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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H, 한강버스 대여금 876억 '상환 선순위'까지 내줬다

만기 2045년으로 연장·원금 2038년부터 분할상환…SH "은행 대출약정 요구 반영, 수익 개선 노력"

2026.02.25(Wed) 17:30:45

[비즈한국]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최근 ​한강버스 운영사에 빌려준 876억 원 상당의 대여금을 시중은행 대출보다 후순위로 전환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SH는 대여금 만기도 사업기간 종료 시점인 2045년까지로 연장하고, 원금을 2038년부터 2045년까지 분할 상환하는 구조로 바꿨다. 한강버스가 시중은행에서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준 것인데, 사업성 검증이 충분치 않은 초기 단계에서 공적 자금 회수 위험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최근 한강버스(사진) 운영사에 빌려준 876억 원 상당의 대여금을 시중은행 대출보다 후순위로 전환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사진=차형조 기자

 

비즈한국 취재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채현일 의원실 자료를 종합하면, SH와 한강버스는 지난달 20일 대여금 약정을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SH가 기존에 한강버스에 빌려준 876억 원 상당의 대여금(3건)을 후순위로 전환하고, 대여금 만기를 한강버스 사업기간 종료일인 2045년(운항개시일로부터 20년)까지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대여금 이자(4.6%)는 분기별로 납부하되 원금은 거치후 2038년부터 8년간 109억 5000만 원씩 분할 상환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한강버스 대여금 약정을 변경한 것은 시중은행 대출 조건 때문이다. 한강버스는 지난해 6월 민간 금융기관에서 500억 원을 차입했다. 당시 대주단은 876억 원에 달하는 기존 SH 대여금을 은행 대출보다 후순위로 두는 것을 대출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에 SH는 해당 대출 약정 체결 이후 한강버스 대여금 약정을 변경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합의는 이번 약정 변경 전까지 이행되지 않았다. 대주단은 약정 변경 미이행이 기한이익상실 사유라며 대출을 사고여신으로 관리하겠다고 압박했다. 이후 대여금 약정이 변경됐다.

 

SH가 현재까지 한강버스에 투입한 자금은 1141억 원에 이른다. 2024년 6월 한강버스 설립자본금으로 51억 원을 출자한 이후 2024년 7월 271억 원, 2024년 11월 495억 원, 지난해 4월 110억 원, 지난해 12월 214억 원을 대여했다. 출자 자본금을 빼면 대여금 규모는 1090억 원에 달한다. 모두 한강버스 유동성 공급 차원이었다. 이번에 후순위 전환 및 만기 연장된 대여금은 2024년 7월 271억 원(만기 10년), 2024년 11월 495억 원(만기 1년), 2025년 4월 110억 원(만기 6개월) 등 876억 원(3건)이다.

 

 

이번 대여금 약정 변경으로 SH 자금 회수 우려는 커졌다. 한강버스 대여금 1090억 원 가운데 은행 대출보다 선순위였던 876억 원이 후순위로 전환됐다. 2025년과 2034년이었던 만기는 2045년으로 최대 20년가량 연장됐다. 더욱이 사업 초기인 한강버스 수익 구조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실제 SH 이사회는 지난해 11월 “대여금 약정 변경은 한강버스 운영자료가 충분히 축적되고 은행 대출 거치기간(2년) 종료 시점에 체결하는 방향으로 의결하자”며 약정 변경 안건을 한 차례 보류했다.

 

SH 측은 “금융기관의 채권 확보를 위해 기존 공사 대여금의 후순위 전환이 금융기관 대출약정의 전제조건이었다. 이사회 의견을 금융기관에 전달했으나 기존 공사 대여금의 후순위 전환은 대출약정 전제조건이므로 미이행 시 기한이익상실 사유에 해당해 수용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공사 예산 및 자산규모 고려할 때 대여금 약정 변경에 따른 재무 위험 증가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며 한강버스 전 구간 운항 재개 이후 활성화 통한 수익구조 개선에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강버스는 서울의 첫 수상 대중교통 수단이다. 서울시가 출퇴근 시간 극심한 도로 정체와 대중교통 혼잡 문제를 보완하고자 지난해 9월 처음 도입했다.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등 한강 7개 선착장, 총 28.9km 구간을 오가는 여객선 형태로 운영된다. 한강버스 운영사는 서울시 산하 SH와 이랜드그룹 이크루즈가 합작해 만든 주식회사 한강버스다. 두 회사 지분은 각각 51%, 49%로 사실상 서울시가 최대주주다. 

 

한강버스는 지난해 11월 멈춤 사고로 일부 구간 운항이 중단됐다. 당시 한강버스 102호 선박은 오후 8시 무렵 잠실 선착장 인근 저수심 구간 바닥에 걸려 멈춰섰다. 사고 원인은 항로 이탈과 항로 표시등(부이) 밝기 불충분 등으로 파악된다. 사고 이후 한강버스는 압구정~잠실 구간 운항을 중단하고 마곡~여의도 구간만 운항했다. 서울시는 당초 지난 1월 운항 재개를 목표로 세웠지만 항로 수심 확보와 안전 점검 등을 이유로 재개 일정을 3월로 미뤘다. 

 

한강버스에 돈을 빌려준 SH는 재무건전성이 악화하는 추세다. 결산 재무제표에 따르면 SH 부채비율은 2023년 178%에서 2024년 195%로 상승했다. 공사 전체 부채 규모는 17조 7069억 원에서 20조 236억 원으로 2조 3167억 원 늘었다. 통상 일반 기업 부채비율이 200% 이하면 안정적이라고 평가하지만, 이를 넘어서면 재무 구조가 부실하다고 본다. 매출은 2024년 1조 2903억 원 규모로 전년 대비 91억 원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327억 원으로 776억 원 증가했다.

 

채현일 의원은 “적자만 내는 한강버스가 SH에 876억 원을 갚을 수 있을지 우려가 크다. 오세훈 시장의 무모한 도박인 한강버스를 이제는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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