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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사진관 우후죽순 생기더니…포토 키오스크 중고 매물 급증

과다 경쟁에 폐점 증가 '인생네컷'도 가맹점 줄고 실적 하락…해외 시장으로 눈돌려

2025.06.02(Mon) 09:09:24

[비즈한국] 몇 년간 창업 붐을 일으켰던 셀프 사진관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분위기다. 중고시장에는 매장 폐업으로 인해 ‘급매’로 판매하는 포토 키오스크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셀프 사진관 창업 붐이 일며 한 상권에 여러 브랜드가 다수 입점하는 과다 출점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4~8컷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부스가 마련된 셀프 사진관. 최근 몇 년간 창업 아이템으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사진=박해나 기자

 

#포토 키오스크 중고 매물 ‘급매’ 늘어난 까닭

 

최근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자주 등장하는 매물 중 하나는 ‘포토 키오스크’다. 셀프 사진관에서 사용하는 사진 촬영기기인데 실사용 기간이 1년도 채 안 된 제품들이 중고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새 상품 가격이 1000만 원을 훌쩍 넘기는 포토 키오스크는 중고 매물 시장에서는 200만~300만 원대에 거래된다. ‘급매’로 판매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100만 원대까지 가격이 떨어지기도 한다. 프로그램 비용 및 1년 서버 임대료를 지급한다는 조건 등도 내세우며 기기를 판매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한 판매자는 “매장을 정리하면서 급매로 사진 촬영기기를 판매하게 됐다”며 “기계를 마땅히 보관할 곳이 없다 보니 빨리 판매하려고 저렴하게 내놨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판매자도 “폐업으로 인해 시세보다 싸게 판매한다. 생각보다 판매가 잘 되지 않아 소품, 지폐 교환기 등도 함께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고시장에 올라온 포토 키오스크 매물 리스트. 사진=중고나라 캡처

 

셀프 사진관 창업 붐은 2021년 시작됐다. 셀프 사진관은 4~8컷의 스티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부스가 여러 개 마련된 형태의 매장이다. 보통 10평 남짓 공간에 포토 키오스크 2~3대를 설치하는 형태가 많다. 최근에는 인기 연예인과 함께 촬영한 듯한 사진을 받을 수 있는 프레임을 선보이거나 카메라를 정면이 아닌 위쪽, 아래쪽 등에 배치해 재미를 주는 포토부스 등도 늘어나고 있다.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스티커 사진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셀프 사진관은 MZ세대 사이에서 하나의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고, 관련 브랜드도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셀프 사진관 브랜드가 50개 이상일 것으로 추정한다.

 

브랜드가 늘면서 시장 경쟁도 치열해졌다. MZ세대가 많이 모이는 상권의 경우 ‘한 집 건너 한 집이 셀프 사진관’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130m 거리에 셀프 사진관이 5곳이나 들어서 있다. 홍대입구역 인근 130m 거리에도 5개의 셀프사진관이 영업 중이다.

 

좁은 상권에 여러 브랜드가 매장을 열다 보니 가맹점 매출은 급감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폐업을 결정하는 가맹점주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셀프 사진관을 운영하다가 최근 폐업을 결정한 A 씨는 “1km 이내에 셀프 사진관이 10개가 넘게 생겼다. 매출이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며 “특히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매출이 줄어들면서 더는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해 가게를 접었다”고 말했다.

 

MZ세대 사이에서 셀프 사진 촬영이 인기를 끌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다. 셀프 사진관 대표 브랜드인 ‘인생네컷’은 지난해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사진=박해나 기자

 

#대표 브랜드 ‘인생네컷’ 가맹점수 줄고, 실적 악화 이어져

 

국내 대표 셀프 사진관 브랜드로 꼽히는 ‘인생네컷’은 가맹점수가 줄어드는 분위기다. 2021년 239개였던 전체 매장 수는 2022년 401개로 늘었지만, 2023년에는 383개로 줄었고, 현재는 매장 수가 더 감소해 330여 개만 남았다.

 

줄어든 창업 수요에 가맹점 개설 조건을 완화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인생네컷은 그간 포토 키오스크를 새 기기로 구매해야만 창업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내세웠으나, 최근에는 중고기기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창업할 수 있도록 내부 방침을 변경했다.

 

인생네컷을 운영하는 엘케이벤쳐스 측은 가맹점 감소에 대해 “시장 정비 및 퀄리티 유지를 위한 전략적 조정에 따른 결과”라며 “무인매장 확대 및 신규 플랫폼 도입(인생네컷+) 과정에서 기존 매장 중 수익성 또는 운영 안정성이 낮은 일부 지점을 구조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실적도 크게 하락했다. 2022년 254억 원이던 엘케이벤쳐스 매출액은 2023년 225억 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190억 원대로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됐다. 엘케이벤쳐스는 2022년에는 45억 원, 2023년에는 12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지난해에는 47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엘케이벤쳐스 관계자는 “중장기 구조 전환을 위한 선제적 조정의 결과”라며 “셀프포토 시장이 빠르게 레드오션화 됨에 따라, 단순 촬영 서비스를 넘어 팬덤, 콘텐츠, 커머스, 글로벌 사업 등 포토 플랫폼 기업으로의 구조적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전략적 투자 비중을 대폭 확대하면서 단기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연예인과 함께 촬영한 듯한 결과물을 연출하는 프레임은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포토이즘 인스타그램

 

국내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셀프 사진관 업계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한류 열풍으로 K팝 아티스트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프레임 등이 인기를 끌면서 해외에서 셀프 사진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포토이즘을 운영하는 서북은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작해 현재 일본, 필리핀, 프랑스 등 18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북 관계자는 “현재 해외 매장을 270여 개 운영 중이다. 공격적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케이벤쳐스도 셀프 포토 서비스에서 사업을 확장해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엘케이벤쳐스 관계자는 “셀프 포토 시장을 넘어 ‘포토 라이프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팬덤 특화 앱을 구축하고, 글로벌 네트워크 및 전략 제휴 확대 등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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