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대한항공이 지난 9월 4일 개최한 ‘2025 무인기 기술교류회’에서 독자 개발 중인 소형 협동무인기 KUS-FX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순항 미사일과 무인기의 특징을 모두 갖춘 이 무인편대대기는 600km 밖의 표적을 타격하거나 정찰, 기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특히 경쟁 기종과 달리 상황에 따라 공중 발사와 지상 발사가 모두 가능해 대량 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가 용이하므로, 미래 전장 환경의 핵심 무기체계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일명 ‘FPV 드론’으로 불리는 쿼드콥터(Quadcopter)형 무인기가 뉴스에 자주 등장했지만, 세계 각국의 방산업체들은 유인 항공기 및 헬기와 함께 작전하는 무인기, 즉 ‘CCA(Collaborative Combat Aircraft)’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CCA는 크기에 따라 미사일 형태의 소형 CCA(SUCA)와 중형 CCA(MUCCA)로 나뉜다. 대한항공은 지난 2월 중형 CCA로 분류되는 ‘로우어스(LOWUS)’를 공개한 바 있으며, 이번 KUS-FX는 소형 협동무인기로는 KUS-RP에 이은 두 번째 모델이다.
KUS-FX의 크기와 중량은 일반적인 소모성 무인기와 비슷하다. 길이는 4m, 폭 2.8m, 중량 220kg이며 탑재 중량은 20kg이다. 또한 1,300N 추력의 소형 터보팬 엔진을 장착하여 최대 상승 고도 2만 피트, 최고 속도는 마하 0.8이며 90분간 비행할 수 있다.
KUS-FX의 장점은 이름에 담긴 ‘유연성, 소모성(Flexible, Expendable)’이 핵심이다. 주 날개를 접어 격납하거나 지상에서 발사할 수 있으면서도, 비행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독특한 ‘비대칭 접이식 날개 구조(Asymmetric Overlapping Folding Wing Structure)’를 채용했다. 이 구조 덕분에 KUS-FX는 주 날개를 접으면서도 날개의 폭과 길이를 최대한 확보하여 우수한 비행 능력을 확보했다.
또한 KUS-FX는 날개를 접은 상태에서는 폭이 500mm 이하로 줄어들어 다연장 발사대에서 한 번에 대량으로 발사할 수 있다. 제작사인 대한항공에 따르면, KUS-FX는 20피트 컨테이너에 9대를 수납한 후 다연장 로켓처럼 연속 발사가 가능해 활주로나 고정 발사대를 사용하는 것보다 운용이 쉽고 빠르며, 적이 공군기지를 공격해 활주로를 사용할 수 없어도 임무에 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나아가 KUS-FX는 공중 발사도 가능하도록 개발될 예정이다. 국내 경쟁사인 KAI와 LIG넥스원도 유사한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지상과 공중 발사를 모두 지원하는 것은 KUS-FX가 최초이다. 이는 수요를 늘려 대량 양산과 단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US-FX의 임무 능력은 단계적으로 개발된다. 우선 1시간 30분 이상의 체공 시간과 600km 이상의 항속 거리를 활용해 단순 정찰 및 적의 방공망을 기만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블록-1 버전을 제작한 뒤, 향후 탐색기, 통신 데이터링크, 탄두를 장착한 자폭 무인기인 블록-2 버전을 개발할 예정이다.
KUS-FX의 해외 경쟁 기종으로는 안두릴(Anduril)의 ‘바라쿠다(Barracuda)-500’, 코애스파이어(CoAspire)의 ‘RAACM’ 등이 있으며, 국내에서는 KAI의 ‘AAP-150’과 LIG넥스원의 모듈형 미사일 등이 거론된다.
이들 기종 모두 소형 터보팬 엔진과 모듈형 설계를 통해 다양한 임무에 투입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지상의 다연장 발사대(Launcher)와 공중 발사 능력을 모두 갖추도록 설계된 것은 KUS-FX만이 가진 독보적인 특징이다.
KUS-FX의 또 다른 특징은 AI 임무 기술을 미국과의 국제 공동 개발을 통해 탑재한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은 안두릴과 공동으로 개발한 AI 기반 임무 및 비행 자율화 기술을 2026년까지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2029년부터 기만·정찰 임무가 가능한 블록-1, 2030년대 초반에는 공격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는 블록-2의 체계 개발이 시작될 계획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핫클릭]
·
[단독] 마하6 극초음속 비행체 '하이코어' 시험 발사 성공
· [밀덕텔링]
[단독] 우주항공청, '차세대 무인전투기용' 엔진 개발 착수
· [밀덕텔링]
'세계 최대 방산업체' 록히드마틴, 왜 고려아연과 손잡았나
· [밀덕텔링]
해병대가 명실상부 '제 4의 군'이 되기 위한 조건
· [밀덕텔링]
[단독] 평양 침투 무인기, '위성통신' 기능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