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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보다 하이닉스" 고교 입시까지 번진 '하닉고시' 열풍

학원가·서점선 SKCT 교재·강좌 판매 상위권…대학 계약학과 넘어 마이스터고까지 관심

2026.06.26(Fri) 15:35:07

[비즈한국] 중학교 3학년 김 아무개 군은 지난달 부모님과 함께 반도체마이스터고 입학설명회를 찾았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쉽지 않은 만큼, 반도체 분야를 일찍 배우고 졸업 후 곧바로 취업할 수 있는 특성화고가 더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김 군은 최근 새로 문을 여는 학교가 늘고, 지역별로 취업 실적과 연계 기업에도 차이가 있어 어느 학교에 지원할지 고민하고 있다.

 

제27회 반도체 대전에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에서 HBM 홍보영상이 나오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하이닉스 학력 조건 폐지 후 취업 준비 시장 들썩

 

SK하이닉스가 지난 17일 신입사원 수시채용에서 학력 자격 요건을 전면 폐지하자 취업 시장에서 이른바 ‘하닉고시’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반도체 호황과 고액 성과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데다 학력과 관계없이 지원할 길까지 열렸기 때문이다. 대학 진학 대신 반도체 분야 취업을 목표로 마이스터고 진학을 고민하는 학생까지 나타나면서 열기는 입시 현장으로도 번지는 모습이다.

 

26일 서점 업계에 따르면 SK 종합역량검사 SKCT(SK Competency Test) 대비 교재는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의 취업 수험서 판매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다. 필기 전형을 준비하려는 지원자가 몰리면서 관련 교재 수요도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예스24에서는 에듀윌이 출간한 SKCT 대비 교재가 e북과 수험서·자격증 분야에서 주간 종합 베스트 1위에 올랐다. 교보문고에서는 해커스의 SK 종합역량검사 통합 기본서가 취업·수험서 분야 일간 베스트 1위를 차지했고, 렛유인에듀의 SKCT 통합 기본서가 뒤를 이었다.

 

교육 업계도 채용 수요를 겨냥한 강좌를 잇달아 내놓았다. 해커스는 지난 4월 ‘SK하이닉스 단기합격반’ 강좌를 열었다. 수강료는 15만 9000원으로, SK하이닉스 기업 분석과 직무별 취업 전략을 비롯해 자기소개서 작성, 반도체 직무 교육, SKCT 대비, 이미지메이킹과 말하기 훈련, 1분 자기소개와 최종면접 대비까지 포함됐다. 취업동스쿨 역시 SKCT 대비를 위한 단기 강좌를 이달 선보였다.

 

SKCT 통합 기본서가 ​예스24 e북 종합 베스트에 올랐다. 사진=예스24 홈페이지 캡처

 

#“계약학과·반도체고 갈래요” 마이스터고 입시설명회 북적

 

반도체 기업의 인기는 대학 입시에서도 확인된다. 2026학년도 수시모집에서 SK하이닉스와 채용 연계 협약을 맺은 고려대·서강대·한양대 반도체 계약학과에는 총 2478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30.98 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38.7% 증가한 수치다. 

 

정시에서도 SK하이닉스 계약학과의 합격점수는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98점,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97점으로 서울대 자연계 일반학과 평균인 95.8점보다 높다. 취업이 보장되는 계약학과가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선택지로 자리 잡으면서, 대학 간판보다 졸업 이후의 진로를 우선하는 흐름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반도체마이스터고도 학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다. 현재 충북·대구·충남·경북 등에서 반도체마이스터고가 운영되고 있으며 경기 용인에서도 내년 3월 도내 첫 반도체 특화 마이스터고인 용인반도체고등학교가 문을 연다. 서울반도체고등학교 역시 내년 개교 예정이다.

 

경북 경주시 한국반도체마이스터고가 지난 20일 개최한 입학설명회는 중학생과 학부모가 몰리면서 신청이 빠르게 마감됐다. 학교 측은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다음달 열리는 3차 설명회 일정까지 조기 마감됐다”며 오는 9월 열리는 4차 설명회 일정을 별도로 안내했다.

 

국내 반도체 고등학교 현황. 그래픽=윤채현 기자

 

#학력 장벽 낮아졌지만 시험 경쟁 더 치열해질 수도

 

SK하이닉스가 올해 채용부터 학력 제한을 폐지하면서 지원자층은 크게 넓어질 전망이다. 회사는 기존 채용 공고에 명시했던 4년제 대학 학사 학위 이상 등의 조건을 삭제하고 직무 경험과 역량, 성장 가능성, 기업문화 적합성 등을 중심으로 지원자를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취업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를 향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잡코리아 ‘2026 기업 선호도 리포트’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구직자들이 가장 출근하고 싶은 기업 1위에 선정됐다. 삼성전자, 네이버, 토스, 현대자동차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학력 제한 폐지가 곧 채용 문턱의 완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지원 가능 대상이 넓어진 만큼 지원자가 늘어나면 SKCT와 직무 면접 등 후속 전형의 경쟁은 오히려 치열해질 수 있어서다. 학력 중심 채용이 직무 역량 중심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사교육과 시험 준비 부담이 새로운 진입 장벽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채현 기자

cogusz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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