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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스업] 반바지와 폴로셔츠, 여름 멋쟁이가 '진짜'

쿨비즈룩 영향 반바지족 증가, 털관리 필수…셔츠는 빼입어야

2018.07.09(Mon) 14:10:01

[비즈한국] “옷이 인간을 만든다. 벌거벗은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 아주 적은 영향을 주거나,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한다.” 옷에 대한 명언 중 단연 최고는 마크 트웨인(Mark Twain)의 이 말이 아닌가 싶다. 상황에 맞게 잘 차려입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는, 패션 회사들이 가장 좋아할 말이기도 하다. 옷이 좋으면 사람이 돋보인다는 ‘옷은 날개다’라는 말보다 훨씬 더 세련되면서 강력하다. 

 

예전에 비해 패션 스타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남자들이 늘었다. 그래서 패션에 대해 아는 것도 많아졌고, 각자의 개성을 돋보이게 할 스타일도 더 많이 만들어낸다. 그런데 가만 보면 뭔가를 입는 게 많은 겨울에 멋쟁이가 제일 많아 보이고, 그다음이 봄, 가을인 듯하다. 반팔셔츠나 반바지를 가볍게 입는 여름에는 아직도 아쉬움이 많다. 

 

여름철 남자 패션의 최고 아이템은 반바지다. 반바지에는 흰색 스니커즈나 로퍼가 제격이다. 사진=fashionbeans.com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과 몸매인데, 다른 계절과 달리 여름은 상대적으로 신체 노출이 더 많은 시기라 옷만 잘 고른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니까. 반바지를 입으려면 다리털 제모도 해야 하고, 반바지에 맞는 스니커즈와 그에 맞는 양말까지 잘 선택해야 한다.

 

사실 여름철 남자 패션의 최고 아이템은 반바지다. 여성에게 치마가 있다면 남자에겐 반바지가 있다. 특히 여름엔 시원하고 통풍도 잘 되는 반바지만큼 실용적인 패션도 없다. 이제 남자 반바지는 실용성을 넘어서 스타일과 멋도 구현하는 중이다. 명품 패션 브랜드에서도 남자 반바지를 많이 만들어내고, 멋 부리는 남자들은 출근할 때나 데이트할 때도 반바지로 멋을 낸다. 

 

이미 꽤 많은 기업이 여름철 쿨비즈룩을 지향하며 넥타이 안 매고 일부는 반바지까지 허용하는 자율복장제도를 운용 중이다. 대개 여름철 한시적인 복장규정인데, IT 기업을 중심으로 남자 반바지 출근이 가능한 기업들이 계속 늘고 있다. 그렇다고 샌들에 슬리퍼 신는 건 아니다. 오히려 흰색 스니커즈가 반바지엔 훨씬 더 잘 어울린다. 

 

흥미로운 건 남자 반바지 매출이 늘면서 남성 뷰티시장도 함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가장 큰 게 남자 다리털 제모 분야다. 다리털 제모기를 비롯 각종 제모용 상품이 남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관심은 다리털에서 끝나지 않고 전반적인 피부와 털 관리로도 확장한다. 반바지 출근복장이 만든 ‘나비효과’인 셈이다. 

 

여전히 40대 이상에서는 반바지로 출근하는 걸 꺼리는 이들도 있다. 익숙하지 않고 어색해서다. 그러나 원래 패션은 ‘도전’을 통해 멋쟁이로 진화한다. 그런 의미에서 올 여름 반바지를 멋지게 입은 4050 남자들을 좀 더 많이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반바지와 함께 여름엔 반팔 티셔츠도 필수다. 사실 슈트와 함께 입는 화이트셔츠는 절대 반팔이면 안되지만, 면 티셔츠는 반팔이어도 된다. 

 

남자의 반팔 티셔츠는 스포츠 분야에서 탄생했다. 프랑스의 유명 테니스선수 르네 라코스테가 너무 길고 갑갑하고 불편한 기존 테니스 유니폼을 개량해, 짧은 소매와 접었다 펼 수 있는 칼라(옷깃)로 태양으로부터 목을 보호하고, 셔츠 앞부분의 3분의 1까지 풀 수 있는 단추를 달고, 앞판보다 뒷판이 조금 더 길어서 경기 중 옷이 치켜올라가는 것을 막은, 니트 조직의 면 소재 티셔츠를 발명한 것이다. 이걸 테니스셔츠라고 불렀다.

 

테니스 선수 르네 라코스테가 만든 테니스셔츠는 누구나 하나씩은 가질 만큼 보편적인 옷이 되었다. 사진=라코스테


라코스테는 1933년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통해 테니스셔츠를 팔기 시작했다. 모든 테니스 선수들의 옷이 바뀌었다. 아울러 폴로선수들도 테니스셔츠를 입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디자이너 랄프 로렌이 1973년부터 말 타고 폴로경기 하는 모습의 로고가 붙은 옷을 팔기 시작하면서 테니스셔츠 대신 폴로셔츠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골프선수들도 이런 스타일의 셔츠를 입으면서 골프셔츠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이름은 폴로셔츠다. 테니스셔츠를 발명한 르네 라코스테로선 좀 속상할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건, 이름이 뭐든 누구나 하나씩은 갖고 있을 정도로 이 셔츠는 보편적인 옷이 되었다. 특히 여름철엔 한 번쯤은 입게 된다. 이 옷을 입을 때 바지 속으로 셔츠를 넣어서 입을지, 바지 밖으로 빼서 입을지를 고민하는 이들이 종종 있다. 이 옷은 애초에 바지 안에 넣어서 입는 옷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셔츠는 무조건 바지 안에 넣어서 입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폴로셔츠가 아닌 그냥 셔츠를 입는 게 낫다. 뭐든 내맘대로 막 입는 게 멋이 아니라, 적당히 알고 나서 룰 속에서 과감히 입는 게 멋이기도 하다.

 

사실 진짜 멋쟁이는 여름에 진가가 드러난다. 반바지도 얼마나 세련되게 입냐에 따라 천지차이다. 잘 선택한 폴로셔츠 한 장으로도 세련됨을 드러낼 수 있다. 좀 더 과감하고 컬러와 화려한 꽃무늬 셔츠를 비롯해, 로퍼와 샌들, 선글라스, 그리고 여유로운 미소와 당당함까지 장착하면 ‘여름철 주인공은 나야 나’를 외칠 수도 있을 것이다.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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