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장 난 캐리어, 공항에서 15분 만에 ‘새 바퀴’로
공항에서 캐리어 바퀴가 고장 나는 일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흔한 사고다. 그러나 인천공항에 캐리어 수리 전문점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여행객은 그리 많지 않다. 인천공항 1·2터미널에서 ‘수리쟁이들’을 운영 중인 이의열 대표는 20년 넘게 캐리어 수선을 전문으로 해왔다. 짐을 싣기 직전, 바퀴가 고장 나거나 지퍼가 망가지는 곤란한 상황을 겪은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긴급 구조대’ 같은 존재다.
“요즘 국내엔 캐리어 부품을 생산하는 곳이 거의 없어 부품 수급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바퀴를 직접 주문 제작해 사용하고 있어요.” 이 대표는 단종된 제품에도 부품을 맞춰주는 맞춤형 수리에 자부심을 갖는다. “저희 바퀴로 바꾸면 평생 AS가 가능하니 마음 놓고 쓰셔도 됩니다.”
이날도 바퀴 수리를 요청한 여행객 부부가 약 15분 만에 새 바퀴가 장착된 캐리어를 들고 활짝 웃으며 점포를 나섰다. “브랜드 AS센터에서는 부품이 없다고 했는데, 이렇게 빨리 수리돼서 너무 만족스럽다”는 이들의 말처럼, 공항 수리점은 단순한 ‘응급처치’ 그 이상이다.

#헤어 스타일러·액션캠…‘장비 대여소’도 성행
다양한 여행 장비를 대여하는 서비스도 주목받는다. 그중에서도 헤어 스타일러와 액션캠은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품목이다.
특히 다이슨 에어랩과 같은 고전력 헤어기기는 현지 플러그 규격과 전압 문제로 인해 해외에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일본, 대만, 미국처럼 110V 전압을 쓰는 나라에 여행 가는 분들이 주로 찾습니다. 해외 숙소 콘센트에 꽂았다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대여 업체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출국 직전 공항에서 제품을 수령하는 고객이 많다고 덧붙였다.
고프로와 오즈모 같은 액션캠도 인기다. 휴양지로 떠나는 여행객들에게는 방수 기능과 고화질 영상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가 필수 아이템이다. “요즘 같은 여름 성수기엔 재고의 75~80%가 나갑니다. 특히 동남아로 떠나는 고객이 많죠.”
사진이 여행의 ‘증거’가 되는 시대. 카메라 성능이 뛰어난 스마트폰 대여도 눈에 띈다. 갤럭시S 시리즈 최상위 모델과 같은 기종이 주로 대여되며, 주요 고객은 K팝 콘서트를 관람하기 위해 방한한 외국인들이다. 인천공항 스마트폰 대여 업체 관계자는 “100배 줌, 야간 촬영 같은 기능으로 멀리 있는 무대 위 가수까지 선명하게 찍을 수 있어 인기가 많다”고 귀띔했다.
#제주 올레길엔 등산 장비, 겨울 여행 땐 외투 보관
지역 공항에서는 지역 특성에 맞춘 대여 서비스가 눈길을 끈다. 제주공항 인근에서는 올레길 여행객을 위한 등산·캠핑 용품 대여가 활성화돼 있다. 양희수 오쉐어 대표는 “여러 여행용품을 대여하고 있지만 등산·캠핑 용품이 주력이다”라며 “등산·캠핑 용품은 무거워서 많은 여행객이 올레길에서 쓸 용품을 공항에서 빌려서 이용한다”고 말했다.

따뜻한 국가로 떠나는 여행객이라면 겨울 외투를 공항에 맡겨 짐을 줄일 수도 있다. 인천공항 내 세탁소인 ‘크린업에어’는 겨울 시즌 외투 보관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기자가 찾은 업장에는 세탁을 앞둔 공항 직원들의 유니폼이 정리돼 있었는데, 성수기에는 이곳이 두꺼운 겨울 외투로 가득 찬다고 한다.
“겨울 성수기에는 24시간 영업해요. 동남아로 출국하는 분들이 패딩, 코트 같은 외투를 맡기고 갑니다. 또 여행객 중에는 정장을 맡기고 바로 비행기에 오르는 사람도 있어요.” 직원은 공항 내 세탁소가 단순한 편의시설이 아니라, 여행객의 여정을 고려한 ‘서비스 허브’로서 기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기자
goldmin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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