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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5월 9일 이후, 매물이 풀릴까 잠길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가 촉발할 시장의 갈림길

2026.01.05(Mon) 11:36:51

[비즈한국] 부동산 시장에는 ‘가격’보다 더 무서운 단어가 있다. ‘불확실성’이다. 가격은 오르내리지만, 제도가 예고 없이 바뀌면 시장은 멈춘다. 지금 시장이 마주한 날짜는 2026년 5월 9일이다.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적용을 한시적으로 배제해 온 조치가 법령상 그 날까지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입법예고·공포된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 내용은 중과 배제 기한을 ‘2025년 5월 9일’에서 ‘2026년 5월 9일’로 연장한 것으로 정리돼 있다. 이 말은 곧, 별도 조치가 없으면 5월 10일 양도분부터 제도가 ‘원복’된다는 뜻이다.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적용을 한시적으로 배제해 온 조치가 5월 10일 사라질 예정이다. 일러스트=생성형 AI


다만, 여기서 한 번 더 냉정해야 한다. 정책은 ‘확정’과 ‘전망’ 사이에서 흔들린다. 실제로 정부는 과거에도 경제정책방향(또는 유사한 연간 계획)을 둘러싼 보도에 대해 “내용이 결정된 바 없다”는 취지로 선을 그은 적이 있다.

 

즉, 오늘의 시장은 “5월 9일이 제도적 데드라인”이라는 사실과 “연장 여부는 정치·정책 과정에서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동시에 안고 있다. 이중의 불확실성이야말로 거래를 얼리는 가장 확실한 처방이다.

 

문제의 핵심은 ‘세율이 높다’가 아니다. 더 본질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양도세 중과’가 지금의 시장 환경에서 어떤 방향으로 작동할 것인가. 다시 말해, 5월 9일은 ‘매물을 끌어내는 날’이 될 것인가, 아니면 ‘매물을 잠그는 날’이 될 것인가.

 

#5월 9일의 의미: 세금을 올리면 매물이 늘어날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한 사람이 주택을 양도할 때 기본세율(6~45%)에 추가 가산세율을 얹는 제도다. 중과가 재개되면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가 더해지고, 지방소득세까지 감안하면 실효 최고세율이 82.5%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이 시장에 강한 충격으로 전달되고 있다.

 

또한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의 양도에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이 배제되는 구조도 함께 거론된다.

 

이 제도의 정책 목표는 대체로 두 가지로 설명된다. 첫째, 다주택자의 ‘매도 유인’을 높여 매물을 늘리고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목표. 둘째, 투자 수요에 대한 징벌적 조세로 ‘기대수익’을 낮춰 수요를 줄이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이 두 목표는 실무 현장에서 자주 충돌한다. 매도를 유도하려면 거래비용이 낮아야 한다. 반대로 거래비용을 높이면 ‘팔 이유’가 사라진다. 즉, 거래세를 올려 매도를 유도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구조적으로 모순일 수 있다.

 

특히 이번에는 ‘시장 체질’이 과거와 다르다. 이미 다수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고, 아파트 거래에는 토지거래허가 등 강한 제약이 겹쳐 있다.

 

대출 여건도 경직돼 있다. 일부 보도는 LTV 40%, DTI 40% 등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고 전한다.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시장에서 ‘팔아라’는 신호는, 거래를 늘리기보다 거래를 끊을 가능성이 크다.

 

#‘급매’가 아니라 ‘거래절벽’이 먼저 올 수 있는 이유

 

5월 9일 데드라인이 가까워지면 두 가지 상반된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난다. 첫째는 ‘막차 매물’이다. 다주택자가 중과 회피를 위해 잔금을 5월 9일 이전에 맞추려 하면서 가격을 낮춰서라도 시장에 내놓는 흐름이다. 언론은 3주택자가 10년 보유한 분당 아파트를 10억 차익으로 매도할 때 유예 기간 내와 유예 종료 후 세 부담이 큰 폭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사례를 제시하며 공포감을 키웠다.

 

둘째는 ‘버티기’다. 세금이 높아질수록 매도는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려워지고, 자산가일수록 현금흐름이 버텨주면 “그냥 들고 간다”는 선택이 강해진다. 실제 기사에서도 ‘버티기’와 ‘증여’가 매물 잠김을 유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국면에서 더 위험한 것은 ‘막차 매물’보다 ‘버티기’가 우세해지는 순간이다. 거래가 줄면 가격은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오히려 같은 단지에서도 ‘팔리는 물건’과 ‘안 팔리는 물건’이 갈라지고, 가격은 지표가 아니라 ‘사례’로 남는다. 거래량이 줄어든 시장에서는 신고가와 급매가 동시에 존재한다. 그리고 시장 참여자들은 가장 눈에 띄는 사례만을 확대 해석한다. ‘체감’이 ‘사실’을 압도하는 구간이다.

 

#20년째 반복된 ‘도돌이표’가 남기는 비용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역사적으로도 ‘도돌이표’에 가까웠다. 2004년 도입 이후 정권 교체에 따라 유예·폐지와 부활·강화가 반복되었다는 정리가 나온다. 

 

이 반복은 단순히 세목 하나의 변경이 아니다. 주택은 1~2년 단위로 사고파는 상품이 아니다. 사업·교육·노후·상속·임대차까지 얽힌 10년짜리 의사결정이다. 그럼에도 정책이 몇 년 단위로 ‘강화—유예—강화’의 진자운동을 반복하면, 시장은 ‘규칙’이 아니라 ‘눈치’로 움직이게 된다.

 

정책 신뢰가 무너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첫째, 거래는 세금이 아니라 ‘발표’에 의해 좌우된다. “연장 한다더라” “연장 안 한다더라” 같은 뉴스 한 줄에 호가가 흔들린다. 둘째, 세금의 효과는 목표와 반대로 나타날 수 있다. 다주택자를 때린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똘똘한 한 채’로의 쏠림을 강화하고,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은 외곽부터 처분하는 경향을 부추긴다는 분석이 나온다. 셋째, 세금 회피가 ‘증여’로 이동하면서 세수는 기대만큼 늘지 않고, 시장 유동성만 떨어질 수 있다.

 

#결론: ‘세금의 칼’보다 ‘규칙의 신뢰’가 시장을 움직인다

 

세금은 정책의 도구다. 그러나 도구는 상황에 맞게 써야 한다. 공급이 부족하고 거래가 이미 줄어든 국면에서 거래비용을 더 올리는 처방은, 가격을 낮추기보다 시장의 혈류를 끊을 위험이 있다. 5월 9일은 단순한 세법 이벤트가 아니다. 정책이 “거래의 순환”을 회복할 능력이 있는지, 시장과 소통하며 예측 가능한 규칙을 제공할 의지가 있는지 시험받는 날이다.

 

정치는 세금을 통해 ‘의지’를 보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시장은 의지가 아니라 ‘일정’과 ‘규칙’에 반응한다. 5월 9일을 전후로 또 한 번의 도돌이표가 반복된다면, 그 비용은 특정 집단의 세금 부담으로 끝나지 않는다. 거래가 멈추고, 가격 발견이 왜곡되고, 임대차 비용이 전가되며, 결국 실수요자가 가장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 정책이 진정으로 겨냥해야 할 것은 ‘다주택자’가 아니라 ‘불확실성’이다. 불확실성이 사라질 때, 시장은 다시 움직인다.

 

끝으로, 양도세 중과라는 제도가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투기 억제는 필요하다. 그러나 투기 억제의 결과가 거래절벽과 임대차 불안, 그리고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비용 증가라면, 정책은 목적을 잃는다. 5월 9일을 둘러싼 논쟁은 결국 ‘누구를 겨냥할 것인가’가 아니라 ‘시장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로 수렴해야 한다. 정교한 규칙, 충분한 예고, 일관된 집행. 이 세 가지가 갖춰질 때만, 시장은 비로소 세금이 아니라 상식으로 움직인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유튜브 ‘스튜TV’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다시쓰는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 설명서(2025)’​ ‘경기도 부동산의 힘(2024)’​ ‘서울 부동산 절대원칙(2023)’ ‘인천 부동산의 미래(2022)’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원칙(2022)’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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