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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공시] 대우건설, 잘나가던 중동에서 발목잡힐 줄이야

2011-1-27, UAE 발전소공사 수주 추진…금융위기 이후 수렁의 길로

2017.01.27(Fri) 08:00:02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오늘, 2011년 1월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대우건설은 “당사는 현재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발전소공사 수주를 추진 중이며, 동 건 관련하여 본 계약 체결을 통해 수주가 확정되는 경우 재공시 하겠다”고 공시했다.

 

지난 2011년 대우건설은 해외플랜트 최고의 호황기를 누렸지만, 지금 저가수주와 저유가의 흐름 속에서 오히려 그 때문에 곤혹을 치루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홍보영상 캡처


 

2000년대 초부터 7년여 동인 최고의 호황을 누렸던 건설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외 수많은 건설사는 그나마 남아있던 ‘블루오션’인 중동 지역으로 대거 진출했다. 대우건설도 예외는 아니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사우디 라시트누라 복합석유화학단지’, ‘무사파 정유저장시설’, ‘오만 수르 민자 복합화력 발전소’ 등 중동 지역에서 대형 플랜트사업을 따내며 승승장구했다.

 

특히 2011년은 대우건설에 있어 ‘해외 플랜트 대박의 해’였다. 11억 3000만 달러 규모의 ‘UAE 발전소공사’를 포함해 12억 6778만 달러의 ‘오만 수르 민자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등 대형 플랜트 공사가 이어졌다. 결국, 대우건설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13조 2708억 원의 사상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이 중 해외수주가 무려 40.5%에 달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중동 플랜트 신화’는 빈약한 실체를 드러냈다. 2013년 대우건설은 해외 공사 저가수주, 공기 지연 등의 악재를 만나 1600억 원 넘는 영업적자를 냈다. 이는 대우건설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 대기업들의 상황 역시 비슷했다. 

 

그 공시 후 6년이 지났다. 2010년 사상 첫 ‘700억 달러 시대’를 열었던 해외건설 수주시장은 2014년까지 호황이 줄곧 지속되었다. 그러나 2015년부터 시작된 실적 악화로 작년에는 해외 건설 수주액이 282억여 달러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동 건설시장에서 저가로 수주된 프로젝트의 준공 시기가 저유가 시기와 맞물린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또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중동 산유국들이 공사 발주 자체를 축소한 영향도 있었다. 또한 매출 대비 원가율은 100%를 웃돌며 사업을 할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발주처가 건설사에 공정률을 인정하지 않아 발생하는 미청구공사의 대부분은 중동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홈페이지 캡처

 

 

발주처가 건설사에 공정률을 인정하지 않아 발생하는 미청구공사​가 대부분 중동지역에 몰려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는 발주처 중심으로 편성되어 있는 중동 건설 시장 분위기에 기인한다. 지난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온 3분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미청구공사 잔액 중 95.37%가 중동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 삼성물산, 현대건설 역시 70%를 상회하는 미청구공사 잔액이 중동지역에서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 듯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로 50%가 넘는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산업은행은 지난해 10월 말 대우건설 매각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해외 사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인데다, 그나마 선전하던 국내 주택사업 부문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경기 악화 등으로 전망이 흐린 상황이다. 

 

산업은행의 의지는 확고하다. 현재 대우건설의 주가가 2010년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지분을 매입한 당시의 3분의 1 수준으로, 매각 시 약 2조 원의 손실이 예상됨에도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부실회계 논란, 주가가치 하락 등으로 올해 초로 예상되었던 매각 공고는 계속해서 미뤄져 빨라도 올해 말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 

박혜리 기자 ssssch33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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