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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항해·친환경 '바다의 테슬라' 뜨는데…한 발 늦은 조선 1위 한국

롤스로이스 '페리마스터' 영상 화제, 노르웨이 일본도 박차…한국은 '검토 단계'

2017.10.10(Tue) 14:24:31

[비즈한국] 세계 3대 명차 브랜드 중 하나인 롤스로이스가 지난 7월 공개한 ‘페리마스터’ 영상 광고가 업계에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영상에는 태양광을 동력원으로 하는 2만TEU급 컨테이너 선박을 단 3명의 승조원만으로 자율운항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 선박의 주조종실의 모습은 우주선을 방불케 한다. 선박의 미래 모습을 롤스로이스가 그린 것이다. 결코 과장된 얘기가 아니다. 친환경·자율주행 등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는 것처럼 조선업도 유럽과 일본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 7월 공개된 롤스로이스 ‘페리마스터’ 조감도(위부터), 접안 시스템 시뮬레이션, 주조종실 이미지. 사진=롤스로이스 유튜브 캡처


노르웨이의 농업회사인 야라 인터내셔널은 내년 말 시험운항을 목표로 자율운항 선박 ‘야라 비르켈란트호’를 개발 중이다. 이 선박은 GPS와 레이더, 선박 운항 정보 등을 통해 스스로 운항하며,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통해 다른 선박을 피하고 부두에 스스로 정박한다. 

 

야라 비르켈란트호는 100TEU의 크기에 비해 개발 비용은 2500만 달러로 기존 선박 대비 3배 이상 비싸지만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연간 90%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야라는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동력원을 천연가스나 전기·태양광으로 바꿔 친환경성도 높일 계획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황산화물(Sox) 등 대기오염물질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서다. 

 

친환경성이 강조되면서 롤스로이스·얀마 등 세계 양대 선박 엔진 제조사들도 새로운 모터·엔진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롤스로이스는 직접 사람의 개입 없이도 3500해리 범위에서 100일 이상 운항이 가능한 자율운항 군함을 개발 중이며 2020년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디젤·가스 엔진에서 파생된 전기 추진 장치로 작동하며, 대기 전력을 위해 태양 전지 패널도 설치한다.

 

아직 과제도 많다. 건조 비용이 비싸고 항해 도중 고장이 정비에 애를 맥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자율운항 선박을 정의하고 통제할 국제법 역시 마련돼 있지 않아 실제 바다 항해는 2020년 이후 가능할 전망이다.

 

조선업 경쟁에서 한 발 밀린 일본 역시 자율운항선박 개발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일본 최대의 해운업체인 니혼유센(NYK)은 일본에서 북미까지 항해할 수 있는 원격조종 선박의 시험운항에 내년 시행할 계획이다. 니혼유센은 선박의 비용 절감을 위해 지난 4년 전부터 레이더 생산업체 등과 손잡고 연구활동을 벌여왔다. 

 

이 프로젝트에는 일본 노동부와 미쓰비시중공업 등 조선업계도 함께 뛰어들었다. 일본은 자율운항시스템을 적용한 선박을 2025년까지 250척을 건조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연간 2000건의 해난 사고가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해운 산업의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일본 조선업계는 자율운항 선박에서 주도권을 잡으면 한국·중국에 밀려 20%로 떨어진 시장점유율이 30%로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통합 스마트선박 솔루션’ 개념도. 사진=현대중공업


세계 조선 시장은 급변하고 있는데 비해 글로벌 조선 1위를 자부하는 한국은 대응이 한 발 늦다. 올 2월부터 해운·조선 상생협의체가 매월 정례 회의를 열고 노후 선박을 조기 폐선하고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논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데이터 수집과 AI 센서 등 기초기술 개발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현대중공업이 ‘통합 스마트선박 솔루션’을 개발하고 자율운항 선박 개발에 채비를 차리고 있는 것이 전부다. 조선업 패러다임의 변화에서 주도권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현재 선박 기술의 경쟁력은 한국이 월등하지만, 친환경에너지와 자율주행 분야로 시장이 전환되면 다시 원점에서 경쟁이 시작되는 셈”이라며 “노르웨이·일본처럼 정부 주도의 산업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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