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GSK 떠나고 사노피만 남았다" 영유아 백신 국산화 '발등의 불'

사실상 '독점', 수급 불안 시 2021년 대란 재현…LG화학 6가 백신 2030년 상용화 목표

2026.01.09(Fri) 14:45:56

[비즈한국]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오는 6월 30일부터 영유아용 5가 혼합백신의 국내 공급을 중단한다. 4가 혼합백신 공급도 이미 중단돼 국내 영유아 필수예방접종(NIP) 시장은 또 다른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됐다. 대체재가 없는 상황에서 공급 문제가 발생하면 현장의 혼란을 막을 길이 없는 만큼 백신주권 확보를 위한 국산 영유아 백신 개발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게 부각된다.

 

글로벌 제약사 GSK가 영유아용 5가 혼합백신의 국내 공급을 중단하면서 국내 필수예방접종(NIP)용 영유아 혼합백신 시장은 사실상 사노피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가 됐다. 향후 공급 차질 발생 시 현장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사진=생성형 AI

 

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GSK는 오는 6월 말부터 5가 혼합백신 ‘인판릭스IPV/Hib주’의 국내 공급 중단 방침을 밝혔다. 이로써 국내 필수예방접종(NIP)에 등록된 영유아 혼합백신을 공급하는 곳은 사노피와 보령바이오파마 두 곳만 남았다. 하지만 보령바이오파마는 4가 혼합백신 ‘DTaP-IPV’뿐이어서 사실상 6가 혼합백신 ‘헥사심주’와 5가 ‘펜탁심주’, 4가 ‘테트락심주’를 보유한 사노피에 대한 시장 의존도는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영유아 혼합백신은 백신 접종 한 번에 여러 감염병을 동시에 예방하는 것이다. 4가 혼합백신은 디프테리아(D), 파상풍(T), 백일해(aP), 폴리오(IPV)를 예방한다. 5가 혼합백신은 여기에 b형헤모필루스인플루엔자(Hib, 뇌수막염 원인균) 예방이 추가됐고, 6가 혼합백신은 B형간염(HepB) 예방효과까지 더해졌다. 주삿바늘에 대한 영유아의 스트레스를 낮추고 접종 횟수를 줄이는 편의성 때문에 4가보다는 5가, 5가보다는 6가 혼합백신 접종 선호도가 높다. 지난해 1월 헥사심주가 NIP에 등록되기 전까지 출생아의 95% 이상이 펜탁심주를 접종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제 헥사심주가 국내 영유아 혼합백신 시장을 장악한 것으로 본다.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의 백신이 국내 시장을 독점하는 상황인 만큼 업계 일각에서는 수급 불안이 닥쳤을 때 현장에 큰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영유아 혼합백신의 국내 공급 불안은 2021년 말 이미 경험한 적이 있다. 당시 서류미비 등 행정적 이유로 GSK의 5가 혼합백신 인판릭스IPV/Hib주와 4가 혼합백신 인판릭스IPV주의 국내 공급이 일시 중단된 적이 있다. 이에 사노피의 5가 혼합백신 펜탁심주로 수요가 폭주해 품귀 현장이 빚어졌다. 결국 4가 백신인 테트락심주에 Hib 백신을 별도로 접종하는 고육지책이 동원됐다. 이 일은 사노피가 국내 영유아 혼합백신 시장을 장악하게 된 결정적 계기로도 작용했다.

 

GSK마저 이탈한 현재 사노피의 영유아 혼합백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2021년 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보령바이오파마가 유일하게 4가 혼합백신을 NIP에 등록했지만, 6가 혼합백신이 있는데 국산이라는 이유로 4가 백신을 접종하라고 독려하기는 쉽지 않다.

 

LG화학은 이미 5가 혼합백신 ‘유펜타주’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WHO PQ(세계보건기구 사전적격성평가) 인증을 받아 유니세프 등을 통해 저개발국가에만 공급하고 있다. 세계 공공 백신 조달시장의 20~30%를 차지한다.

 

LG화학은 현재 선진국용, 저개발국가용 2종의 6가 혼합백신을 개발 중인데 2030년이 돼야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6가 혼합백신 헥사심주. 사진=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왜 국내에서는 사용하지 않을까. 저개발국가에 대량공급하기 위해서는 가격경쟁력이 중요하다. 유펜타주는 백일해균을 죽여서 통째로 넣는 전세포 백일해(wP)를 사용해 가격을 낮췄다. 사노피의 혼합백신에는 정제 백일해(aP)가 사용된다. aP​ 백신은 접종 후 발열이나 부종 등의 이상반응이 적은 대신 제조 공정이 까다로워 wP​ 백신보다 가격이 높다.

 

LG화학은 현재 선진국과 저개발국가를 각각 타깃으로 2가지 버전의 6가 혼합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사노피의 헥사심에 대응하기 위해 선진국과 국내용으로 개발 중인 6가 혼합백신 ‘LR20062’는 aP를 적용했다. 저개발국가에 공급하기 위해 개발 중인 6가 혼합백신 ‘LR19114’에는 wP를 사용한다. LR20062는 현재 임상 2상 시험 중이며, LR19114는 임상 2/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두 백신 모두 2030년 상용화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필수 백신의 국산화가 중요하다”면서 “NIP 등록 백신의 경우 국내에서는 무료 접종이 가능해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국산 백신의 신속한 임상 진행 및 허가 등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핫클릭]

· 압구정·여의도·성수…올해 서울 정비사업 격전지 미리보기
· [CES 2026] '머스크의 상상은 현실이 될 뻔' 지하 쾌속주행 '베가스 루프' 타보니
· '사모펀드 신화' 김병주의 추락…홈플러스 파국에 구속 기로
· '식어가는 용광로' 한국 철강산업, 삼중고 속 체질 개선에 사활
· '3대 주주' 최현수 회장 선임…깨끗한나라 승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