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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금 떼일까 불안" 서울 빌라 월세 '역대 최다' 기록

올 1~10월 5만여 건, 2011년 이후 최다…"전세대출 이자 부담과 역전세·전세사기 영향"

2023.12.08(Fri) 16:54:44

[비즈한국] 전세사기와 역전세난으로 전세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서울 빌라 월세 거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 배경에는 금리 인상에 따른 전세 대출 이자 부담과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시내 다세대·연립주택(빌라)이 밀집한 지역 모습으로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최준필 기자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이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10월 서울 빌라(다세대·연립주택) 월세 거래는 5만 1984건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1년(1~10월 기준) 이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내림세를 보이던 서울 빌라 월세 거래량은 2019년 2만 6529건으로 반등해 2020년 2만 8043건, 2021년 3만 5688건, 2022년 4만 6994건으로 상승세다. 반면 올해 전세 거래는 5만 9456건으로 역대 최대였던 전년(1~10월) 대비 22% 줄었다.

 

시장에서 느껴지는 월세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10월 서울 빌라 월세 수급동향지수는 95.6로 2021년 8월(104.9)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던 올해 3월(92.9) 대비 2.7포인트 상승했다. 수급동향지수는 한국부동산원 전문조사자가 실거래가와 매물, 시세, 중개업소 의견 등을 종합해 수급 동향을 수치화한 지수다. 0부터 200 사이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많다. 

 

아이러니하게도 서울 빌라 전세 시세는 하락 추세다. 같은 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 올해 10월 서울 빌라 전세값은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5.07% 떨어졌다. 상승세를 이어오던 서울 빌라 전세가격은 지난해 8월 하락 전환해 하락세를 이어오다 올 8월부터 정체 상태다. 올해 갱신 계약을 맺은 세입자들의 이전 계약일인 2년 전 10월과 비교했을 때 서울 빌라 전세가는 5.26%가량 하락했다. 

 

빌라 전세 가격이 내리면서 전세 임대차계약을 감액 갱신한 사례도 늘었다. 비즈한국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누적 기준 서울에서 빌라 전세 임대차계약을 갱신한 세입자 1만 3030가구 중 2677가구(21%)는 이전보다 보증금을 감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 빌라의 전세 감액 갱신 사례가 140건으로 전체 1% 수준에 그친 것에 비하면 급증한 것이다. 

 

빌라 월세 거래 증가는 금리 인상에 따른 전세 대출 이자 부담, 전세사기와 역전세난으로 인한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 자료에 따르면 ​10월 시중은행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4.28%로 전월 대비 0.1p% 증가했다. 올해 1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5%로 인상된 이후 시중은행 대출 금리는 고금리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올해(10월 누적 기준) 보증금 미반환으로 발생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사고금액은 3조 5565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사고금액(1조 1726억 원)의 3배 수준에 육박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빌라 전세 거래가 급감했다. 빌라 전세 수요가 빌라 준전세나 아파트 전세로 옮겨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강서구 개업 공인중개사는 “전세대출 이자가 오르면서 월세 선호가 두드러진 데다, 계약 만기 때 보증금 시세가 기존보다 떨어진 경우 차액을 월세로 돌리는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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