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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블록체인' 도입 본격 시동, 시작부터 우려의 목소리

4차 산업 혁명 '혁신' 반면 일각선 "정부 등 떠밀기에 어쩔 수 없이" 지적도

2017.09.26(Tue) 18:45:16

[비즈한국] 최근 블록체인 기술이 은행권 화두다. 관계자들의 말을 빌리면 이 기술의 도입은 한마디로 ‘혁신’이다. 범은행권 블록체인 구축을 추진 중인 전국은행연합회와 함께 일부 시중 은행들도 자체적으로 기술 활용에 나서면서 블록체인 도입을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이 과정에서 엇박자가 나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기반인  블록체인 기술이 최근 은행권의 화두다. 사진=비트코인 홈페이지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중 하나로 주목받는 데이터 보안 기술이다. 거래 정보를 하나의 덩어리(블록)로 두고, 이들을 고리(체인)로 연결한 거래장부를 말한다. 거래 정보가 담긴 블록들이 또 다른 블록들과 연결되면서 거래에 관계된 모든 당사자들이 블록체인의 복사본을 동시에 갖게 된다. 모두가 거래 정보를 동시에 공유하고 관리한다는 점에서 ‘공공거래장부’라고도 불린다.  

 

불록체인 장부에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모든 기록이 남는 데다 모두 연결돼 있어, 데이터 위조나 변조를 위해선 블록이 저장돼 있는 모든 기기에 동시다발적으로 접근해 조작해야 한다. 연결된 블록들이 많아질수록 안정성과 보안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얘기다. 중간에 몇몇 블록이 조작돼도 다른 컴퓨터나 기기를 확인하면 금방 복구할 수 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해킹 사례 없이 짧은 시간에 전세계적으로 확대될 수 있었던 이유다.

 

최근 은행권도 블록체인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상화폐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활용가치가 뛰어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블록체인을 활용해 최근 수년간 논란이 많았던 공인인증 대신 ‘공동인증’이라는 개념으로 새로운 인증 시스템을 구상 중이다. 거래내역이 한 곳의 은행이나 특정 서버에 집중되지 않고,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은행 및 기관으로 거래내역을 전송해 이를 대조하는 방식이다. 공인인증서는 보관된 한 곳의 기관이나 서버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보안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은행 공동 블록체인 사업’은 은행연합회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SDS가 주사업자로 선정된 사업은 16개 은행, 금융결제원, 금융보안원이 은행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 중이다. 은행 공동 블록체인 인증 시스템이 구축되면 블록체인 기술과 인증 기술을 접목해 거래 정보를 특정 ‘센터’ 없이 은행 간에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존 공인인증서는 인증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센터 중심의 대형 시스템이 필요했다. 중앙시스템 장애나 해킹 등으로 서비스가 중단되면 모든 은행들의 업무가 중단됐다. 블록체인 시스템이 도입되면 한 은행에 장애가 발생해도 다른 은행 업무에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다른 관계자는 “금융투자업계가 블록체인 도입에 가장 먼저 나섰다. 증권사에 이어 은행연합회 공동 인증플랫폼 개발이 마무리 되면 금융투자업계, 보험, 카드, 저축은행 등 금융권 전체로 기술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거래 방식에 비해 혁신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 은행들도 블록체인 기술을 준비 중이다. 자체 가상화폐나 포인트 제도에 도입하는 방식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말을 목표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가상화폐를 개발하고 있다. 가상화폐 업체와 함께 우리은행 ‘위비꿀머니’ 시스템에 단계별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 역시 포인트 제도인 ‘하나머니’에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시점은 미정이다. 유통, 금융을 아우르는 다양한 제휴사를 확보하는 방안 등 여러 관점에서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예정된 주전산기 교체 작업을 미루면서 새로운 디지털 전략을 구상 중인데, 블록체인 도입도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5월 주전산기 교체 작업을 시작했어야 했지만, 클라우드나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과 관련된 디지털 전략을 새 시스템에 반영하기 위해 기존 계획을 재검토하면서 외부 컨설팅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실무자들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은행권의 블록체인 도입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해당 시스템이 기존에 알려진 블록체인보다 제한적이며, 금융권 전체가 공동 사용하기 어려운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도입 실효성 문제는 예전부터 이어졌다. 최근 도입이 가시화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6월께 블록체인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었지만 세 달이나 늦어졌다. 네트워크 선정 방식을 두고 금융당국과 은행권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금융당국은 개인정보 보안 문제로 은행전용 VPN(가상사설망) 구축을 주장했지만 은행권은 향후 확장성을 위해 인터넷망을 활용한 시스템 구축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맞섰다. 지난 9월 6일 삼성SDS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 됐지만 네트워크 방식은 결정되지 않았다. 

 

여기에 기존 블록체인은 인증과 공유가 통합돼 있지만 은행연합회는 이를 분리하는 방식의 블록체인을 도입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면서 실효성 논란도 제기됐다. 인증과 공유를 분리하면 추가 비용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다른 업계와의 연계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은행연합회가 입찰 참가 자격을 ‘최근 3년간 단일 사업으로 50억 원 이상 은행연합회 및 금융 공공기관에 대한 전산시스템 구축 실적이 있는자’로 규정한 내용도 도마에 올랐다. 자격 문턱을 높여 입찰 참여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는 불만이다.

 

은행연합회는 고객 인증을 위한 보안 시스템이라 신뢰성 확보를 위한 조치였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지난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공동인증플랫폼 구축에 돌입한 금융투자업계가 기술파트너사로 핀테크 업체 5곳을 선정한 사실과 비교된다. 

 

일각에선 “블록체인 도입 제안은 이미 수년 전부터 거론됐지만 이제야 은행권이 움직이고 있다. 정부가 등 떠밀어 마지못해 기술을 도입하는 모습”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인터넷은행이 자체 인증서를 채택하면서 은행권이 대체수단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본인인증 시스템 도입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특정 방식을 제한하거나 인증과 공유를 분리하는 등에 대해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 다양한 기술을 검토하면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상현 기자

m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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