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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0억 받고 2500억 추가 유증" 젬백스에 주주들 옥신각신

알츠하이머 신약 기대감 높지만 20년간 임상개발 단계…"최대주주·특수관계인 물량 50% 미만" 주주 입장 엇갈려

2025.09.04(Thu) 10:29:51

[비즈한국] 젬백스앤카엘(젬백스)이 PSP(진행성 핵상마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조달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임상 2상시험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신약개발 성과가 눈앞에 다가온 만큼 자금 문제 없이 남은 3상 시험에 전념하기 위해서다. 이에 신약개발 비용을 일반 주주들에게 전가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젬백스앤카엘이 ​PSP(진행성 핵상마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주주 대상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사진=젬백스앤카엘 홈페이지


젬백스 이사회는 지난달 29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총 2485억 7000만 원 규모로, 2005년 6월 24일 코스닥 상장한 이후 가장 큰 자금 조달액수다.

 

젬백스는 유일하게 보유한 신약 후보물질 GV1001의 연구개발 및 회사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상장 이후 수차례 자금을 조달했다. 상장 이후 유증,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 사채) 등을 통해 약 3218억 원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주주로부터 직접 자금을 조달하고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CB, BW는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신주인수권이 행사됨으로써 기존 주주의 지분율을 희석시키는 것이어서 사실상 주주와 자금 조달 부담을 나눠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주주들의 신뢰를 잃는 모양새다. 일부 주주들은 개발 시작 30년이 넘은 유일한 신약 후보물질의 성과가 없다는 점을 들어 대규모 자금 확보를 위해 주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젬백스를 성토하고 있다. GV1001은 노르웨이 라듐 병원(현 릭쇼스피탈렛 국립병원)이 1989년부터 개발한 항암제 후보물질로, 2001년 10월 설립된 노르웨이 바이오 기업 젬백스AS가 다양한 항암제로 개발했다. 이후 김상재 카엘 회장이 2008년 약 1000만 달러(당시 환율로 110억 원)에 젬백스AS를 인수하면서 GV1001 개발 및 판권을 확보했다.

 

젬백스의 주주배당 유상 증자에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도 배정된 물량의 일부만 참여하는 상황이어서 일반 주주들에게서 신약개발 비용을 충당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GV1001 개발 현황. 사진=젬백스앤카엘 홈페이지

 

​GV1001은 ​젬백스에서만 20년 가까이 연구개발을 하고 있지만, 췌장암 치료제로 한 차례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았던 것을 제외하면 여전히 임상개발 단계다. 2014년 임상 2상까지 결과를 바탕으로 ‘리아백스’라는 이름의 췌장암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았다가 2020년 8월 임상 3상 결과를 제출하는 데 실패해 허가가 취소됐다.

 

젬백스는 관계사 삼성제약을 통해 GV1001의 췌장암 치료제 국내 신약허가 신청 및 상용화를 검토 중이고 전립선암 치료제 등의 가능성도 타진했다. 다만 현재는 췌장암보다 PSP와 알츠하이머병 적응증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로 공모한 자금 중 1636억 원을 PSP 글로벌 임상 3상(934억 원)과 알츠하이머병 글로벌 임상 3상 시험(702억 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젬백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배정된 물량에 전부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주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젬백스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최대주주인 젬앤컴퍼니와 지엘케이에쿼티인베스트, 삼성제약이 76만 6868주에 대해서만 청약 참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정된 물량 163만 7241주의 46.8% 수준이다. 계획한 물량만큼만 참여하게 되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기존 26.67%에서 23.02%로 낮아질 것이라는 게 젬백스 측의 설명이다.

 

일부 주주는 “창업자 김상재 고문과 이사진, 직원들이 다 산다고 하면 (나도) 사겠다”, “​성공·실패를 떠나 이제는 그 물질이란 게 정말 가치가 있어서 노르웨이에 그 많은 돈을 주고 사들였는지조차 의문이다”​ 등의 날선 반응을 보인다. 반면 희귀질환인 PSP(진행성 핵상마비) 치료제가 전무하고 효과적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젬백스의 신약개발 의지를 지지하는 주주들도 많다.

 

젬백스 관계자는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증자 참여 주식수는 단순 계획일 뿐이며 실제 청약 수량 등은 변경될 수 있다”면서 “각 사의 확정 청약 수량은 내부투자 심의 및 이사회 결의 등을 통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젬백스는 오는 22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사업 진행상황 및 유상증자 배경을 설명할 계획이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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