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단독] '사업종료 철회 우여곡절' 푸르밀 본사 사옥 신탁 담보로 대출

2금융서 1금융으로 대환…푸르밀 "신용도 좋아져, 경영 개선되고 있다"

2025.09.03(Wed) 16:54:27

[비즈한국] 2022년 사업종료를 선언했다 철회한 푸르밀이 본사 사옥을 담보로 내놓았다. 푸르밀은 지난해까지 제2금융권 부동산담보대출을 이용하다가 올해 제1금융권으로 대환하는 과정에서 신탁 담보를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푸르밀은 고강도 구조조정 이후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영업손실이 여전히 수십억 원대에 달해 완전한 경영 정상화까지는 과제가 남아 있다는 평가다.

 

푸르밀이 본사 사옥을 신탁 담보로 설정한 사실이 확인됐다. 사진=박해나 기자

 

#은행, 카드사에서 261억 대출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본사 사옥을 신탁 담보로 설정한 사실이 확인됐다. 부동산등기부와 신탁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푸르밀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본사 사옥과 토지의 소유권을 신탁회사 명의로 이전하고, 우선수익자를 시중은행과 카드사로 설정했다.

 

푸르밀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기 위해 본사 사옥을 신탁 담보로 설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때는 담보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기도 하지만, 신탁등기를 활용하면 일반 담보대출보다 대출 한도가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

 

신탁원부에 따르면 담보권에 대한 1순위 우선수익자는 H 은행과 H 카드사다. 수익권리금은 H 은행이 223억 원, H 카드사가 2억 원가량이다. 지난 8월에는 부동산신탁원부 변경계약서를 작성하고 2순위 우선수익자로도 H 은행(수익권리금 36억 원)을 추가했다. 현재 총 261억 원가량의 채권이 푸르밀 사옥을 담보로 설정된 셈이다.

 

푸르밀 본사 사옥의 부지 면적은 약 4619㎡(약 1397평) 규모다. 본사 건물은 본관과 별동 두 채로 이뤄져 있다. 본관은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연면적 4300㎡)이며, 별동 하나는 지상 2층, 다른 하나는 지상 1층의 소규모 건물이다. 본관과 별동을 모두 합친 전체 연면적은 약 4700㎡(약 1425평)다.

 

푸르밀은 2022년에도 사옥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당시 채권최고액 60억 원 규모의 근저당권을 설정했으며, 이후 소유권이 은행 신탁으로 이전됐다가 2024년 5월 회사로 다시 귀속됐다. 이 근저당권은 올해 4월 해지됐다.

 

푸르밀은 본사 사옥을 신탁 담보로 맡긴 이유에 대해 “경영상황 개선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회사 신용도 문제로 인해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았는데, 올해 신용등급이 올라가면서 제1금융권 대출로 전환했고, 그 과정에서 신탁 방식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푸르밀은 2024년 말 기준 약 100억 원 규모의 2금융권 부동산담보대출(단기차입금 기준)이 있었다.

 

푸르밀 관계자는 “최근 회사 신용도가 좋아져 1금융권 대출로 대환(갈아타기)했다”며 “2금융권 대출은 모두 정리됐다. 오는 2025년 공시에서는 1금융권 대출만 반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푸르밀 본사 사옥. 사진=박해나 기자

 

#재무 개선했지만 흑자는 아직

 

푸르밀은 1978년 롯데우유로 출발했다.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사하고 2009년 푸르밀로 사명을 변경했다.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인 신준호 전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맡다가 2022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현재 신 전 회장의 둘째 아들인 신동환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푸르밀은 2022년 10월 갑작스레 사업종료를 선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회적 비판과 노조 등의 반발이 이어졌고, 결국 회사는 20여 일 만에 사업종료 계획을 철회했다.

 

사업재개 결정 후 푸르밀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전주공장 운영을 중단하고, 전체 인력의 약 30%를 희망퇴직 형태로 감축했다. ‘고객이 살린 기업’이라는 메시지를 내세우며 브랜드 이미지를 재정비했고,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확대와 수익성 중심 품목 운영 등을 통해 사업 구조 전환을 모색했다.

 

이러한 조치의 효과는 재무 성과에도 드러난다. 푸르밀은 지난해 적자 폭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연 매출은 692억 원으로 전년(655억 원)보다 5.6% 증가했다. 매출 원가 및 판매, 관리비 절감 등으로 영업손실액 역시 28억 원으로 전년(113억 원)보다 크게 줄었다. 재고자산도 2023년 53억 원에서 지난해 37억 원으로 줄어드는 등 재고 부담이 완화됐고, 단기차입금도 같은 기간 697억 원 342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신동환 대표는 2022년 영업 정상화를 위한 그룹 비전을 발표하며 흑자경영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사진=푸르밀 홈페이지

 

올해는 신제품 출시에도 적극 나섰다. 지난 7월에는 푸르밀 익스플로러 예가체프 프리미엄 라떼·케냐AA 프리미엄 라떼 등 커피 신제품 2종을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말차라떼 관련 상표권을 다수 출원해 향후 신제품 출시의 가능성을 보였다.

 

2022년 신동환 대표는 영업 정상화를 위한 그룹 비전을 발표하며 2023년 흑자 경영을 목표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 흑자로 전환되지는 못했다. 영업손실이 여전히 수십억 원대에 달해, 본업에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푸르밀 관계자는 “회사 상황이 계속해서 나아지는 흐름”이라며 “작년보다 올해 상황이 훨씬 좋아졌다”라고 설명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핫클릭]

· [단독] 대한적십자, 서울시·구청에 '부당이득금' 1억 5000만 원 돌려받는다
· 수험생 필수 앱 '플렉슬' 오류, 일부 이용자 노트 데이터 영구 소실
· 싸이 수면제 '대리 수령', 제도화 앞둔 비대면 진료에 찬물
· 산업은행 발목 잡은 IMS모빌리티, 투자금 회수 물 건너가나
· 로켓그로스 크니 로켓배송으로 전환 압박…쿠팡 '소상공인 상생' 민낯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