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수요 회복과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확대에 힘입어 7년 만에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18년 메모리 슈퍼사이클 이후 주춤하던 흐름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AI 서버용 고부가 제품이 실적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단순한 업황 반등을 넘어 반도체 사업 구조 자체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 1년 국가 예산의 3% 해당
삼성전자는 8일 잠정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 93조 원, 영업이익 20조 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8.2% 폭증하며, 기존 역대 최고치였던 2018년 3분기(17조 5700억 원)를 7년 만에 가뿐히 넘어섰다. 이는 하루 평균 약 2174억 원을 벌어들인 셈이며, 한 분기 수익만으로 대한민국 1년 국가 예산의 약 3%에 달하는 현금을 창출한 경이로운 수치다.
이번 실적의 핵심은 이익의 질에 있다. 과거의 호황이 PC와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양적 팽창이었다면, 이번 성과는 AI 서버에 필수적인 고성능 제품이 견인했다. 특히 반도체(DS) 부문은 전체 이익의 80% 이상인 16조~17조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HBM3E 등 차세대 메모리 가격 폭등과 범용 D램의 수익성 개선이 맞물린 결과다.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삼성전자의 HBM 시장 지배력 회복. 그동안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공급망을 선점하며 독주해왔으나, 삼성전자가 5세대 제품인 HBM3E 공급에 성공하며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린 것이 실적 폭발의 기폭제가 됐다.
삼성은 이제 지배자의 위치를 되찾기 위해 파격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파운드리 세계 1위 TSMC와 손잡은 SK하이닉스의 연합군 전략에 맞서, 삼성은 설계부터 파운드리, 메모리 생산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원스톱(Turn-key) 전략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6세대 HBM4 시장부터는 고객사 맞춤형 설계가 중요해지는 만큼, 모든 공정을 수직 계열화한 삼성이 납기 단축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2.5조 자사주 매입에 기대감…‘반도체의 역설’ 극복은 과제
기록적인 실적과 함께 삼성전자는 전날 2조 5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시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이번 자사주 취득은 8일부터 3개월간 장내 매입 방식으로 진행된다.
표면적인 목적은 임직원 성과 보상을 위한 재원 확보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강력한 주가 부양 및 책임 경영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도입된 성과연동 주식보상(PSU) 제도는 주가 수익률과 임직원의 보상이 직접 연동된다. 경영진과 임직원이 기업 가치 제고라는 목표를 주주와 공유함으로써,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인 주가 우상향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성적표에는 ‘반도체의 역설’이라는 숙제도 담겨 있다. 반도체 가격의 가파른 상승은 DS 부문에는 기록적인 이익을 안겨줬지만, 이를 부품으로 쓰는 스마트폰(MX)과 가전(DX) 부문에는 원가 상승 직격탄이 됐다. 실제로 세트 사업부의 수익성은 반도체에 비해 정체된 모습을 보였으며, TV와 가전은 적자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반도체 외발자전거라는 우려를 씻기 위해선 온디바이스 AI 기기 판매를 통한 세트 부문의 수익성 회복이 절실하다.
여기에 거세지는 미·중 갈등 역시 변수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공장 운영과 글로벌 공급망 관리는 향후 실적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지을 핵심 고리다.
성장의 관건은 올해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확보한 막대한 현금을 바탕으로 HBM 전용 생산 라인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보유한 압도적인 생산 능력이 가격 협상력으로 이어지며, 내년 상반기 HBM4 양산 시점을 기점으로 시장 판도가 다시 한번 요동칠 것으로 내다본다.
삼성전자는 오는 29일 확정 실적 발표를 통해 사업부별 세부 성적과 함께 향후 주주 환원 정책을 공개할 예정이다. AI라는 새로운 시대적 흐름에 완벽히 올라탄 삼성전자가 2018년의 슈퍼사이클을 넘어 연간 영업이익 100조 원 시대를 열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봉성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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