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3월 정기주주총회 시즌에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연금은 24일 34개 상장사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공개하고, 미래에셋증권 김미섭 대표와 대신증권 양홍석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 신세계와 셀트리온 등의 일부 정관 변경안에 반대하기로 했다.
이번 주총 시즌은 국민연금의 사전 공개 범위가 넓어진 뒤 처음 치러지는 3월 정기주총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올해 3월 정기주총부터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방향의 사전 공개 범위를 ‘지분율 5% 이상 또는 보유 비중 1% 이상 기업의 전체 안건’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결정한 안건이 포함된 주총의 전체 안건’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기존 기준은 ‘지분율 10% 이상 또는 보유 비중 1% 이상 기업의 전체 안건’ 등이었다.
이번 공개 안건 가운데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증권사 인선이다. 국민연금은 김미섭 대표에 대해서는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 이력을, 양홍석 부회장에 대해서는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 소홀을 반대 사유로 제시했다. 세아베스틸지주 박성준 사내이사 선임안에도 과도한 겸임을 이유로 반대하기로 했다.
정관 변경안에 대한 반대는 업종을 가리지 않았다. 국민연금은 신세계에는 사실상 시차임기제로 활용될 우려가 있다고 봤고, 셀트리온과 크래프톤에는 이사 수 상한 축소를 이유로 반대했다. LS에코에너지의 전자주총 배제, HD현대일렉트릭과 케이씨텍의 사외이사 임기 단축·연기 가능성에도 반대 입장을 냈다.
자사주 관련 안건도 주요 견제 대상이 됐다. 국민연금은 CJ대한통운, 롯데지주, 미래에셋증권, 셀트리온, SK이노베이션, 케이씨텍의 정관 변경안에 대해 최대주주 등의 찬성만으로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이 주총에서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 한화솔루션, 셀트리온, HD현대마린엔진, 크래프톤 등의 임직원 보상 목적 자사주 처분안에도 반대했다. 자사주를 취득할 당시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권익 보호를 목적으로 공시한 뒤 이를 임직원 보상에 쓰는 것은 공시 목적과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이사 보수한도 안건도 예외가 아니었다. 국민연금은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생명, 한화비전 등 한화 계열사와 함께 신세계, 롯데지주, 미래에셋증권, LG생활건강, LG CNS, 셀트리온, HD현대마린엔진, SK이노베이션, LS에코에너지 등의 이사 보수한도 승인안에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CJ대한통운과 율촌화학 재무제표 승인안에도 각각 수탁자책임활동 지침, 과다배당을 이유로 반대했다.
이 같은 흐름은 개정 상법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이 이사 임기 조정, 이사회 정원 축소, 자사주 처리 기준 정비 등 정관 변경을 서두르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규정 확대와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 시행이 예정돼 있다. 인선, 보수, 자사주, 정관 변경 전반에 걸쳐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 행사가 넓어진 것은 올해 주총에서 기관투자자의 영향력이 한층 커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핫클릭]
·
대유홀딩스 받아낸 '홍원식 일가 320억 반환' 판결, 대법서 뒤집혀
·
[가장 보통의 투자] 보라색 물결이 만든 경제, '아미노믹스'의 탄생
·
[단독] 태광그룹 계열 고려저축은행, 신규 대표로 김정기 사내이사 추천
·
[부동산 인사이트] 3040, 지금이 첫 집을 잡을 마지막 골든타임
·
국민연금 결정 뒤 금융당국으로 쏠린 눈…고려아연 제재 판단은 언제?
·
"2억 포기할 테니 계약 깹시다" 강남 아파트 가격 급락하자 벌어진 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