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9%로 대폭 낮춘 이재명 정부가 성장률 회복을 위해 내년도 예산을 720조 원대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예산은 올해보다 8% 넘게 대폭 증액되면서 사상 처음 700조 원을 넘어서게 됐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예산과 성장률 흐름을 보면 정부가 매년 지출 규모를 늘려왔음에도 성장률은 하락세를 타왔다. 사상 첫 700조 원대 예산 투입이 또다시 성장률을 개선시키지 못하는 공염불이 되지 않도록 정부가 성장률 회복 맞춤형 예산 편성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예산안인 ‘2026년도 예산안’에서 정부는 총지출 규모를 728조 원으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 예산 673조 300억 원보다 54조 7000억 원(8.1%) 늘어난 것이다. 그동안의 긴축 재정에 마침표를 찍고 전면적인 확장 재정으로 돌아선 것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성장과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한 적극적 재정운용이 필요하다고 보고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예산 대규모 확대에 따른 국가 채무 우려를 의식한 듯 고(高)성과에 집중 투자하고, 저(低)성과는 구조조정을 하는 성과 중심의 재정운용을 하겠다고도 설명했다.
정부의 이러한 확장 재정 움직임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기간 잠재성장률을 3%대로 올리겠다고 밝힌 공약과 맞물린 것이다. 또 올해 성장률이 당초 예상했던 1.8%에서 반토막이 난 0.9%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정부가 내년에는 성장률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예산안에 반영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투입된 예산과 경제 성장 상황을 살펴보면 예산 확대에도 성장률은 갈수록 떨어진 경향을 보여왔다. 특히 같은 민주당 정권으로 예산투입을 매년 8~9% 늘리며 확장 재정 정책을 펼쳐왔던 문재인 정부에서 이러한 흐름이 더 강했다. 2015년 375조 4000억 원이었던 정부 예산규모는 2016년 2.9% 늘어난 386조 4000억 원이었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정부 예산은 이보다 3.6% 증가한 400조 5000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400조를 넘어섰다. 경제성장률은 2016년 3.2%에서 2017년 3.4%로 상승했다. 이후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예산을 짜기 시작한 2018년에 정부 예산 규모는 전년 대비 무려 7.1%나 증가한 428조 8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2018년 성장률은 3.2%로 오히려 하락했다. 2019년에 예산은 9.5%나 급증한 469조 6000억 원까지 늘어났지만 성장률은 2.3%로 더욱 떨어졌다.
2020년에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상황 개선을 내세워 예산을 9.1% 늘려 사상 처음으로 500조 원을 넘긴 512조 3000억 원으로 올렸지만 성장률은 –0.7%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21년에 예산은 또다시 8.9% 증액한 558조 원까지 늘렸고, 성장률은 4.6%를 나타냈다. 성장률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그다지 좋지는 않은 성적이었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9년 0.8%까지 떨어졌던 성장률이 2010년에 7.0%까지 오른 점과 비교하면 만족스럽지 않은 수준이었던 것이다. 또 문재인 정부는 마지막 해인 2022년 예산을 8.9% 늘린 607조 7000억 원으로 짜면서, 사상 처음 600조 원 넘게 구성했지만 성장률은 2.7%에 불과했다.
이처럼 예산을 늘려도 성장률이 떨어지는 상황은 윤석열 정부에서도 계속돼 2023년 예산을 전년 대비 5.1% 늘린 638조 7000억 원으로 마련했지만 성장률은 더욱 하락한 1.6%에 그쳤다. 2024년에는 예산 규모를 2.8% 늘린 656조 6000억 원으로 했으나 성장률은 2.0%로 잠재성장률을 간신히 지킨 수준이었다.
올해도 예산은 673조 3000억 원으로 늘린 데 이어 추경으로 30조 원을 더 투입하기로 했지만 성장률은 0.9%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예산투입 증가가 성장률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것이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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