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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돈의 방향이 바뀐다…비서울 재발견의 해 2026

극단적 양극화의 2025년을 지나, 전세가율·공급 절벽·일자리 지도로 읽는 비서울 필승 투자 전략

2025.12.08(Mon) 10:18:46

[비즈한국] 2025년의 태양이 저물고 2026년의 새로운 해가 떠오르고 있다. 지난 한 해,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을 관통한 키워드는 단연 '극단적 양극화'와 '서울 쏠림'이었다. 우리는 모두 목격했다. 서울의 핵심 상급지, 이른바 강남 3구와 마포, 용산, 성동의 아파트 가격이 전고점을 뚫고 천장 없이 치솟는 동안, 비서울 지역과 지방의 부동산은 긴 침묵의 터널을 지나야 했다. “서울 아니면 안 된다”, “지금이라도 상급지로 갈아타야 한다”는 공포 섞인 조바심이 시장을 지배했던 한 해였다.

 

이제 서울이라는 거대한 성벽 너머, 저평가된 기회의 땅을 바라봐야 할 때다.​ 일러스트=생성형 AI


하지만 자산 시장의 역사는 우리에게 분명한 교훈을 준다. 영원히 오르는 나무는 없고, 영원히 내리는 비도 없다. 모든 자산은 가격과 가치의 괴리가 극대화되는 시점에 반드시 ‘평균 회귀(Mean Reversion)’의 힘을 받게 된다. 필자는 2026년 새해를 맞이하며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게 전망한다. 2025년이 ‘서울 상급지의 시간’이었다면, 2026년은 ‘비서울 지역의 재발견’과 ‘가격 경쟁력의 시간’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서울이라는 거대한 성벽 너머, 저평가된 기회의 땅을 바라봐야 할 때다.

 

#2025년 복기: 왜 서울만 불타올랐나?

 

2026년을 전망하기 위해선 먼저 2025년의 광풍을 냉정하게 복기해야 한다. 지난해 서울 상급지 폭등의 원인은 복합적이었다.

 

첫째, ‘안전 자산 선호 심리’의 극대화였다. 고금리 기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확실한 하나(똘똘한 한 채)’에 집중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의 미분양 리스크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우려가 커질수록, 수요자들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믿어지는 서울 핵심지로 몰려들었다. 이는 투자가 아닌 생존 본능에 가까운 선택이었다.

 

둘째, 공급 부족에 대한 공포다. 서울 도심의 신규 주택 공급이 인허가 감소와 공사비 급등으로 인해 급감할 것이라는 시그널이 시장에 지속적으로 주입되었다. “지금 사지 않으면 서울 신축은 영원히 못 산다”는 심리가 ‘패닉 바잉’을 유도했고, 이것이 상급지의 가격을 비이성적인 수준까지 밀어 올렸다.

 

셋째, 정책적 규제 완화의 역설이다. 정부의 부동산 연착륙 의지가 서울 주요 지역의 대출 및 세금 규제 완화로 이어지면서, 유동성이 지방으로 흐르기보다는 서울이라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결과를 낳았다. 그 결과 서울과 비서울 간의 가격 격차(Gap)는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벌어졌다.

 

그러나 2025년 말, 우리는 시장의 피로감을 감지하기 시작했다. 서울 상급지의 가격은 이미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PIR)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도달했다. 매수 대기자들은 지갑을 닫기 시작했고, 거래량은 줄어들고 있다. 이것이 바로 시장의 변곡점이다.

 

#2026년의 거대한 전환: 왜 비서울인가?

 

그렇다면 왜 2026년에는 비서울 지역, 즉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외곽과 지방 핵심지에 주목해야 하는가? 여기에는 단순한 순환매 장세를 넘어선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첫째, ‘가격 갭(Gap)’의 매력도다. 부동산 시장은 물과 같아서, 높은 곳에 고인 가격 에너지는 결국 낮은 곳으로 흐르게 되어 있다. 현재 서울 상급지와 그 외 지역의 가격 차이는 비정상적이다. 과거 상승장을 복기해 보자. 서울이 오르면 시차를 두고 경기, 인천이 따라오고, 그 뒤를 이어 지방 광역시가 움직이는 ‘키 맞추기’ 현상은 불변의 법칙이었다. 2025년 서울의 독주로 인해 비서울 지역은 상대적으로, 그리고 절대적으로 너무나 싸졌다. 2026년은 벌어진 격차를 메우기 위한 유동성의 이동이 본격화될 원년이다.

 

둘째, 전세가율의 상승이다. 매매가가 정체되어 있던 비서울 지역의 전세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공급 물량이 해소된 일부 지방 도시와 수도권 외곽은 전세가율이 매매가를 밀어 올리는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다. 실수요 기반인 전세 가격의 상승은 결국 매매 수요를 자극하고, 이는 하방 경직성을 확보해 주는 가장 강력한 지표다. 서울의 낮은 전세가율과 대비되는 비서울의 높은 전세가율은 투자자들에게 ‘소액 투자’의 기회를, 실수요자들에게는 ‘매수 전환’의 유인을 제공한다.

 

셋째, 지방 공급 절벽의 가시화다. 지난 2~3년간 지방 부동산 침체와 공사비 상승으로 인해 지방의 신규 착공 물량은 씨가 말랐다. 2026년부터는 지방 주요 도시의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구간에 진입한다.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은 오른다. 이는 경제학의 기본 원리다. 서울의 공급 부족만 걱정할 때가 아니다. 지방 핵심지의 신축 희소성은 2026년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부각될 것이다.

 

#2026년 필승 전략(1): 가격 경쟁력, 무조건 싼 것이 답은 아니다

 

“비서울 지역이 오른다”는 말이 “아무 곳이나 사도 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2026년 시장은 2025년보다 더 냉철하고 똑똑한 접근을 요구한다. 첫 번째 핵심 기준은 ‘가격 경쟁력’이다.

 

여기서 말하는 가격 경쟁력이란 단순히 절대적인 가격이 낮은 것(Low Price)을 의미하지 않는다. ‘본연의 가치 대비 저평가된 상태(Undervalued)’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보자. 서울의 A 급지가 20억 원, 경기도의 B 급지가 10억 원이 적정 비율(예: 50%)이라고 가정하자. 그런데 2025년 상승장 동안 서울 A 급지는 25억 원이 되었는데, 경기도 B 급지는 여전히 10억 원이거나 오히려 9억 원으로 떨어졌다면? 이때의 비율은 36%로 떨어진다. 역사적 평균 비율보다 과도하게 벌어진 이 구간이 바로 ‘가격 경쟁력’이 발생한 지점이다.

 

투자자와 실수요자는 2026년, 전고점 대비 하락 폭이 컸으나 아직 회복하지 못한 지역, 그러면서도 서울 핵심지와의 교통 접근성이나 자체적인 일자리 기반이 탄탄한 곳을 찾아야 한다. 이미 호재가 선반영 되어 가격이 올라버린 곳보다는, 대중의 관심에서 소외되어 있었으나 기초 체력이 튼튼한 ‘낙폭 과대 우량주’를 선별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2026년 필승 전략(2): 비서울 내에서의 ‘입지’ 차별화

 

두 번째 기준은 ‘입지(Location)’다. 서울 밖으로 눈을 돌리되, 입지의 기준은 더욱 엄격해야 한다. 비서울 지역일수록 입지에 따른 양극화는 서울보다 더 잔인하게 나타날 수 있다.

 

① 교통망의 혁신이 실현되는 곳(GTX 및 광역철도): 수도권 외곽의 생명줄은 서울 접근성이다. 단순히 계획 단계에 있는 호재가 아니라, 2026~2027년 개통이 임박했거나 착공이 확실시되어 물리적 거리가 획기적으로 단축되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라인, 신안산선, 월판선 등의 역세권은 비서울 지역 중에서도 ‘서울의 확장’으로 인정받을 것이다. 시간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곳, 그곳이 1순위다.

 

②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자족 도시: 서울로 출퇴근하지 않아도 되는 곳, 즉 자체적인 고소득 일자리가 있는 지역은 비서울이라도 ‘상급지’의 지위를 갖는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용인, 평택, 화성이나 바이오·첨단 산업이 집적된 송도, 판교의 배후지 등이 그 예다. 지방 광역시 중에서도 쇠락하는 구도심이 아닌, 신규 산업단지와 연계된 신도시급 택지 지구는 서울 못지않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

 

③ 정주 여건이 완성된 ‘대장’ 아파트: 비서울 지역일수록 랜드마크 아파트 쏠림 현상이 심하다. 학군, 상권, 자연환경이 완벽하게 갖춰진 지역 내 1등 입지의 ‘대장 아파트’는 하락장에서도 가격 방어력이 좋고 상승장에서는 가장 먼저 튀어 오른다. 애매한 구축 2채보다 비서울 핵심지의 확실한 1채가 2026년 전략의 핵심이다.

 

#리스크 관리: 돌다리도 두드려라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26년에도 여전히 경계해야 할 리스크는 존재한다.

 

첫째, 금리 변동성이다.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했다고는 하나, 인하 속도와 폭은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 무리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은 여전히 위험하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범위 내에서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한다.

 

둘째, 지방 소멸의 그림자다. 비서울 지역을 강조했지만,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산업 기반이 무너지는 지방 소도시는 논외다. 지방 부동산 투자는 철저히 ‘광역시’ 급이나 ‘인구 50만 이상의 거점 도시’로 한정해야 한다. 지방에서도 ‘사람이 모이는 곳’과 ‘떠나는 곳’의 차별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대중의 뒤를 쫓지 말고, 길목을 지켜라

 

칼럼을 맺으며 독자들에게 묻고 싶다. 2025년, 모두가 서울을 외칠 때 불안해하지 않았는가? 2026년, 이제 대중의 시선이 머물지 않는 곳을 바라볼 용기가 있는가?

 

부자의 투자는 대중과 반대로 가는 데서 시작한다. 이미 꽃이 만개한 정원(서울 상급지)에 들어가려 애쓰기보다는, 다가올 봄을 준비하며 싹을 틔울 준비를 마친 토양(저평가된 비서울 핵심지)에 씨앗을 뿌려야 한다.

 

2026년은 기회의 해다. 서울이라는 이름값(Brand)에 매몰되지 말고, ‘가격(Price)’과 ‘가치(Value)’의 괴리를 냉철하게 분석하라. 좋은 입지임에도 불구하고 2025년의 소외감 속에 웅크리고 있던 보석 같은 단지들이 비서울 곳곳에 숨어 있다.

 

이제 시야를 넓혀라. 지하철 노선도를 펴고, 일자리 지도를 겹쳐 보라. 그리고 남들보다 반 박자 빠르게 움직여라. 2026년 말, 웃으며 결실을 수확하는 이는 지금 용기 있게 서울 밖의 ‘숨은 진주’를 찾아 나서는 당신이 될 것이다.

 

시장의 흐름은 바뀌었다. 상급지 추격 매수보다는 ‘경쟁력 있는 비서울 우량지 선점’. 이것이 2026년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을 관통할 단 하나의 승리 방정식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유튜브 ‘스튜TV’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다시쓰는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 설명서(2025)’​ ‘경기도 부동산의 힘(2024)’​ ‘서울 부동산 절대원칙(2023)’ ‘인천 부동산의 미래(2022)’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원칙(2022)’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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