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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km 밖 심장박동 탐지?" CIA '유령의 속삭임'에 과학계 "사실상 불가능"

자기장 강도는 거리의 세제곱에 비례해 감소…실제 구출 방식 숨기려는 '심리전' 가능성 제기

2026.04.10(Fri) 12:00:59

[비즈한국] 최근 이란에서 격추된 미군 F-15E 전투기 조종사가 극적으로 구출된 배경에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차세대 극비 기술인 ‘유령의 속삭임(Ghost Murmur)’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며 학계의 이목이 쏠렸다. 수십 km 거리에서도 인간의 심장 박동을 감지해 생존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는 기술인데, 과학계와 전문가들은 물리적 실현 가능성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한다. 일각에서는 실제 구출 방법을 숨기려는 고도의 심리전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뉴욕포스트는 장거리 양자 자기 측정법인 ‘유령의 속삭임(Ghost Murmur)’이 향후 F-35 전투기에 탑재될 수 있다는 잠재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러나 과학계는 이 기술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


지난 7일(현지 시각) 뉴욕포스트는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번 구출 작전에서 ‘유령의 속삭임’이라 불리는 ‘장거리 양자 자기 측정법’이 실전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이 기술은 인간의 심장 박동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전자기 신호를 포착한 뒤, 이를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로 분석해 주변 소음과 분리해내는 방식이다.

 

당시 미군 장교는 이란군의 추적을 피해 산속 깊이 은신 중이어서, 기존 위치 신호 장치로는 정확한 지점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때 투입된 ‘유령의 속삭임’ 기술이 약 64km 떨어진 곳에서 장교의 심장 박동을 탐지해 위치를 특정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 보도의 핵심이다. 이 기술은 미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의 비밀 개발 부서 ‘스컹크 웍스’가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 등 국내 주요 언론들도 뉴욕포스트를 인용해 이 구출 비화를 전했다.

 

하지만 이 기술이 물리적으로 가능한지를 두고 학계에서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양자 자기 센서(Quantum magnetometers)는 양자역학적 특성을 활용해 극미세한 자기장 변화를 감지하는 초정밀 장치다. 일반적으로는 심장 박동을 측정할 때 센서를 대상에 거의 밀착하거나 수 cm 정도의 근접 거리에서 사용한다. 오상원 아주대 물리학과 교수는 “심장 박동으로 인해 100pT(피코테슬라) 정도의 자기장이 가슴 바로 위에서 발생한다”며 “64km 떨어진 곳에서는 잡음이 너무 많아 직접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저명한 대중 과학 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역시 이번 보도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물리법칙상 자기장 신호 강도는 거리의 세제곱에 반비례해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존 위크스워 밴더빌트대 생의학공학 및 물리학 교수는 “측정 거리에서 10cm만 멀어져도 신호는 1000분의 1로 줄어들고, 1km 거리에서는 1조 분의 1 수준으로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배경 소음 문제도 지적된다. 64km 밖에서 특정 인간의 신호만을 AI로 걸러낸다는 것은 현대 과학기술의 범주를 벗어난다는 주장이다. 채드 오르젤 유니언칼리지 물리학 교수는 “심장 박동을 감지하려면 지구 자기장과 자연·인공 전류에서 발생하는 자기 잡음은 물론 주변에 돌아다니는 모든 동물의 심장 박동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유령의 속삭임’은 실존하는 무기가 아니라 미국의 고도화된 정보 심리전의 일환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조종사를 구출할 때 사용한 정밀한 지상 신호 정보(SIGINT)나 인간 정보(HUMINT), 혹은 기존 장비의 개량형 등을 적국인 이란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허위 정보를 흘렸을 수 있다고 본다. 오르젤 교수는 “미국이 이러한 초월적인 비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믿게 만들어 이란 등 누군가를 속이려는 전략적 허위 정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goldmin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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