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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 Z 인사이트] 여행산업 대격변기, 모두투어가 맞은 위기와 기회

패키지 위주 판매로 영업이익·시장점유율 줄어…기존 강점 활용해 2030 겨냥한 새로운 상품 필요

2025.12.22(Mon) 17:28:03

[비즈한국] 비즈한국은 연세대학교 경영혁신학회 BIT(Business Innovation Track)가 작성한 전략 리포트를 10여 회에 걸쳐 연재한다. 전환점에 선 기업의 문제를 Z세대 시각으로 분석한 리포트를 통해 혁신의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한다.

 

모두투어는 국내외 여행 알선 서비스와 호텔숙박 서비스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종합 패키지 여행사로, 1993년 설립 이후 30년 넘게 국내 여행 산업을 이끌며 전국에 약 5000개의 오프라인 대리점을 확보하는 등 광범위한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대규모 송객 능력은 항공사 및 호텔을 상대로 강력한 협상력을 발휘하기에,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 자산이 되었다. 모두투어는 항공노선 공급 상황과 최신 여행 트렌드를 반영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여행상품을 출시했다. 고급화·프리미엄·테마 상품 등을 통해 다양한 소비자 수요를 충족하며 하나투어에 이어 업계 2위를 유지해왔다.

 

모두투어는 지난 10월 서울역에 초대형 파노라마 미디어아트 광고를 게시했다. 사진=모두투어 홈페이지


그러나 최근 모두투어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코로나 이후 연간 출국자 수가 완전히 회복되었음에도 모두투어의 실적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다. 동일한 사업모델로 출발한 업계 1위 하나투어와의 격차도 더욱 벌어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급변하는 여행 산업 속에서 모두투어가 직면한 위기와 기회를 분석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국내 여행 산업, 새로운 성장 국면

 

한국 여행 산업은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 인바운드·아웃바운드 양방향 모두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아웃바운드 여행객 수는 2024년 2869만 명을 기록하며 2019년 대비 99.9% 수준까지 회복했다.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되는 인바운드 시장 또한 활기를 띠고 있다. 2024년 방한 외래 관광객 수는 2019년 대비 93.5% 수준까지 회복했다. 정부는 2027년까지 외래 관광객 3000만 명을 유치해 ‘세계인이 찾는 관광대국’을 실현한다는 목표 아래 인바운드 확대를 전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국내 여행 시장 규모는 2027년경 약 19조 69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적으로 여행 산업은 단순한 회복을 넘어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그렇다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배경은 무엇이며, 모두투어가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과거 여행 산업은 전형적인 정보 비대칭 시장이었다. 소비자는 항공권 가격, 숙박 옵션, 현지 투어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웠고, 여행사는 이러한 정보를 독점하며 중개 수수료를 받았다. 그러나 이제 소비자는 스마트폰 하나로 실시간 가격 비교와 리뷰 확인, 현지 투어 예약을 직접 손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구글 검색, 유튜브 여행 브이로그,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 정보에도 언제든지 접근이 가능하다. 정보 투명성의 증대는 전통적인 패키지 여행사의 ‘정보 중개자’ 역할을 크게 약화시키고, 산업 구조를 소비자 중심으로 바꾸었다.

 

한국 여행 산업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으로 완전 회복했다. 인천공항 출국장을 찾은 여행객들. 사진=임준선 기자


기술 기반 플랫폼형 여행 기업들의 급부상도 큰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들은 항공권과 숙박, 여행 상품을 한 곳에 모아 소비자가 자신의 예산과 취향, 일정에 맞추어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제공한다. 단순한 예약 중개를 넘어 예약 준비(여행 플래너), 이동(렌터카/카셰어링), 투어·체험(현지 액티비티), 여행 후기까지 ‘여행 생태계’ 전체를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확장은 소비자가 플랫폼에 머물며 지속적으로 거래하도록 유도하고, 이렇게 확보한 빅데이터를 통해 사업 확장 기회를 제공하는 등 부가가치가 크다.

 

과거 인력 중심, 공급자 중심의 노동 집약적 산업이었던 여행업은 이제 데이터·기술 중심, 소비자 중심의 정보 집약적 비즈니스로 전환되고 있다. 실제로 여행업 사업체 수는 증가하는 반면 종사자 수는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 

 

#소비자가 달라졌다

 

여행을 대하는 소비자의 태도 또한 달라졌다. 그 중에서도 특히 2030 MZ세대가 여행 산업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올랐다. 이들은 디지털 리소스 활용에 익숙하고 새로운 여행 형태를 쉽게 받아들인다. 다양한 인터넷 공간을 통해 독특한 여행 경험과 정보를 기록, 공유하며 자신들만의 여행 가치관과 취향을 만들어간다.

 

여행에 돈을 아끼지 않는 가치소비의 특성도 뚜렷하다. 3고(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속에서도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경험에는 고가라도 기꺼이 투자한다. 이런 여행 성향은 ‘디깅모먼트(Digging Moment)’라고 부른다. 깊이 파고든다는 뜻의 ‘디깅’과 순간이라는 뜻의 ‘모먼트’가 합쳐진 말로,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을 깊이 파고들며 자신에 대한 이해와 성장을 추구하는 경향성을 의미한다. MZ세대에게 여행은 수동적인 소비가 아니라 콘텐츠 창작과 SNS 인증, 그리고 취향과 자아 찾기의 수단이 된 것이다.

 

2030세대는 해외여행 선호도가 국내여행의 약 2배에 달한다. 아낌없이 경험하려는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이들은 아웃바운드 여행 시장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되었다.

 

이렇듯 소비자 정보 접근성의 증대에 따른 소비자 중심 구조 변화, 핵심 소비자군과 니즈의 확대는 여행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여행을 일상 소비재로 만들었으며, 여행 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견인했다.

 

#인바운드 시장의 성장

 

한편 한류를 바탕으로 인바운드 시장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났다. K팝, K드라마, K뷰티를 넘어 한국 음식, 전통문화, 라이프스타일까지 전 세계로 확산되며 한국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문화 체험 목적지’로 자리 잡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4년 방한 외국인의 37.2%가 ‘한류 콘텐츠’를 여행 동기로 꼽았다. 2019년 대비 12.5%p 증가한 수치다.

 

인바운드 관광객 구성도 다양해졌다. 전통적으로 중국·일본 중심이던 방한 시장은 유럽, 미국, 동남아시아 등 비중화권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2024년 1분기 기준 대만인 방문객은 2019년 동기 대비 108.8% 회복했고, 미국인 방문객은 119.3%, 싱가포르인 방문객은 163.3% 수준까지 성장했다. 특히 미국과 싱가포르 관광객은 코로나 이전을 넘어서는 성장세를 보이며 한국 관광의 새로운 축으로 떠올랐다.

 

#시장은 커지는데 실적은 떨어지고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는 와중에 모두투어는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매출과 순이익이 지속적으로 줄었다. 모두투어의 주 상품이자 수입원인 패키지상품 점유율은 2024년 4분기 기준 약 3.4%에 불과하다. 코로나 이전 4.5~5% 수준보다 줄어든 것이다. 업계 1위인 하나투어와의 격차 또한 심화됐다. 2024년과 전년을 비교했을 때 매출액 차이는 56.7%, 영업이익 차이는 118.8%로 벌어졌다.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도 크게 떨어졌다. 주요 여행 앱 이용률 조사와 연령별 숙소·액티비티 탐색 채널 조사에서 모두투어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모두투어 매출액 및 영업이익. 자료=모두투어 홈페이지

 

모두투어 송객인원 및 시장점유율. 자료=모두투어 홈페이지

 

#경쟁 심화와 기술적 열위 

 

모두투어가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는 OTA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전통 여행사와는 다른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OTA는 발전하는 기술과 증가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경험과 편리성을 찾는 소비자의 수요에 정확히 부응했다. 2023년 기준 주요 여행 앱 사용률을 보면 ‘야놀자’, ‘에어비앤비’ 등 플랫폼형 OTA가 1위부터 7위까지 차지했다. 

 

야놀자는 글로벌 호텔 IT 기업과 인터파크투어 등 여행사업부를 인수했고, 네이버와의 제휴 및 해외 OTA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그 결과 전 세계 206개국의 133만여 개 호텔·업체에 클라우드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트래블테크 기업으로 도약했다. 2025년 1분기 거래액은 7조 원을 돌파했다. 

 

마이리얼트립은 여행자가 원하는 현지 경험을 현지 가이드와 직접 연결하는 틈새시장에서 출발해, 이제는 항공권·숙박까지 아우르는 ‘여행 슈퍼앱’으로 진화했다. 특히 2030 고객이 전체 이용자의 64.9%를 차지하며 브랜드 이미지와 실적 모두 업계 3위로 급부상했다.

 

모두투어는 이러한 기술 기반 플랫폼에 비해 기술력에서 크게 뒤진다. 디지털·기술 기반의 직판 경쟁력이 낮은 상태로, 전국 5000여 개 대리점을 통한 간접판매가 여전히 전체 매출의 56.6%를 차지한다. AI 추천 알고리즘, 통합 검색 시스템, ERP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미 기술력을 확보한 경쟁사들을 추월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5060​ 패키지 중심 매출의 한계


모두투어의 핵심 수입원은 여전히 전통 패키지 여행 알선 수수료다. 여행알선업이 매출의 약 80~90%를 차지할 정도로 수익 구조가 단순하다. 이러한 단일 수익 구조는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약화시키고, 수익성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패키지 상품 비중이 높은 만큼 고객도 5060세대가 55%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은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여가·소비·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연령대 중 해외여행 기간이 가장 길고, 패키지 이용률도 가장 높다. 안정성과 품질을 중시하고 프리미엄 패키지에 대한 지불 의사가 높아 고마진을 보장하는 고객층이다.

 

그러나 5060세대는 이미 오래전부터 종합 여행사의 주 고객층으로, 디지털 전환과 다양한 소비자 니즈 중심의 산업 구조로 재편되는 여행 시장에서 이들만을 타깃으로 하는 전략은 상품 다양화나 산업 성장의 유인이 낮다. 국내 여행 산업의 변화에 맞춰 장기적인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에는 새로운 고객군 발굴이 필요하다. 

 

#하나투어는 어떻게 뒤집었나

 

동일한 종합 패키지 여행사로 출발한 하나투어는 모두투어와 달리 기술력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과 변화하는 니즈를 타깃으로 한 상품 혁신에서 성공을 거뒀다. 하나투어는 이미 자체 앱, AI 고객관리 시스템, 직판몰을 운영 중이며, 여행 생태계를 통합한 슈퍼앱으로의 전환에 성공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패키지 상품을 차별화해 고객군을 확대한 것이다. 하나투어는 ‘하나팩 2.0’을 전면에 내세워 단가와 수익성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AI 기반 자동화를 더해 비용 구조도 개선했다.

 

하나투어가 ​2030세대를 타깃으로 내놓은 패키지 상품 ‘밍글링 투어’. 사진=하나투어 홈페이지


특히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한 ‘밍글링 투어’가 빠르게 자리 잡으며 2025년 10월까지 누적 고객 수가 전년 대비 557% 증가했다. 개별 맞춤으로 상품군을 세분화하고, 항공·호텔을 자유롭게 조합하는 ‘내맘대로’ 상품과 현지투어 결합형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스포츠 여행 플랫폼 ‘클투’에 투자하며 글로벌 스포츠 관광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모두투어도 2030세대를 겨냥한 ‘컨셉투어’를 출시해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 2030 패키지 예약 비중이 2019년 13%에서 2022년 20%로 증가했는데, 모두투어의 패키지 상품 중에서도 컨셉투어의 매출전환율이 25%로 가장 높다. 다만 하나투어의 밍글링 투어가 전년 대비 557%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 속도와 규모 면에서 격차가 크다.

 

#모두투어의 기회와 가능성

 

모두투어가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수익구조와 한정된 고객군이라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아웃바운드 시장에서 2030세대에 집중하고, 인바운드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수입원을 다변화해야 한다. 

 

모두투어가 여전히 경쟁력을 가진 부분이 있다. 첫째, 30년 이상 축적된 상품 기획력과 큐레이션 노하우는 안전한 동선 설계, 품질 보증, 현지 파트너 관계 등에서 강력한 경쟁 우위를 제공한다. 이는 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설계한 검증된 여정’이라는 가치를 가진다. 둘째, 고객 데이터의 축적이다. 수년간 수백만 명의 고객을 응대하며 쌓인 데이터는 고객 선호도 분석, 구간별 수요 파악, 맞춤형 상품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모두투어 해외 법인 현황. 사진=모두투어 홈페이지


이러한 강점은 아웃바운드 시장에서는 2030세대를 위한 차별화된 상품 개발에, 인바운드 시장에서는 외국인을 위한 프리미엄 큐레이션 상품 개발에 핵심 자산이 될 수 있다.

 

#아웃바운드 시장은 2030세대 공략 

 

2030세대의 소비 패턴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한국관광공사의 2025년 조사에 따르면, 53.5%는 ‘최고의 여행 경험을 위해 예산을 아끼지 않겠다’는 가치소비 성향을 보이며, 77.5%는 ‘여행을 즐기면서도 예산을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라는 가성비 중시 성향을 보인다.

 

그렇다면 파이가 더 큰 가성비 세그먼트를 노려야 할까? 가성비를 중시하는 2030세대는 더 싸고 좋은 옵션을 찾기 위해 여러 플랫폼을 뒤진다. 더 나은 옵션이 나타나면 쉽게 이탈한다. OTA들이 이미 AI와 데이터로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 모두투어가 승산을 갖기는 어렵다. 고마진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가치소비형 2030세대를 목표로 하면 파이 자체는 작을지라도 수익성이 높다. 이들은 특별한 경험과 의미를 추구하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고가 상품도 기꺼이 구매한다. 모두투어의 NBA 직관 투어가 600만 원이라는 고가에도 매진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 공동체형 가치소비(같은 취향끼리 동행·콘텐츠 중심)로 스케일을 확보하고 경험 프리미엄을 얹는 방식이 전략적으로 더 효율적이다.

 

모두투어의 NBA 직관 투어는 600만 원대의 고가임에도 매진됐다. 사진=모두투어 홈페이지

 

이들에게는 취향 기반 소모임 동행 프로그램이 적합하다. 페스티벌 참가(코첼라, 옥토버페스트), 리트릿·웰니스(요가 리트릿, 명상 여행), 인문학 기행(유명 작가 동행 투어) 등 테마별 그룹형 상품을 1인 참가 가능한 8~12명 소규모로 운영하는 것이다. 

 

핵심은 취향 기반 매칭이다. 명확한 테마로 사람들을 모으면, 여행 전부터 SNS에서 교류하고 여행 중 자연스럽게 커뮤니티가 형성된다. 여행 후에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유지하며 다음 여행 상품을 제안해 재구매를 유도한다. 객단가가 낮은 2030세대에게 경험 프리미엄을 부가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커뮤니티 기반 LTV(고객생애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이다.

 

그룹 여행을 선호하지 않지만 가치소비를 원하는 층을 위해서는 하이브리드 모듈형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다. 패키지 여행의 구성 요소(항공, 숙박, 투어, 식사)를 모듈화해 고객이 원하는 대로 조립할 수 있게 하고, AI가 예산과 선호에 따라 최적의 조합을 제시한다. 이 상품의 핵심은 모두투어의 검증된 공급 네트워크와 품질 보증이다. OTA의 개별 예약보다 안전하면서도  자유로운 여행을 제공하는 것이다.

 

#인바운드 시장은 고마진 고객 타깃

 

인바운드 방문객 수는 증가했지만, 관광수입은 2019년 대비 약 86%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온 사람은 많지만 머무는 기간이 짧거나 소비 금액이 줄었다는 것으로, 방한객 1인당 체류 가치(지출액)를 높이는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 모두투어가 이를 제공한다면 아웃바운드 중심 단일 시장 구조에서 벗어나 양방향 구조로 전환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비중화권 관광객의 소비 패턴이다. 이들은 중국·일본 관광객 대비 평균 체류 기간이 1.5배 길고, 문화 체험·프리미엄 숙박·미식 등 고부가가치 소비 비중이 높다. 특히 미국·유럽 관광객은 1인당 평균 지출액이 전체 평균보다 30% 이상 높다.

 

따라서 모두투어는 지출 비율이 높은 비중화권 고소득 관광객, 그 중에서도 단순 관광이 아니라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프리미엄 체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해야 한다. 모두투어의 패키징 및 동선 기획 역량은 이러한 니즈에 최적화되어 있다. K팝 팬덤, 한방·뷰티·메디컬 웰니스, 미식, 전통문화 몰입 등 명확한 테마를 가진 고액 체험형 관광객과 가족·커플 단위 여행객이 핵심 타깃이다.

 

서울 중구 라인프렌즈 스퀘어 명동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BTS관련 전시품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이들을 위해 테마별 프리미엄 큐레이션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단순히 관광지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경험과 스토리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모두투어가 직접 해외에 마케팅하는 것은 비용 효율성이 낮다. 인바운드 고객이 주로 사용하는 클룩(Klook), KKday 등에 큐레이션 상품을 입점하는 전략이 효율적이다. 이러한 플랫폼은 이미 아시아·동남아시아 여행객들 사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모두투어는 ‘모두투어 공식 상품’으로 등록해 인지도를 높이고 리뷰를 축적할 수 있다. 플랫폼 수수료가 발생하지만, 초기 진입 비용을 크게 절감하고 고객 피드백을 빠르게 수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행 전후로 수익 다변화

 

마지막으로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해 모두투어는 여행 생태계 전반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 단순히 여행 상품을 파는 것을 넘어, 여행 전 과정에서 가치를 제공하고 수익을 얻어야 한다는 뜻이다.

 

여행 전에는 여행 준비 클래스(언어, 문화 등)와 프리미엄 컨설팅(맞춤 여정 설계)을 제공할 수 있다. 여행 후에는 투어 테마를 활용한 여행 굿즈, VOD 콘텐츠(포토북, 영상)를 개발하고 판매한다. 투어 콘셉트별로 굿즈를 제작하거나, 여행객이 직접 찍은 사진이나 모두투어가 제공한 스냅 이벤트 사진으로 포토북과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또 커뮤니티 멤버십을 운영해 재방문 할인을 제공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30년 넘게 한국 여행 산업을 이끌어온 모두투어에게 지금은 새로운 도약의 시간이다. 여행 산업의 거대한 변화 속에서 모두투어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된다면 중개자에서 큐레이터로 거듭나, 다시 한번 한국 여행 산업의 리더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김수안 (창의기술경영학과·경영학과 22)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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