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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형병원 의료 공백 막겠다고 고령인구 지역 공보의 빼갔다

고령인구 상위지역 10곳 중 7곳서 차출…의료소외지역 보건소 정상 운영 어려워

2024.05.23(Thu) 17:29:26

[비즈한국] 정부는 전공의 근무지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를 주요 상급종합병원과 권역응급의료센터, 공공의료기관 등에 배치했다. 이를 두고 군과 지역의료를 등한시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고령인구가 많은 10개 지역 가운데 7곳이 공보의 파견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정부가 “의대 정원 원점 재검토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전공의의 요구 조건을 사실상 거절함에 따라 군의관과 공보의 파견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전공의 근무지 이탈에 따른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를 투입하면서 고령인구가 많은 지역이 타격을 입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내부. 사진=최준필 기자

 

#10곳 중 7곳 ‘공보의 차출’…대부분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역별 고령인구 현황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읍면동을 정리해 집계했다. 그 결과 4월 말 기준 65세 이상 인구 상위 지역 10곳은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경상남도 양산시 물금읍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1동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부산광역시 기장군 정관읍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순으로 나왔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상위 10개 지역 공보의 파견 현황. 표=김초영 기자

 

‘2024년도 공중보건의사제도 운영지침’에 따르면 경기도 일부 지역과 인구 30만 이상 소재 보건소는 공보의 배치에서 제외됐다.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은 농어촌 등 보건의료 취약지역 내 공보의 복무를 규정한다. 분만 및 응급의료 취약지역, 의약분업 예외 지역 등이 우선시되는데, 고령인구 상위 10위 지역에는 모두 공보의가 배치됐다. 이는 고령인구가 인구 30만 명 미만 지역 또는 의료취약 지역 등에 많이 거주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지역들에 근무 중인 공보의 수는 35명으로, 이 가운데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다른 의료기관에 지원을 나간 공보의는 5명이다. 전체 인원 대비 적어 보일 수 있지만, 공보의의 진료 과목이 △의과 △한의과 △치과로 나뉘어 있는 데다 지원을 나간 인력이 의과 중심인 점을 고려하면 공보의 파견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볼 수 없다. 

 

인원이 아닌 지역별로 살펴보면 이러한 점이 잘 드러난다. 고령인구 상위지역 10곳 가운데 7곳에서 공보의가 차출됐다(일부 지역은 같은 보건(지)소가 담당). 대부분 1명씩 돌아가면서 지원을 나갔고, 지원 도중 복무를 마쳐 새롭게 인력을 배정받은 곳도 있었다. 0명인 곳도 있었으며, 파견된 의료기관은 대부분 상급종합병원으로 경상남도와 부산광역시에서는 진주 경상국립대학교병원과 부산지역 대학병원 근무가 많았다.

 

이를 20개 지역으로 확대해보면 8곳으로 늘어난다. 고령인구 상위 11~20위 지역을 기준으로, 기존에 공보의 근무가 없는 서울과 경기도, 부산 일부 지역 5곳을 제외한 15곳 가운데 절반 이상인 8곳에서 공보의가 파견됐다. 근무 인원이 1명인데 파견을 나간 경우는 없었다. 다만 7명이 근무해도 파견되지 않은 경우가 있어, 근무 인원은 큰 연관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보건소·보건지소 6곳에 의과 공보의 ‘2명’

 

보건지소는 지역보건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설치할 수 있다. 보건소가 설치된 읍, 면을 제외한 곳에 1개씩 설치할 수 있는데,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여러 개의 보건지소를 통합해 설치 및 운영할 수 있다. 이 경우 공보의가 모든 보건지소에 상주하지 못하다 보니 여러 보건지소를 순회 진료하며 운영된다. 의과 공보의가 월·화에는 A 보건지소에서, 수·목·금에는 B 보건지소에서 근무하는 식이다. 

 

서울 시내 주요 대형병원인 ‘빅5’ 가운데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서 일하는 교수들이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한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로비가 한산하다. 사진=최준필 기자

 

이러한 가운데 공보의가 인근 상급병원으로 차출되면서 보건(지)소는 줄어든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건지소는 대개 공보의 1명으로 돌아가다 보니 보건지소가 아예 진료를 못 하는 상황도 생겨나고 있다.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은 군 내 보건소 1곳과 보건지소 3곳으로 운영되는데, 2명뿐인 의과 공보의 가운데 1명이 인근 의료기관에 파견을 나갔다. 현재까지 총 세 차례 지원을 나갔다고 한다. 대구광역시 달성군 화원읍은 군 내 보건소 1곳과 보건지소 6개가 있는데, 의과 담당 4명 중 2명이 인근 대학병원으로 차출됐다. 

 

여기에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잠정 폐쇄했던 보건지소 일부가 아예 문을 닫았거나, 모자보건센터 또는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으로 바뀌면서 의료환경이 빠르게 악화한 곳도 있다. 경상남도의 양산시 물금읍은 읍내 보건지소가 다른 센터로 바뀌면서 지역 주민들이 의과 진료를 받으려면 5.2km 떨어진 도보 1시간 30분 거리의 보건소로 가야 한다. 이 밖에 전공의 집단행동 직후인 2월 말부터 1차의료 담당을 위해 연장진료를 실시하던 보건소도 공보의 수가 부족해지면서 속속 연장진료를 중단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22일 기준 공보의 257명, 군의관 170명 등 총 427명이 수도권 주요 상급종합병원과 권역 응급의료센터 등에서 근무 중이다. 정부는 23일부터 신규로 군의관 120명을 주요 상급종합병원에 집중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수도권 주요 상급종합병원에 66명, 중증·응급환자를 담당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에 30명, 수련기관 등 지역별 주요 종합병원과 공공의료기관에 24명이 파견된다. 이렇게 되면 현장에 파견을 나간 공보의와 군의관은 총 547명이 된다.

김초영 기자 choyou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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