다. 지난 2021년 7월 시민안전보험의 실효성이 적다는 비판이 나오자, 행정안전부는 “시민안전보험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다각도의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보다 많은 국민이 시민안전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홍보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2년 국정감사에서 용혜인 의원(기본소득당)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시민안전보험 운영 현황을 전수 분석한 결과, 주민이 시민안전보험을 청구한 건은 1만 679건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지급이 확정된 건은 9813건이었다”며 “국민이 필요한 상황에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각 지자체가 적극적인 홍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장 항목은 늘어나지만 수혜율 낮아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시민안전보험 가입 지자체는 2019년 36개, 2020년 116개, 2021년 196개, 2022년 237개, 2023년 241개로 4년 만에 대폭 증가했다. 행정안전부는 2021년부터 운영효율 추진방안을 제작해 전국 지자체에 안내하고, 가입을 권고하고 있다. 

 

가입 규모가 커지고 보장항목이 늘어나면서 보험료도 증가했다. 시 차원에서 시민안전보험에 가입한 세종시 관계자는 “올해 6000만 원 수준으로 가입했는데, 1억 원을 추경 예산으로 편성해 보험료를 ​1억 6000만 원 정도로 ​올리려고 한다. 보장을 더 늘리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부산시 관계자 역시 “작년에는 보험료가 2억 4700만 원 정도였는데, 수혜율이 113.2%가 돼 올해는 보장항목과 보장금액을 늘렸다. 보험료는 7억 9000만 원 정도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인지도가 낮고, 지자체 예산에 따라 보장 수준이 상이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전국에서 시민이 지급받은 보험금은 2019년 18억 600만 원, 2020년 84억 5500만 원, 2021년 116억 2700만 원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 보험사 손해율(보험금/보험료) 역시 2019년 20%, 2020년 54%, 2021년 57% 수준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업계에서 보는 적정 손해율이 80% 내외임을 고려하면 지급률은 여전히 저조한 편이다. 시민안전보험의 인지도 자체가 낮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행정안전부는 홍보를 강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사망 신고 시 시민안전보험을 안내하거나 정부24, 카카오톡에 이를 홍보하는 식이다. 지자체에서도 홍보를 늘리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소방본부와 협업해 현장에서 안내를 하거나 SN S등을 이용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고영상 등을 제작해 송출하는 지자체도 있다. 

 

시민안전보험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지적이 나오자 행정안전부는 카카오톡에 이를 안내하는 등 홍보를 늘리고 있다. 사진=카카오톡 캡처

 

현재로선 시민안전보험 인지도를 올리는 게 당면 과제지만, 일부 지자체에선 비용 부담을 호소한다. 시민안전보험은 100%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된다. 일각에선 지자체별로 따로 가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일괄 가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자체 관계자 A 씨는 “재원이 많은 지자체는 항목을 많이 보장하고 보상금도 높게 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지자체는 상황이 힘들다. 또 농촌일수록 안전지수가 낮은데, 오히려 예산이 없어 보장 항목이 적은 경우도 있다. 사실상 행정안전부에서 관할하고 있다고 해도 무관한 제도인 만큼,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효성 비판이 나오는 또 다른 이유는 중복 보장이다. 광역자치단체(특별시·광역시·도)와 기초자치단체(시·군·구)의 가입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중복 항목이 생기기 때문이다. 보험금 지급도 중복된다. 앞서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가 모두 가입한 경우 보상 항목을 다르게 하도록 안내한다. 보험료 국비 지원은 고려하지 않는다. 국비 지원금이 생기게 되면 국가에서 지급하는 재난 지원금과 중복 수혜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안전보험 사업을 맡고 있는 전국의 지자체 관계자들은 제도에 대한 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자체 관계자 B 씨는 “지급률이 높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사망사고가 많았다는 뜻이니, 좋은 건 아니다. 최소한의 대비책으로 운영하는 만큼 지급률을 실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그래도 최근에는 문의가 많이 증가했다. 얼마 전 행안부와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지자체 관계자들이 모여 논의했는데, 중앙정부에서도 재원 배분 방식이나 가입 방식 등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지자체 관계자 C 씨는 “지자체별 편차를 둘 게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에서 정부 보험으로 가져가는 게 필요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는 나온다. 장기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D 씨는 “지역별로 문제가 되는 상황이 상이하기 때문에 이런 관점에선 차별화가 필요하지만, 어떤 지역 주민은 수혜를 못 받고, 같은 상해라도 보상금을 다르게 받는 등의 격차는 없앨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안전보험이 확산된 지 3년이 지났는데, 제도에 대한 통합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홍보 역시 알릴 수 있는 방안을 더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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