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결제망 구축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서 티몬 재오픈 일정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외형 확대를 위해 티몬을 품었던 오아시스도 1년째 인수 효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티몬 정상화가 단기간 내 이뤄지기 어렵다는 전망이 커지면서 오아시스는 티몬이 아닌 본업에서 성장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인수 효과 언제쯤…결제망 구축 막혀 재오픈 지연
지난해 오아시스의 ‘티몬 인수설’이 처음 불거졌을 때만 해도 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꾸준히 흑자를 내온 오아시스가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겪은 티몬을 인수할 이유가 없다는 시각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오아시스는 지난해 6월 티몬 인수를 확정했다.
당시 오아시스는 티몬 정상화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인수 직후 재오픈을 위해 셀러 모집에 나서는 등 플랫폼 재가동 준비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인수 1년이 지난 현재 상황은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결제대행사(PG)와의 결제망 구축이 막히면서 현재까지도 티몬 재오픈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티몬 재오픈을 위해서는 결제망 구축뿐 아니라 소비자 신뢰 회복도 넘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최근 티메프 사태와 관련해 할부 결제 이용자들은 할부항변권을 통해 카드대금 취소 절차를 밟고 있지만, 일시불 결제 이용자들은 대상에서 제외돼 환불을 위한 소송 등이 진행 중이다. 피해자 사이에서는 티메프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인식이 남아 있는 만큼, 티몬이 서비스를 재개하더라도 소비자를 끌어들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티몬 재오픈이 지연되면서 오아시스의 고민도 커지는 분위기다. 오아시스는 1월 티몬의 법인명을 ‘아고’로 변경한 데 이어 3월에는 다시 ‘메이오아시스’로 바꿨다. 결제망 구축이 늦어지는 만큼 법인 활용 방안을 폭넓게 검토하는 차원에서 법인명을 변경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티몬 법인의 새 이름과 오아시스가 준비 중인 AI 비서 명칭이 모두 ‘메이오아시스’라는 점에 주목한다. 티몬 재오픈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법인을 AI 커머스 등 신규 사업에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오아시스 측은 “공교롭게도 이름이 같을 뿐, AI 사업 등을 구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 다각도로 여러 사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인 활용 방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메이오아시스에 적지 않은 자금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메이오아시스는 현재 약 460억 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상당 부분은 티몬 정상화에 투입하는 유상증자 자금으로 형성된 현금성 자산이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티몬 정상화를 위해 당시 티몬 법인에 유상증자 방식으로 500억 원을 추가 투입했다. 하지만 플랫폼이 정상화되지 않으면서 자금도 계획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메이오아시스는 지난해 매출이 106만 원에 그쳤고, 올해 1분기 매출도 983만 원 수준에 머물렀다. 정상적인 커머스 영업이 된다고 보기 어려운 규모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말 10억 5300만 원 적자에서 올해 1분기 13억 6700만 원 흑자로 전환됐지만, 이 역시 실적 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과거 티몬이 잘못 납부한 세금 일부에 대해 경정청구를 진행했고, 그에 따른 환급금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 2000원 ‘클럽 오아시스’ 출시
티몬 정상화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오아시스는 본업에서 성장 동력을 찾는 모습이다. 오아시스는 새벽배송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 기조를 이어온 기업으로 꼽혔으나 외형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티몬 인수는 이 같은 한계를 넘기 위한 카드로 해석됐지만, 재오픈이 지연되면서 당초 기대했던 외형 확대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티몬은 결제망을 제외하면 오픈 준비가 모두 완료된 상태다. 더 이상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 현재로서는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4분기부터는 본업에 다시 집중하자는 기조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오아시스는 지난달 첫 온라인 구독 서비스인 ‘클럽 오아시스’를 출시했다. 월 2000원의 구독료를 내면 주문 금액의 20~30%를 적립해주는 서비스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구독료를 모두 고객에게 포인트로 돌려주는 구조로, 유료 멤버십 자체를 수익모델로 삼지는 않았다”며 “고객 혜택 강화의 측면에서 도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럽 오아시스는 티몬을 통한 외형 확대가 지연되는 가운데 본업의 고객 기반을 넓히고 재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멤버십 도입 이후 신규 고객 유입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오아시스 측은 “멤버십 출시 이후 일일 신규 가입자 수가 최대 30배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통상 플랫폼 적립률이 한 자릿수 수준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20~30% 적립률은 상당히 공격적인 혜택으로 평가된다. 신규 고객을 빠르게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지만,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적립금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가입자 확대를 위해 혜택을 과도하게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향후 수익성 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오아시스 측은 “오아시스는 15년간 흑자를 이어온 기업이다. 적립률과 관련해 수익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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