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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파이낸스 '0.6% 현금변제안' 자진철회…피해자들 "책임 규명 시작"

724억 원대 미정산 사태 뒤 회생절차 폐지…피해자연대, 자산 추적·형사 고소로 압박

2026.04.06(Mon) 17:08:57

[비즈한국]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발생했던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업체 크로스파이낸스코리아의 회생절차가 폐지된 가운데, 피해자연대가 책임 규명을 강조하고 나섰다. 크로스파이낸스 피해자연대는 최근 회생폐지에 대한 입장을 내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업체 크로스파이낸스코리아는 2024년 8월 724억 원대 미정산 사태가 발생해 회생절차를 밟았다. 사진=크로스파이낸스코리아 제공

 

크로스파이낸스는 한국거래소 자회사 코스콤의 1호 사내벤처인 한국어음중개에서 출발한 회사다. 2021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로 정식 등록하면서 현재의 사명으로 바꿨다. 크로스파이낸스는 소상공인 신용카드 매출 채권을 담보로 한 대출 상품인 ‘​카드 매출 선정산 상품’​을 주로 취급했다. 크로스파이낸스의 피해 규모가 컸던 건 한국거래소 자회사가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다. 주요 상품인 카드 매출 선정산 상품이 비교적 안전하다는 인식이 컸던 탓도 있었다. ​

 

문제가 된 크로스파이낸스 사태는 이 '카드 매출 선정산' 상품에서 발생했다. 투자자들은 카드 결제로 발생할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상품인 만큼 비교적 안전하다고 보고 자금을 넣었지만, 실제로는 대출 구조에 관여한 업체들이 가짜 매출채권을 담보로 제공하고 정산 대금까지 빼돌린 정황이 드러났다. 그 결과 2024년 8월 724억 원대 미정산이 발생했고, 투자자들은 원금을 대부분 돌려받지 못한 채 대규모 피해를 입었다.​ 

 

6일 크로스파이낸스코리아 피해자연대는 크로스파이낸스 회생절차 폐지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연대 측은 “회생절차 폐지는 끝이 아닌 본격적인 책임 규명의 시작이다. 법원의 결정으로 사태의 본질이 명확해졌다”며 “플랫폼 신뢰를 붕괴한 주체들이 은닉한 자산의 행방을 1원까지 추적할 것이며,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크로스파이낸스는 미정산 사태 발생 이후 인가 전 M&A 방식으로 회생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관계인집회를 앞두고는 “개인 채권자의 동의를 받는 것이 어렵다”며 자발적으로 회생계획안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서울회생법원은 3월 16일 크로스파이낸스의 회생절차를 폐지했다.

 

피해자들은 “크로스파이낸스가 제시한 회생계획안이 동의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말 크로스파이낸스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의 채무 변제 방안을 확인한 결과, 피해자들이 받을 수 있는 현금은 고작 0.6%에 그쳤다. 채권의 99.4%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0.6%만 현금으로 지급해 채권 대부분을 신주로 바꾸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피해자 A 씨는 “만일 피해 금액이 4000만 원이라면 현금으로 돌려받는 건 23만 원 수준”이라며 “소송 비용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책임지고 피해를 복구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출자전환을 통해 채권이 주식으로 바뀌면 채권자에게는 사실상 손해다.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발행 계획에는 신주를 모두 인수 예정자가 가져가고, 출자전환으로 발행할 신주와 기존 주주가 가지고 있던 주식은 전부 무상소각하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인수 예정자가 M&A 후 지분을 모두 가져가는 구조다.

 

크로스파이낸스의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된 업체의 정체가 불분명하다는 것도 문제였다. 인수예정 업체는 매출은 적으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곳으로, 온투업 라이선스 확보를 위해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선 피해자 A 씨는 “전자상거래 업체라고 하지만 회사 영업 활동이나 소재지를 확인하기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피해자연대는 미정산 사태가 발생한 데 크로스파이낸스의 책임이 크다고 강조했다. 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PG사)였던 루멘페이먼츠가 정산 대금을 가로챈 것이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긴 하나, P2P 업체로부터 대출금을 받는 선정산업체와 대출금을 변제하는 2차 PG사(루멘페이먼츠)가 같은 업체라는 점, 이들이 가짜 카드 매출 채권을 만들어 대출 담보로 제공한 점 등을 크로스파이낸스가 알 수 있었음에도 무리하게 대출을 취급했다는 것이다.

 

크로스파이낸스코리아의 주요 주주로는 자동차·반도체·전자 부품 제조 업체 인지그룹과 한국거래소 자회사 코스콤이 있다. 사진=크로스파이낸스코리아 제공

 

실제로 한 채권자가 크로스파이낸스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재판부는 크로스파이낸스에 “P2P 업체로서 피해 투자상품에 상당한 주의를 다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투자상품의 담보인 매출채권의 존재와 담보 가치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었으므로, P2P 업체로서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고 판시했다. 

 

당시 판결에 따르면 크로스파이낸스 측은 수사기관에 진술하는 과정에서 가짜 선정산업체의 대표가 루멘페이먼츠 대표와 동일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크로스파이낸스가 카드 매출 선정산대출 상품의 상환 구조와 담보 가치를 사실과 다르게 설명한 점, 채권의 매출 발생 시간이 일정한데도 의심하지 않은 점 등에서 주의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연대는 “720억 원대 미정산 사태는 단순한 기업의 경영 악화나 투자 손실이 아니다. 공인된 온투업 플랫폼의 간판을 믿고 자금을 맡긴 투자자를 상대로 발생한 금융 참사”라며 “상품의 구조적 결함과 자금 통제의 부재를 알면서도 묵인했거나 방조한 이들이 엄연히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연대 측은 크로스파이낸스를 상대로 형사 고소도 진행 중이다.

 

한편 크로스파이낸스의 주요 주주인 인지그룹과 코스콤은 지분을 손실로 인식한 상태다. 자동차·반도체·전자 부품 제조 기업인 인지그룹은 자회사 싸이맥스(28.6%), 유텍솔루션(5.01%), 인지디스플레이(5.0%)를 통해 크로스파이낸스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코스콤은 지분 32.8%를 가지고 있다. 싸이맥스와 코스콤 등은 재무제표에 크로스파이낸스의 장부금액을 0원으로 처리했다.

 

피해자연대는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을 향해 “일개 기업의 도산으로 축소하지 말라”라며 “제도권 핀테크를 향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선례로 삼아 성역 없는 조사와 엄중한 처벌을 내리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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