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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산업 '훈풍' 돈다고? 진짜 위기는 2018년

매출 감소 '불황형 흑자'…2015~2016년 수주 가뭄 여파로 경영난 심화

2017.12.06(Wed) 18:12:52

[비즈한국]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수주 절벽에 부딪혀 최악의 위기를 겪은 조선산업에 또 다시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2012~2015년 수주했던 물량이 순차적으로 완조되며 비는 도크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곧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조선업 경기가 내년 최악에 맞닥뜨릴 것으로 본다.

 

삼성중공업은 6일 “2017~2018년 7000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에 예상된다”며 “금융경색 등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조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삼성중공업은 같은 이유로 지난해 11월에도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7조 9000억 원의 매출과 49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매출은 5조 1000억 원, 영업손실은 2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수주절벽에 부딪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벌인 2016년(매출 10조 4142억 원, 영업적자 1472억 원)보다도 경영난이 심화된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 불던, 내년에는 반등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감이 빗나간 셈이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로열더치쉘의 프렐류드 FLNG가 건조를 마치고 거제조선소에서 출항하는 모습. 이 배는 2011년 6월에 수주되었다. 2015~2016년 수주 가뭄으로 인해 조선산업은 내년에 최악의 위기가 예상된다. 사진=삼성중공업 홈페이지


경영이 악화된 것은 일감이 나오는 시기와 재무에 반영되는 시점이 달라서다. 조선업체들은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설계 등 공정 이후인 1~2년 뒤부터 수익이 발생한다. 2015~2016년 수주 가뭄이 이어진 것이 올 3분기부터 실적 악화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수주실적이 5억 달러(목표액인 53억 달러의 10%)로 급감했다”며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초부터 인력효율화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 조업이 가능한 짧은 납기의 프로젝트 수주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납기가 짧은 제품 수주를 늘리면 자금의 숨통을 틔울 수 있어서다.

 

삼성중공업은 “2017년 말 기준 예상 가용자금이 1조 3000억 원”이라며 이번 증자가 어디까지나 위기대비용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현재 조선산업 전반에 매출은 줄어들면서 영업이익만 늘어나는 불황형 흑자가 계속된다는 점은 우울한 신호다.

 

현대중공업은 7분기, 삼성중공업은 5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올렸고, 대우조선해양도 올 들어 3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3%, 36.9% 줄었다. 대우조선도 19.8% 감소했다.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3개 도크를 폐쇄하는 등 조선소들의 규모가 줄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년간 수주 부진으로 인한 실적 악화가 올 4분기부터 조선사들을 덮쳐 경영난이 심화될 전망이다.

 

최근 선박 발주가 늘고 유가 상승으로 해양 플랜트 수주가 늘어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독일 함부르크박람회회의(HM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10개 선주사 가운데 3개가 앞으로 1년 내 신규 선박 발주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런 업황 개선의 효과는 2019년에야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까지 재무적으로 버티지 못하면 대출 만기 연장이나 차환 발행 등을 위해 금융권에 손을 벌려야 할 가능성도 있다.

 

국책 연구기관 관계자는 “위기는 이제 시작이라고 봐야 한다. 조선업 실적의 구조를 봤을 때 내년에 더욱 힘들 것”이라며 “2000년대 초중반 같은 호황은 다신 없을 것이며, 시장의 다운사이징도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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