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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지수 ELS 제재안 '최종 수위' 오늘 윤곽…은행권 과징금 논란 재점화

2조 사전통보 후 제재심 30% 감경에도 '과하다' 반발…자율배상 1.3조·동의율 96% 반영될까

2026.02.25(Wed) 17:06:55

[비즈한국] 금융당국이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를 기초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의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은행권에 부과할 제재안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 은행권에 2조 원에 달하는 과징금·과태료를 사전 통보했는데, 최근 열린 제재심의위원회에서 30%가량 감경했다. 그럼에도 은행권에서는 과징금 규모가 과하다는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종 제재안과 여파에 눈길이 쏠린다. 

 

금융당국이 홍콩 H지수 ELS를 불완전판매한 은행에 부과한 과징금·과태료를 감경할지 주목된다. 사진=임준선 기자

 

금융당국은 25일 열리는 제4차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은행권의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최종 제재안을 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증선위 심의를 거쳐 제재안이 통과되면 이후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의결돼 확정된다. 금융당국이 홍콩 H지수 ELS 판매와 관련해 2025년 말 과징금·과태료를 사전 통보한 은행은 △KB국민은행(1조 원) △하나은행(3200억 원) △신한은행(2800억 원) △NH농협은행(1900억 원) △SC제일은행(1500억 원) 등이다. 과징금 규모는 총 2조 원에 달했으나, 지난 12일 열린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약 30% 감경돼 1조 4000억 원 규모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에서는 상당수 홍콩 H지수 ELS 피해자에 대한 자율 배상을 진행한 점을 감안해 과징금 규모가 더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은행권 홍콩 H지수 ELS의 자율 배상 동의율은 평균 96%였고, 배상액은 1조 3000억 원을 넘었다.

 

금융노조는 당국의 제재안에 적극적으로 반발했다. 노조는 과징금 산정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형평성과 합리성, 책임 소재 측면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중대재해처벌법이나 공정거래법에서는 과징금 상한선을 정하는데, 금융소비자보호법은 판매 수익이 아닌 판매 금액의 최대 100%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해 사실상 상한선이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금융상품 거래에는 상품 설계, 제도, 감독 기준 등 구조적인 요소도 작용하지만 손실의 책임을 대면 영업을 하는 현장 직원과 금융사에만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23일 금융위원회 앞에서 개최한 결의대회에서 김용환 신한은행 노조 위원장은 “금융사가 자율 배상과 합의를 통해 상당 부분 책임을 이행했음에도 추가 제재 논의가 나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라며 “과징금은 위반 행위로 얻은 경제적 이익을 환수하는 것이 취지다. 판매 금액 전체를 기준으로 한 대규모 과징금 부과는 징벌적 성격으로 비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홍콩 H지수를 기초로 한 ELS는 대규모 손실을 내면서 불완전판매 책임 논란이 일었다. 판매 잔액 비중은 은행이 82%, 증권사가 18%로 은행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사진=박정훈 기자

 

특히 과징금 감경 여부를 심각하게 바라보는 곳은 SC제일은행이다. SC제일은행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매금융 사업을 하는 외국계 시중은행으로, 노조는 제재 규모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일부 외국계 은행의 국내 사업 지속 여부, 생존과 직결될 수 있다”라며 “국내 영업 환경과 금융시장 안정성, 산업 경쟁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문성찬 SC제일은행 노조 위원장은 23일 “SC제일은행 직원들은 홍콩 H지수 ELS 과징금으로 인해 고용과 일터의 존속을 두고 불안에 떨고 있다. SC제일은행은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의 판단에 따라 국내 사업의 지속 여부가 결정된다. 당기순이익 규모가 타행 대비 상대적으로 작은데도 이를 웃도는 과징금이 매겨져 존립을 위협받는다”라며 “이로 인한 영향은 결국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향할 것이다. 실적 악화, 규제 환경 등을 이유로 임금 삭감, 구조조정, 인력 감축 등의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SC제일은행은 나머지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익 규모가 작아 과징금으로 인한 타격도 더 크다. 주요 시중은행의 연간 순이익이 1조~5조 원대인 반면, SC제일은행은 3000억 원대에 그친다. SC제일은행의 감경 후 과징금 규모는 900억 원대로 알려졌다. 과징금 자체는 타사보다 적지만 순이익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 아니다. SC제일은행의 2025년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040억 원으로, 순이익 대비 과징금 규모는 29%에 달한다.

 

2024년에도 자율 배상의 여파로 SC제일은행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5.6% 감소한 3311억 원을 기록했다. 홍콩 H지수 ELS 관련 배상 추정액(1030억 원)을 일회성 비용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영업비용과 충당금 전입액을 2023년 대비 각각 6.2%, 18.0% 줄였음에도 순이익 감소를 막지 못했다. 여신 및 수신 규모가 감소해 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4.7% 감소(1조 2933억 원→1조 2321억 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SC제일은행은 홍콩 H지수 ELS 배상으로 줄어든 순이익을 2025년 들어 회복했으나, 과징금으로 인해 다시 줄어들게 됐다. 2025년 말 금융당국이 은행에 제재안을 사전 통보하자 이를 결산 실적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2025년 결산 실적에 과징금 전액을 충당금으로 설정했다”라며 “자율 배상의 경우 현재 약 98% 진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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