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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덕일기] 블리자드는 왜 출시 7년 만에 '워크래프트3' 패치를 내놨을까

워크래프트 IP 자체에 대한 환기 포석…꾸준한 IP 관리로 선순환 유도

2018.02.28(Wed) 16:47:22

[비즈한국] 넷마블과 엔씨소프트의 협업은 성공적이었다. IP(지식 재산권, Intellectual Property)가 열쇠였다. 넷마블이 엔씨소프트의 IP인 리니지를 매개로 모바일 게임을 제작하는 협업을 진행한 양사는 괄목할 만한 기록을 세웠다. 넷마블은 최초로 연 매출이 2조를 넘었으며 엔씨소프트는 창사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두 회사가 모두 ‘윈윈’할 수 있던 이유는 리니지라는 IP가 가진 힘 덕분이었다. 모바일 게임 제작 노하우가 풍부한 넷마블이 ‘린저씨’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강력한 마니아를 보유한 리니지를 소재로 모바일 게임을 만드니 실패할 리 없었다. 

 

게임 회사의 가장 주요한 자산은 IP다. 한국의 국민 게임인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를 제작한 블리자드가 이 전략을 가장 잘 시행하고 있다. 자사의 게임인 워크래프트를 기반으로 하스스톤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제작했다.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의 캐릭터를 활용해 히어로즈 오브 스톰을 제작했다. 블리자드는 자사 게임의 소설화도 추진했다. 하나의 IP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의 정석이다.  

 

최근, 블리자드가 핵심 IP인 워크래프트를 재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2월 22일, 블리자드는 워크래프트 3의 새로운 패치를 진행했다. 무려 7년 만의 밸런스 패치였다. 오크 주요 영웅인 블레이드 마스터의 치명타 확률을 하향하고 언데드 영웅인 리치의 이동속도를 높이는 등 종족 사이 밸런스에 큰 영향을 주는 패치였다. 팬들은 이 패치가 리마스터를 위한 단계라고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블리자드는 밸런스 패치 이후 주요 게이머를 초청해 워크래프트 이벤트전을 개최했다. 한국 게이머인 박준과 김성식을 비롯해 워크래프트의 전설인 그루비와 매드프로그도 참가했다.  

 

블리자드는 최근 워크래프트 밸런스 패치를 진행했다. 사진=유튜브 블리자드 채널 캡처


스타크래프트와 달리 적극적인 밸런스 패치를 진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밸런스 패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와 달리 워크래프트의 종족은 총 네 가지이며,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여섯 가지다. 이 때문에 최근 특정 종족전의 밸런스가 심하게 무너졌으며 팬들은 이를 조정할 수 있는 패치가 필요했다. 

 

둘째로 워크래프트 IP 자체에 대한 환기가 필요했다. 워크래프트는 블리자드에 각별하다. 디아블로와 스타크래프트의 선배이자, 블리자드를 최고의 게임사로 발돋움시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비교적 최신작인 하스스톤의 모태이기 때문이다. 원작 IP에 대한 환기는 순환을 낳는다. 하스스톤으로 유입된 유저가 워크래프트 3를 즐기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로 유입되는 등 순환 소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 유저의 워크래프트에 대한 여전한 관심도 한몫했다. 한국에 스타크래프트가 있다면 중국엔 워크래프트가 있다고 할 정도로, 중국 팬들의 워크래프트에 대한 사랑은 각별하다. 실제로 많은 한국 선수들이 한국보다 중국 리그에 무게를 두고 활동하고 있으며 중국 기업 넷이즈가 주최하는 골드리그가 현행 리그 중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다. 즉, 워크래프트 3 밸런스 패치는 중국 e스포츠 팬의 애정에 대한 감사표시이자 그들을 사로잡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워크래프트 4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차기 확장팩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사진=유튜브 블리자드 채널 캡처

 

넷마블과 엔씨소프트의 윈윈과 워크래프트 밸런스 패치가 가진 함의는 분명하다. 게임 제작사에게 IP 개발은 숙명이다. 특히, 하나의 IP로 다양한 게임을 만드는 지금 시대에 원작 IP를 살리려는 패치 역시 필수적이다. 게임에 대한 환기를 넘어 연결된 다양한 게임에 사용자를 유입시키는 선순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이유도 주기적인 영웅 출시와 밸런스 패치 덕분이다. 스타크래프트는 최근 ‘고인물’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받고 있다. 새로운 선수와 팬의 유입이 없기 때문이다. 새로운 팬의 유입을 위한 밸런스 패치가 필요하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구현모 알트 기획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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