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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후 5번째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비상계엄 파장 수습 기간은?

리먼사태, 트럼프 첫 당선, 코로나, 레고랜드 때 발표…증시·환율 안정에 수개월~1년 걸렸다

2024.12.20(Fri) 14:26:47

[비즈한국] 한국은행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가 벌어진 다음 날인 12월 4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를 발표했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연 것은 2020년 3월 코로나19 여파 이후 4년 9개월 만이었고,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 발표는 2022년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2년 2개월 만이었다.

 

이복현 금감원장(왼쪽부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은이 2000년 이후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는 이번이 5번째인데, 그동안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 발표 후 환율과 증시가 안정되기까지 보통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 걸렸던 만큼 이번 비상계엄 선포로 흔들리는 금융 시장이 안정을 되찾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환율의 경우 증시보다 회복에 시간이 더 걸렸다는 점에서 1400원대 중반 고공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은은 4일 오전 9시 임시 금통위를 열고 1시간 40분 넘게 회의를 진행한 뒤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를 내놓았다. 3일 1402.9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4일 1410.1원까지 오르고, 코스피 지수는 같은 기간 2500.10에서 2464.00으로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자 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한은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한시적으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원화 유동성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현재 일부 국내 은행과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으로 규정된 RP 매매 대상 기관을 전체 은행 및 자산운용사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외화 유동성 공급을 위해 외화 RP를 매입하는 것과 함께 환율 급변동 시 다양한 안정화 조치를 적극 시행할 것이라고 밝혀 외환 시장 개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은의 이러한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에도 환율과 주가 불안은 지속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19일 1451.9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45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9개월 만이다. 코스피 지수도 19일 2435.93까지 떨어졌다.

 

과거 한은이 내놓았던 4차례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가 효력을 발휘하는데 시간이 소요됐던 만큼 44년 만에 벌어진 계엄 사태가 가져온 금융시장 불안을 가라앉히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그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4차례(10월 9일, 10월 27일, 11월 7일, 12월 11일)에 걸쳐 2.25%포인트 인하하고, RP 매입으로 13조 5000억 원, 국고채 매입과 통화안정증권(통안증권) 환매로 1조 7000억 원 등 총 19조 5000억 원의 자금을 금융시장에 공급했다.

 

한은의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에 2008년 9월 1.78% 하락한 뒤 10월 23.13%나 급락했던 코스피 지수는 11월 3.32% 떨어지며 하락폭을 줄였고, 12월에 4.50% 오르며 안정을 되찾았다. 다만 환율은 2008년 9월(월 평균) 1136.64원에서 10월 1326.81원, 11월 1400.81원까지 급등했다. 환율은 대책이 나오기 시작한 지 1년이 흐른 2009년 10월에야 1163.18원으로 1100원대로 내려왔다.

 

2016년 11월에는 예상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가 대선에 승리하면서 금융 시장이 요동치자 한은은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했다. 당시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국채 가격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확산하자 한은은 채권 가격 안정을 위해 통안증권 발행 물량을 1조 원에서 3000억 원으로 줄였다. 이 조치에 2016년 11월 1.23% 하락했던 코스피 지수는 12월 2.17% 올랐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1127.65원이었던 환율은 11월 1163.22, 12월 1183.30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환율은 대책 발표 6개월 뒤인 2017년 5월 1124.65원을 기록하며 안정됐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위기로 금융시장 위기가 커지자 한은은 그해 3월 17일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낮췄다. 또 RP 매입 대상을 확대하고, 국고채 매입을 늘렸다. 여기에 기업에 대한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0.50~0.75%에서 0.25%로 인하했다. 이러한 조치에 코로나 19 여파로 2020년 1월 -3.58%, 2월 -6.23%, 3월 -11.69% 등 하락폭을 키우던 코스피 지수는 4월 10.99%로 급등했고, 6개월 연속 상승세를 탔다. 또 1월 1099.03원에서 3월 1131.06까지 올랐던 환율도 4월에 1118.32원으로 떨어졌다.

 

한은은 2022년 9월 강원도의 레고랜드 채무 불이행 선언으로 채권 시장이 패닉에 빠지자 10월 RP 매입 한시적(6조 원) 실시와 함께 RP 매매 대상 한시적(3개월)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2022년 9월 12.81%나 급락했던 코스피 지수는 10월에 6.41% 상승했다. 같은 해 8월 1320.35원에서 9월 1396.50원으로 올랐던 환율은 10월에도 1425.83원으로 상승했으나 11월 1357.86원으로 하락한 뒤 12월에 1294.42원으로 안정됐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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