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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11] 김인-아톰이 주는 용기

2025.09.30(Tue) 16:43:14

[비즈한국] 오롯이 작가를 지원하기 위한 기획으로 시작한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가 10년을 이어왔다. 처음 마음을 그대로 지키며 230여 명의 작가를 응원했다. 국내 어느 언론이나 문화단체, 국가기관에서도 시도한 적이 없는 유일한 일이었다. 그 10년의 뚝심이 하나의 가치로 21세기 한국미술계에 새겨졌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10년의 역사가 곧 한국현대미술 흐름을 관찰하는 하나의 시점’을 만들었다고 평가받는다. 이제 시즌11에서 한국미술의 또 하나의 길을 닦으려 한다.

 

김인 작가의 작품은 아톰의 주먹이 반복되며 화면을 가득 채운다. 이를 통해 ‘자신의 힘들었던 삶의 여정을 아톰의 주먹에 투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진=박정훈 기자


현대미술이라는 용어가 보편화된 것은 20세기부터다. 미술사에서 이 카테고리는 형식 난개발이 불러온 백화점식 이즘 과잉 시대다. 지난 세기에 미술사에 등장한 이즘을 대충만 추려봐도 50여 개에 이른다.

 

이들 중 21세기 미술에서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추상미술과 팝아트다. 추상미술은 디자인과 상생관계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찾아냈다. 그래서 추상미술 감성은 현대인 생활의 일부가 됐다.

 

팝아트는 대중문화시대의 옷을 입고 이 시대 미술의 강력한 방식으로 살아남았다. 팝아트는 1950년대 영국에서 시작돼 미국에서 열매를 맺은 구상미술이다. 르네상스 이후 서양미술은 새로움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왔다. 그것은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어떤 짓을 해도 용납되었다. 팝아트는 바로 이 ‘발전’과 ‘새로움’을 무기로 대중 정서를 예술의 반열로 끌어올렸다.

 

the truth will set you free: 227×145cm Acrylic on canvas 2021

 

팝아트가 미학적 논리로 삼은 것은 예술은 대중 모두가 함께 누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모든 사람이 예술작품을 소유하고 즐기려면 그만큼 흔하고 가격도 싸야 한다. 예술을 값싸고 흔하게 만드는 방법은 ‘모방’ ‘차용’ ‘복제’ 같은 기법이다. 

 

이에 따라 팝아트에서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오리지널 예술은 더는 가치가 없으며(예술의 유일성 부정), 독창적인 예술 역시 시대정신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예술의 독창성 부정).

 

팝아트에서는 유일성, 독창성을 부정하는 대신 대중문화 스타, 소비를 촉진하는 상업 광고 이미지, 현대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일회용품, 만화나 신문 같은 매스미디어를 숭배한다. 따라서 팝아트 작가들은 예술이 작가의 고뇌에 찬 정신적 결정체로 ‘창조’되는 것이 아니고, 쉽게 복제되고 대량생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the truth will set you free #4: 45×53cm Acrylic on canvas 2021

 

 

이런 대상 중 만화 이미지는 많은 작가들에게 작업의 모티브가 돼왔다. 디즈니 만화나 일본 애니메이션이 대표적이다. 이를테면 우리에게 친숙한 도널드 덕이나 미키마우스, 톰과 제리 혹은 아톰이나 드래곤볼 같은 만화 이미지가 그렇다. 우리나라 작가들 중에서도 이런 이미지로 자신의 팝아트 영역을 만들어낸 작가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띤다.

 

김인도 그런 작가다. 그는 이 시대 슈퍼히어로 이미지를 작품의 모티브로 삼는다. 슈퍼맨이나 아톰이 작가가 선호하는 이미지다. 특히 아톰의 주먹 이미지를 자신의 회화 언어로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그의 작품은 아톰의 주먹이 반복되며 화면을 가득 채운다. 화려한 색채로 시선을 사로잡는 것도 그의 작품의 매력이다. 이를 통해 ‘자신의 힘들었던 삶의 여정을 아톰의 주먹에 투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가 아톰 이미지에서 발견한 것은 고난을 이겨내는 용기 혹은 힘인 셈이다.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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