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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자영업자 수 10년 만에 최대폭 감소…파산 신청 법인도 최다

2015년 1분기 이래 문 닫은 자영업자 최고치…파산 신청 법인은 통계 집계 시작한 2014년 이래 가장 높아

2025.05.02(Fri) 15:35:17

[비즈한국] 4월 24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세계 다른 지역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IMF는 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내수 약화와 수출 감소로 역성장한 것이 이러한 상황을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에 내수 촉진을 위한 재정 확대 정책과 통화 정책 완화를 펼칠 것을 조언했다. 또한 역내 교역을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내수 부진과 수출 감소로 기업의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책이 필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서울 마포구 한 폐업한 고깃집에서 관계자들이 철거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실제 우리나라는 올 1분기에 자영업자 수가 10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하는 등 내수·수출 부진이라는 이중고에 가게 문을 닫는 업체들이 급증했다. 또 올 1분기에 기업 파산 건수도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이 본격화하는 분위기여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4월 24일 워싱턴DC IMF 건물에서 가진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 전망 브리핑에서 미국의 관세와 관련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관세 충격에 크게 노출됐으며, 다른 지역보다 그 충격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른 지역에 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관세 충격에 취약한 이유는 이 지역 국가들이 상품 교역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에 더 많이 참여하는 과정에서 대미 수출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스리니바산 국장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2.0%→1.0%)를 대폭 낮춘 한국을 대표적인 예로 지목하며 “한국의 1분기 성장률(전기 대비 -0.2%)은 성장이 내수 약화와 수출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둔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 내수 약화와 수출 부진이라는 이중 타격을 입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1% 감소했고, 건설 투자(-3.2%)와 설비 투자(-2.1%) 등 기업들의 투자도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로 인해 소비와 투자를 포함한 전체 내수는 0.7%나 줄어들었다. 올 1분기에 수출 역시 1.1%가 감소하며 역성장했다. 1분기 기준으로 이러한 수출 감소율은 코로나19가 세계를 휩쓸던 지난 2020년 1분기(-1.6%) 이래 5년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이처럼 내수와 수출 동시 역성장에 국내 기업들은 줄줄이 문을 닫고 파산을 신청하는 등 충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전기 대비 16만 명 감소한 552만 3000명으로 2019년 1분기 552만 명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우리나라 자영업자는 지난해 1분기 553만 8000명을 저점으로 2분기에 566만 8000명, 3분기에 573만 900명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벌인 계엄사태로 내수가 가라앉기 시작하자 자영업자 수는 4분기에 568만 4000명으로 줄었다. 올 1분기에는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까지 더해지면서 문을 닫은 자영업자들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올 1분기 자영업자 감소폭인 16만 명은 지난 2015년 1분기(-16만 4000명)이래 10년 만에 최고치다. 

 

단순히 문을 닫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빚을 갚을 수 없어 법원에 파산을 신청한 기업도 늘고 있다. 법원에 따르면 올 1분기 파산을 신청한 법인의 건수는 453건으로 지난해 1분기 439건에 비해 3.2% 증가했다. 파산 신청 법인 건수는 올 1월 만 해도 117건으로 지난해 1월(151건)에 비해 적었으나 2월 164건으로 뛰더니, 3월에 172건으로 오르는 등 갈수록 나빠지는 경제 상황에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이처럼 시간이 갈수록 파산 신청을 하는 기업들이 늘어난 탓에 올 1분기 파산 신청 법인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4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까지 올랐다.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로 파산 신청 기업들이 증가하는 흐름을 볼 때 올해 연간 파산 신청 건수가 사상 처음으로 2000건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인 파산 신청 건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24년으로 총 1940건이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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