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정부가 올해 정책서민금융의 공급 규모를 역대 최대로 늘린 가운데 은행권의 포용 금융 실적에 눈길이 쏠린다. 최근 은행연합회가 발간한 ‘2024년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공헌활동 총액은 4년 연속 증가했지만 사회책임금융 규모는 전년 대비 감소했다. 특히 출범 목적에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 확대가 포함된 인터넷전문은행의 역할이 강조되는 가운데, 3사(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중 정책서민금융상품을 취급하지 않던 케이뱅크도 올해 출시를 예고했다.

케이뱅크가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햇살론15 대출을 준비하고 있다. 정책서민금융상품은 서민층을 위해 정부와 은행이 함께 공급하는 상품으로, 제도권 금융사를 이용하기 어려운 빈곤층이나 저신용자를 위해 마련됐다. △새희망홀씨 △미소금융 △햇살론뱅크 △햇살론15 △햇살론유스 △바꿔드림론 △안전망대출 등이 여기에 속한다.
햇살론15는 대부업, 불법 사금융 등 고금리 대출로 내몰린 최저 신용자가 최소 기준만 충족하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서민금융진흥원에서 100% 보증하는 상품이다. 한도 최대 2000만 원, 금리 연 15.9%로 3년 또는 5년간 대출이 가능하다. 14개 은행에서 공급하며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는 카카오뱅크만 취급한다. 여기에 케이뱅크가 합류하면 저신용자의 접근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구체적인 출시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서민금융진흥원 관계자는 “햇살론15는 보증 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과 은행의 협약을 거쳐 출시하는 상품이다. 출시 전 양 사가 연계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대출 회수 등 채권 관리를 위한 시스템도 필요하다. 은행이 대출금을 우선 회수하고 이용자가 3개월 이상 연체할 경우 은행이 진흥원에 대위변제를 청구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그동안 타 인터넷전문은행과 달리 주요 정책서민금융상품을 취급하지 않았다. ‘2024년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서도 케이뱅크의 2024년 사회책임금융 실적은 0원으로 집계됐다. 사회책임금융 항목은 새희망홀씨·햇살론15·햇살론유스·햇살론뱅크 등 정책서민금융상품의 공급 규모로 집계하는데, 케이뱅크는 취급 상품이 없다. 반면 나머지 인터넷전문은행 중 카카오뱅크는 695억 원, 토스뱅크는 5062억 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의 경우 일찍이 정책서민금융상품을 다뤄왔다. 카카오뱅크는 2020년 10월부터 3사 중 유일하게 고금리 대안 자금인 햇살론17(2021년 햇살론15로 변경)을 취급했다. 토스뱅크는 2023년 8월 가장 먼저 햇살론뱅크를 출시했다. 햇살론뱅크는 정책서민금융상품을 이용했던 저신용·저소득자 중에서 성실한 상환으로 부채·신용도를 개선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 상품으로 은행권 출연금을 재원으로 운영한다. 토스뱅크는 2024년 기준 햇살론뱅크 전체 공급액의 63%를 취급할 만큼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두 은행은 올해도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3월 햇살론뱅크를 출시했고, 토스뱅크는 5월부터 대학생·청년·사회초년생을 위한 대출 상품인 햇살론유스 취급 은행에 합류했다. 소득·신용점수가 낮은 이들을 위해 별도의 심사 기준으로 대출해 주는 상품인 새희망홀씨의 경우 3사 모두 출시하지 않았다. 은행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이용 중인 개인 사업자에게 사업 운영에 필요한 운전자금을 빌려주는 ‘햇살론119’는 3사 모두 신청 가능하다.
다만 케이뱅크는 서민금융 일환으로 서울보증보험이 보증하는 중·저신용자를 위한 정책금융 상품인 ‘사잇돌대출’을 취급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포용 금융 일환으로 소상공인 지원 상품인 ‘사장님 보증서대출’을 출시했다. 지역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상품으로, 대출 이자 일부를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며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
한편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규모는 4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사회공헌활동 총액은 2021년 1조 617억 원, 2022년 1조 2380억 원, 2023년 1조 349억 원에서 2024년 1조 8934억 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새희망홀씨·햇살론 등 사회책임금융 총액은 오히려 전년 대비 줄었다. 2023년 6조 2845억 원에서 2024년 5조 7863억 원으로 감소하면서다. 같은 기간 지원 건수가 62만 5906건, 52만 7155건으로 줄어든 탓으로 보인다.
서민금융 분야 공헌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에 비해 미흡한 편이다. 사회공헌활동 금액 중 서민금융 항목에는 서민금융 사업 지원(휴면예금 수표 출연, 서민금융진흥원 및 미소금융재단 특별 출연 등)과 신용회복 사업 지원(신용회복위원회 예산 지원·기부) 등이 포함된다. 3사 중 카카오뱅크는 2024년 27억 2800만 원을, 케이뱅크는 3억 9700만 원을 지원하는 데 그쳤다. 토스뱅크는 집행 내역조차 없었다. 시중은행의 경우 지원금이 600억 원~1조 원에 달한다.
올해는 은행권의 지원 실적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월 정부는 2025년 정책서민금융 지원 규모를 역대 최대치인 11조 8000억 원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주요 정책서민금융상품은 상반기 중 60%까지 조기 공급하고, 공급액과 대출 한도도 높인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추경을 통해 햇살론유스 공급 규모를 2000억 원에서 3000억 원으로 늘렸다. 9일부터는 사회적 배려 대상 청년의 대출 이자를 지원해 연 2% 저금리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연 3.6% 수준의 금리 중 1.6%포인트를 지원하면서다. 취급 은행도 기존 3개(기업·신한·전북은행)에서 4개(광주은행, 토스뱅크, 하나은행, 제주은행)를 추가해 총 7개로 확대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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