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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대명' 떼어낸 소노…서준혁 '항공 승부수' 통할까

트리니티항공 부채비율 1947%, 소노인터내셔널 연결 실적도 적자 전환

2026.06.05(Fri) 15:18:58

[비즈한국]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이 오랜 숙원이던 항공업 진출에 성공한 뒤 그룹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리니티항공 인수를 계기로 리조트·호텔 중심이던 사업 영역도 항공으로 확장되고 있다. 다만 항공사업이 대규모 자금 투입과 재무 부담을 동반하는 만큼, 서 회장의 승부수가 그룹 실적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트리니티항공’으로 변경하는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 사진=티웨이항공 홈페이지

 

#‘대명’ 대신 ‘트리니티’…항공업 키우는 소노

 

대명소노그룹이 ‘소노트리니티그룹’으로 간판을 바꿨다. 호텔·리조트 브랜드인 ‘소노’에 티웨이항공의 새 사명 ‘트리니티’를 결합한 이름이다. 40여 년간 그룹의 정체성을 상징해온 ‘대명’ 브랜드를 그룹명에서 떼어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대명은 창업주인 고(故) 서홍송 명예회장이 1979년 건설업체 대명주택을 설립하며 시작됐다. 1987년 대명레저산업을 세우고 콘도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리조트 업계에서 대명이라는 이름을 각인시켰다. 2019년에는 글로벌 사업 확대를 내세워 이탈리아어 ‘SOGNO’에서 착안한 브랜드명 ‘소노(SONO)’를 더해 한 차례 사명을 바꿨지만, 당시에도 대명 브랜드는 그룹명에 남겨뒀다.

 

하지만 서 명예회장의 장남인 서준혁 회장이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에 오른 이후 그룹의 사업 무게중심도 항공으로 이동하고 있다. 취임 3년 만에 그룹명에서 ‘대명’이 완전히 사라졌고, 그 자리를 항공사업을 상징하는 ‘트리니티’가 채우게 됐다.

 

항공사업은 서 회장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꼽힌다. 2010년 당시 대명그룹은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아시아의 국내 영업권을 확보하며 항공업 진출에 나섰다. 에어아시아와 손잡고 국내 저비용항공사 설립을 추진했지만, 실제 항공기 운항이나 항공사 보유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서 회장은 2011년 대명엔터프라이즈(현 소노스퀘어) 대표에 오른 뒤 티웨이항공 인수전에도 뛰어들었지만, 매각가에 대한 이견으로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에도 서 회장의 항공사업 의지는 이어졌다. 대명그룹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이탈리아 항공사 알리탈리아항공의 한국 총판을 맡아 국내 영업을 담당했다. 2024년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인수하며 항공사업 확대에 나서기도 했으나, 티웨이항공 경영권 확보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2025년 서 회장은 14년 만에 티웨이항공 재인수에 나섰고, 인수에 성공하며 항공사 경영권을 확보했다.

 

인수 후 브랜드 재편 작업도 진행됐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트리니티항공’으로 변경하는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 실무적인 상호 변경과 새 사명으로의 운항은 국내외 관계기관 승인 절차를 거쳐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소노트리니티그룹은 항공 노선을 해외 숙박·레저 상품과 연계해 사업 간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해외 레저·호텔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미국령 괌의 골프클럽 두 곳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일본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해외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2029년까지 아시아 지역 호텔 11곳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노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비발디파크 전경. 사진=소노트리니티그룹 홈페이지

 

#트리니티 재무 부담, 소노인터로 번지나

 

서 회장은 14년 만에 항공사 경영권 확보에 성공했지만, 시장의 시선은 신중하다. 트리니티항공의 재무 부담이 소노트리니티그룹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트리니티항공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6122억 원, 영업이익은 199억 원을 기록하며 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당기순손실은 160억 원으로 여전히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1분기 말 연결 기준 총부채는 2조 원을 넘어섰고, 자본총계는 1073억 원에 그쳐 부채비율은 약 1947%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3499%보다는 낮아졌지만, 아직 재무구조가 안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리니티항공 인수 여파는 소노인터내셔널의 실적에도 반영됐다. 소노인터내셔널은 트리니티항공의 최대주주로 항공 부문 손익을 연결 실적에 반영하면서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조 930억 원으로 전년 9735억 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99억 원으로 전년 2081억 원보다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인수 과정에서 차입금과 영구채 발행 등이 늘면서 금융비용도 2292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당기순손익은 2024년 425억 원 흑자에서 지난해 1481억 원 적자로 전환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트리니티항공 인수 이후 지난해 두 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1900억 원을 투입했고, 올해 3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도 약 256억 원을 출자했다. 항공사 인수 비용까지 더하면 트리니티항공 관련 투자액은 4000억 원을 넘어선다.

 

업계에서는 그룹 핵심 계열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의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리조트·호텔 사업을 통해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만큼, 트리니티항공 정상화 자금이 지속적으로 투입될 경우 그룹 수익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항공사업 진출은 소노인터내셔널의 IPO 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추진했으나, 티웨이항공 재무 정상화를 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일정을 미룬 바 있다.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IPO는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당초 계획보다 다소 지연된 부분은 있지만, 향후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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